대구경북(TK)의 지역경쟁력지수(RCI)가 전국 꼴찌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참으로 수치스럽고 창피하다.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가 깊이 들여다 봐야 할 문제다. RCI는 경제규모나 인적 자본, 제도적 기반 등 다양한 지표를 종합적으로 산정해 향후 지역 성장 잠재력을 나타내 준다. 한국은행 대구경북본부가 비수도권 지역에선 처음 발표한 RCI 보고서에서 경북은 30.3으로 17개 시·도 중 16위에 머물렀다. 경북보다 낮은 곳은 강원뿐이다. 대구는 36.5로 17개 광역시·도 중 10위, 7개 특별·광역시 중에는 최하위다.
경북은 기본역량(39.1)과 효율성 역량(24.3), 혁신역량(25.3) 등 3개 부문 모두 평균치(49.3·34.6·34.2)에 못 미쳤다. 대구는 혁신역량과 기본역량이 5위와 7위로 중위권 이상이었지만 고용률, 실업률, 경력단절 여성 비율을 나타내는 효율성 역량에서 10위였다. 수십 년째 GRDP(지역내총생산) 전국 꼴찌인 대구가 RCI에서도 최하위라니 충격적이다. 조사 시점이 비록 2018~2020년이지만, 그동안 환경이 크게 변하지 않은 만큼 정치권과 지자체가 세심하게 들여다 볼 필요가 있다. GRDP 하위권에 따른 개인 소득 저하가 지역 전체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낮은 재정자립도가 지자체의 경쟁력 악화를 불러오는 등 구조적 한계는 분명 있을지라도 당장 개선할 수 있는 부분도 있다. 행정기관의 인허가 절차 간소화 등 제도 부문이나 노동시장 효율성 제고, 성별 고용률 및 실업률 격차 해소 등은 타 지역에 비해 뒤질 이유가 없다.경북과 대구가 이 지경이 된 데는 정부의 국가균형발전 정책 실패가 근본적인 원인으로 보이지만 지역 정치권과 지자체의 책임이 더 크다.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홍준표 대구시장은 재정건전성 개선과 행정절차 간소화 등 지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데 모든 행정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다음 RCI 발표 땐 이런 모욕적이고 수치스러운 성적표가 나오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주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