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영천공설시장은 대구 약령시, 안동장과 함께 영남의 3대 시장으로 조선 중·말엽 영천 남천 변에 개장하여 1955년 5월 1일 현재의 위치에 자리하였고, 주변 지역에 상품이 도·소매되는 경상도 최대의 농산물 교역 시장이었다. 시장주변 도로에 형성되는 5일장은 지역의 각종 농수산물, 특산품 및 한약재의 집산지로써 서민들의 애환과 숨결이 배어있는 전통시장으로 현 위치에서 개장 67년을 맞이하였다. 지역 경제의 한축으로서 그동안 역할을 하였으나 소비형태의 변화와 대형마트 등으로 인해 쇠퇴해 가고 있으며, 특히 무분별한 노점상·요일시장 등 상권의 위협요소가 커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와 관련 본지는 “영천공설시장 불법 기업형 노점상 난립…市는 단속 ‘뒷전’(2023.4.17.일자 4면)”이라는 기사를 보도 한 바 있으며, 좀 더 구체적인 현황을 알아보기 위해 영천공설시장 김용학 회장을 만났다. ■ 무분별한 노점상은 언제부터 시작 됐나노점상의 무질서한 상행위는 50여 년 전부터 있었지만, 2005년 시설 현대화 사업이 완공된 시점부터 많이 심해진 것 같다.집중적으로 늘어난 것은 영천시의 2014년 보행환경개선사업 시행으로 인도 폭을 2배 이상 넓힌 후 부터 기업형 노점상들이 대형천막을 치고, 트럭을 창고로 활용하면서 시작되었다.■ 현재 노점시장의 현황은 어느 정도인가 예전에는 영천에 거주하는 농촌 분들이 직접 생산한 물품들을 시장에 내다 파는 정도로 200여 개 정도였으나, 2014년 인도를 2배 이상 넓힌 보행 환경개선 사업 후 인도를 크게 점거하고 300여 개의 기업형 단체로 확산되었으며, 노점상 자체의 회장, 총무 등 단체 성격을 가지고 대응하는 실정이다. 현재 공설시장 점포 수와 비슷하다. ■ 노점상의 점포 형태는 어떠한가 우리가 상식적으로 생각하는 영세적인 형태의 노점상이 아니라 아예 시장 상가 점포보다 규모가 더 크다. 이러한 규모의 형태를 어떻게 노점상이라고 할 수 있는가.인도를 점거한 채 천막을 치고, 차량을 동원하여 도로 쪽에 일일 주차비를 주고 창고 용도로 활용하고 있으며, 그 종류도 즉석 가공식품·어물전·채소·과일 등 다양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지역 시골에서 나오시는 보따리 노점 분들은 오히려 설 자리가 없어 차도로 내몰리는 현실이며, 외지 전문 노점상들만 인도를 점거한 채 자기들끼리 자릿세를 거래할 정도로 기득권 행사를 하고 있는 실정이다.■ 어떤 형태로 불법 노점 행위를 하고 있나△인도 점유–인도의 2/3를 무단 점유하여 보행에 지장을 주고 있으며, 천막을 고정 설치하여 상행위를 하고 있다. 보행환경 개선 전보다 더 보행하기가 힘든 실정이다. 이 때문에 시민들은 인도로 다니지 못해 차도로 다니기도 한다.△횡단보도 점유-횡단보도 진·출입구를 막아 사람들은 차도로 가서 횡단보도를 이용하고 있다.△장애인 도로 점유–장애인들은 아예 인도에 다닐 수 없다. 장애인 블록 위를 점거하여 상행위를 하고 길을 막고 있어 장애인들은 차도로 다닐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도로 주차시설 점유-노상주차장에 트럭 등을 대고 창고로 활용하여 상행위를 하고 있으며, 일일 주차비를 내고 점유하는 바람에 순수 상가를 이용하는 시민들은 주차장을 이용할 수 없다. 실제 농촌에서 새벽밥을 먹고 나오시는 지역 어르신 보따리 노점들은 설 자리가 없어 도로변으로 내몰리고 있어 교통사고의 위험에 노출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외에도 노점상들이 차도를 막아 물품을 진열해 놓고 있어 차량의 통행이 아예 불가능하다.■ 인도는 무슨 목적으로 언제 확장 시설 되었나‘안전한 보행환경 개선지구 시범사업’은 지난 2012년 11월 안전행정부에서 추진한 ‘보행환경 개선지구’ 시범사업에 영천시가 선정된 바 있다. 이에 따라 영천시는 보행자 전용 길과 보도 확장, 차량속도 저감시설, 가로등 교체 등 보행자가 걷기 좋은 길을 만드는 사업을 실시했다.영천시는 지난 2013년 기본 실시설계를 거쳐 보행환경개선지구로 완산지구(공설시장주변, 영천역광장)를 선정해 5개 노선 연장 1.57㎞에 대해 사업비 36억원(국비18억, 시비18억)을 투입해 2015년까지 단계적으로 사업을 추진하였다.주요 사업대상지인 공설시장 주변은 노점상을 정비해 보행자의 위험 요소를 제거해 기존 도로의 교통소통을 원활히 하며 보행자 중심의 명품시장을 조성할 목적으로 추진하였다.■ 영천시는 불법인데 왜 단속하지 않나 그동안 몇 차례 관선 시장 때는 공무원 100여명 이상이 장날마다 나와서 하루 종일 집중 단속한 적이 있으며, 이후 몇 차례 더 있었다. 