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안종규기자]경북의 인접 강원도 동해서 잇따른 지진으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15일 새벽 6시27분께 경북 북부지역과 가까운 강원도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에서 규모 4.5의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지진은 올들어 한반도 주변 해역에서 발생한 지진으로는 최대 규모다.
규모 4.5 이상 지진이 발생한 건 2021년 12월14일 제주 서귀포시 서남서쪽 41㎞ 해역에서 규모 4.9 지진이 발생한 뒤 1년5개월만이다. 진원의 깊이는 32㎞로 추정된다.
유라시아판 내부에 자리한 한반도에서 발생하는 지진은 진원의 깊이가 10㎞ 내외인데 이보다는 깊은 것이다. 한반도와 주변 해역 규모 5.0 이상 지진 진원의 깊이 평균치는 약 8㎞다.
특히 지진 발생지역과 인접한 경북북부지역에 사는 주민들은 최근 이 지역에서 잇따르고 있는 지진에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동해에 사는 한 주민은 "지금까지 수십차례 지진이 발생했지만 오늘 발생한 지진처럼 직접 몸으로 흔들림이 느껴지는 것은 처음"이라며 "어지럽고 무섭다. 울렁거리고 토할 것 같다"고 했다.인근 삼척시에서도 지진을 느꼈다. 삼척시민 김모씨도 "자다 깜짝 놀랐다", "주방에서 아침 준비하고 있는데 `쿵` 하더라", "침대가 흔들려서 놀랐다"고 전했다.
또 삼척 인접 경북 울진에 사는 주모(65.근남면)씨도 "아침에 누워 있는데 약하게 흔들림이 감지돼 놀라서 일어났다"면서 "동해 앞바다서 자꾸 지진이 발생해 불안하다"고 말했다.
행정안전부는 이날 지진 위기경보를 관심에서 주의 단계로 상격상시키고 지진 비상대응반을 가동하기로 했다. 위기경보 단계는 `관심-주의-경계-심각` 4단계로 나뉘며, 이 중 경계일 때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가 꾸려져 `비상 1단계` 근무를 하게 된다.
기상청은 지진파 가운데 빠른 P파만을 토대로 애초 지진의 규모를 4.0으로 추정해 강원에 긴급재난문자를 보낸 뒤 추가 분석을 거쳐 규모를 4.5로 상향 조정했다. 진앙의 위치도 `동해시 북동쪽 59㎞ 해역`에서 `동해시 북동쪽 52㎞ 해역`으로 조정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진이 발생한 시각은 오전 6시 27분 37초이며 발생 10초 뒤인 47초에 지진관측망에 처음 탐지됐고 관측 6초 후인 53초에 지진속보가 나왔다. 기상청이 진앙 반경 80㎞ 내에 있는 강원에 긴급재난문자 발송을 요청한 시점은 최초 관측 후 8초 후인 오전 6시 27분 55초였다.
이번 지진이 발생한 해역에선 최근 연속해서 지진이 일어나고 있다.
동해시 북동쪽 48~55㎞ 해역에서는 지난달 23일부터 이번까지 규모 2.0 미만 미소지진까지 포함해 35차례 지진이 발생했다. 이날 발생한 지진의 진앙 반경 50㎞ 내에서는 1978년 이후 규모 2.0 이상 지진이 42차례 발생했다. 이번 지진 이전에는 2019년 4월 19일 발생한 규모 4.3 지진이 제일 강했다.연속지진이 발생한 곳은 동해에서 강진을 일으킬 수 있다고 평가되는 두 단층 중 후포단층보다는 북쪽이고 대보단층보다는 서쪽이다. 연속해서 지진을 일으킨 별도의 단층이 있으리라 추정되는데 규모를 보면 단층치고는 짧을 것으로 보여 찾아내기 어려워 보인다.
이번 지진으로 강원과 경북에는 최대진도 Ⅲ(3)이 감지됐다. 이는 건물 위층에 있는 사람 등은 실내에서 흔들림을 현저히 느끼고 정차한 차가 약간 흔들리는 정도다.이날 오전 7시30분 기준 지진을 느꼈다는 유감 신고가 강원에서만 총 18건 접수됐다. 현재까지 파악된 인·물적 피해는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최고 단계인 심각은 우리나라 지역에서 규모 5.0 이상 또는 최대진도 Ⅵ(6) 이상의 지진이 발생했거나 지진으로 인한 인명·재산 피해가 일어난 후 피해 확대가 예상돼 범정부적 대처가 필요할 때 발령된다. 이 경우 중대본은 비상 2, 3단계로 격상 운영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