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민 경제생활에 가장 기본이 되며 경제 활성화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최저임금위원회(최임위) 논의가 시작부터 파행을 겪고 있다. 최저임금 심의·의결 기구인 최임위는 18일 내년도 최저임금 심의를 위한 제1차 전원회의를 개최할 예정이었으나, 시작도 못한 채 1시간 만에 파행됐다.노동계가 최임위 시작에 앞서 공익위원 간사인 권순원 숙명여대 교수의 사퇴를 촉구하면서 박준식 최저임금위원장을 비롯한 공익위원들이 모두 회의에 불참했기 때문이다. 최임위는 근로자위원·사용자위원·공익위원 9명씩 총 27명으로 구성된다. 위원회는 근로자 위원 9인, 사용자 위원 9인, 공익위원 9인 등 27인으로 구성되며 이들 위원이 참여하는 전원회의에서 최저임금이 결정된다. 얼핏 보면 노·사·정 모두의 목소리가 반영되는 합리적 구성으로 보이지만 사실상 공익위원들이 임금을 최종 결정하게 되는 구조이다. 근로자위원은 양대노총, 사용자위원은 경영계, 공익위원은 정부가 추천한다. 권 교수는 `주 최대 69시간`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근로시간 제도 개편안의 밑그림을 그린 전문가 논의 기구 `미래노동시장 연구회`의 좌장을 맡기도 했다. 정부 입맛에 맞는 인사가 최저임금을 마음대로 결정하도록 두고 볼 수 없다는 것이다.이에 근로자위원 외 양대노총 조합원 수십 명은 회의장에 들어와 손팻말을 들고 "독립성, 공정성 훼손하는 권순원 공익위원은 사퇴하라" "69시간 노동 강요하는 권순원 공익위원은 사퇴하라"고 외쳤다.시작부터 난항을 겪으면서 본격적인 심의 안건인 최저임금 인상률과 업종별 차등적용 여부를 놓고도 험로가 예상된다. 올해 최저임금 심의의 최대 관심사는 사상 처음으로 `1만원`을 넘을 수 있을지 여부다. 올해 적용 중인 최저임금은 시간당 9620원으로, 인상률이 3.95%(380원) 이상이면 1만원을 돌파하게 된다.적용연도 기준 최근 5년간 최저임금 인상률은 2019년 8350원(10.9%)→2020년 8590원(2.9%)→2021년 8720원(1.5%)→2022년 9160원(5.1%)→2023년 9620원(5.0%)이었다.노동계는 일찌감치 내년 최저임금 공동 요구안으로 1만2000원을 제시한 상태다. 이는 올해보다 24.7% 높은 수준이다. 물가 폭등으로 최저임금의 대폭 인상은 불가피하다는 주장이다. 최저임금인상은 중요하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최저임금의 보장이며 경기에 따라 흔들려서는 안 된다. 침체에 빠진 경제에 활기를 불어 넣을 주체는 바로 서민이며 그들의 주머니 사정이 바로 경기의 주역이다. 최저임금인상 논의가 조속히 이뤄져 서민경제에 새로운 활력소를 불어넣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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