단속 기간에는 어느 정도 관리가 되었으나 특히 민선 시장 때부터 단속이 느슨해진 걸로 안다.지속적인 질서계도와 단속이 이뤄지지 않고, 원칙을 세우고 집행하는 관리 시스템이 없기 때문이다.노점을 바라보는 시각 차이도 있다고 본다. 의지가 중요한데 전통시장의 불법 노점상 단속을 집중적으로 할 수 있는 전담부서가 있어야 한다. 그리고 불법·탈법·공중위생 등 강력한 단속의지가 필요하다.■ 상인들은 왜 불법을 보고도 관할 시에 항의 하지 않는가이미 그동안 여러 차례 항의를 하고 시정 조치를 요구하였다. 그러나 잠깐 동안 계도 및 단속을 하다 보니 효과가 없다.■ 불법노점상으로 인한 시장 상인들의 피해는 어떤 것들이 있나노점상들은 시장사용료와 세금을 내지 않는다. 이 때문에 시장 점포 상인들은 경쟁력에서 떨어진다.시장 입구를 점유해 장사를 하기 때문에 손님들이 시장 안으로 안 들어온다. 노점상에는 손님이 북적이지만 시장 안에는 텅텅 비어있는 게 현실이다. 시장 내 점포들의 매출 감소가 심각하다. 특히 어물전은 더욱 심각하며, 생존권을 위협받고 있다.합법적으로 상업하고 있는 시장 상가들이 죽어가고 있는 반면 불법노점상들은 번창하고 있다. 주객이 완전 전도 되었다. 외지 고객들이나 시민들이 노점에서 구입 후 물품에 문제가 있을 경우 영천장에서 구입했는데 문제가 있다고 항의가 들어온다. 노점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고 있으니 항의 민원이 접수되어도 해결할 방법이 없다. 이로 인해 영천공설시장의 이미지가 많이 나빠지고 있다.■ 앞으로 시정되어야 할 문제점과 방향은 △영천공설시장 주변 노점상 전수조사가 우선 되어야 한다. △노상 점유 공간을 줄이기 위한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 △보행환경을 현실적으로 개선해야 한다. △노점 실명제를 실시하여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하다. △영천시 보행권 확보 및 보행환경개선에 대한 조례 제2조 정의 제3조. 제5조 3항에 따른 강력한 의지를 갖고 집행을 하여야 한다. △노점과 함께 상생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한다. △강력하게 질서계도를 해야 한다. △선진사례를 찾아 지역에 맞도록 검토하여 실행 하여야 할 것이다.■ 영천시에 대한 시장 상인들의 요구 사항은 △인도를 지난날과 같이 원상회복하여 원천적으로 사선주차로 개선하여 질서유지가 이루어지길 바란다. △지역 농촌에서 가지고 나온 어르신들의 농산물을 판매할 수 있게 시장 내부통로로 유치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상식적인 노점의 범위를 넘어서는 상행위는 원천적으로 단속·차단되어야 한다. △질서유지를 위해서는 지속적인 관리 및 단속이 필요하다. △불법·탈법·무법천지인 기업형 노점을 강력하게 질서계도 하기를 바란다. △영천의 순수한 농촌 사람들의 노점상을 열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시장 일대 노상주차장 위탁 시 노점까지 관리할 필요가 있으며, 현재 노점상들이 창고로 활용 못하게 하고, 장기주차 방식을 금지해야 한다.■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법을 지키고 정당하게 세금을 내는 사람들이 피해보는 세상은 바른 세상이 아니라고 본다.장날이 되면 시장 밖에서는 북적이고 시장 안에는 한산하다. 물론 시장 안에서도 고객 유치를 위해 개선하고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그러나 먼저 선행되어야 할 것은 합법적으로 영업하고 있는 점포들은 죽어가고 있는 반면 불법·탈법으로 상행위를 하는 노점상들이 번창해가는 것을 더 이상 방치하여서는 안 된다. 하물며 노점상 자리까지 공공연히 거래된다는 이야기가 있다.점포 상인들과 노점상인들은 공생공존의 관계로 서로 상생하기 위해서는 나름의 질서를 지키는 가운데 상행위를 해야 한다고 본다. 보건당국도 국민들의 안전 먹거리를 위해서 노점상에서 일어나는 즉석 가공식품 및 즉석 요리, 원산지 표시 등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한편 영천공설시장은 주거지역 인근에 위치하여 접근성이 뛰어나며, 앞으로 다양한 전통시장 유입 정책을 수립 하여야만 위기를 극복 할 수 있다.시장침체에 따른 영천시와 상인들의 다양한 정책적 수단을 강구하고 지속적으로 상권 활성화를 위한 높은 관심과 추진의지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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