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야에서만 활동했던 미얀마 민주화 운동지도자 아웅산 수치 여사가 오는 4월로 예정된 보궐선거 참여를 통해 제도권 정치에 처음 진출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수치 여사가 이끄는 야당인 민주주의민족동맹(NLD)은 지난 10일 "수치 여사가 4월1일 실시될 예정인 보궐선거에 참여키로 했다"면서 "수치 여사는 자신이 머무는 양곤의 한 지역구에 출마할 것"이라고 밝혔다. 수치 여사가 보궐선거에서 국회의원으로 당선되면 민주화 운동을 시작한 후 25년 만에 처음으로 제도권에 진입, 공식적인 활동을 통해 국가 민주화에 나서게 된다. 수치 여사는 1945년 미얀마 독립의 영웅인 아웅산 장군의 딸로 태어났다. 아웅산 장군은 수치 여사가 두 살 때 암살됐다. 수치 여사는 인도대사였던 어머니를 따라 인도에서 청소년기를 보낸 뒤 1964년 영국 옥스퍼드 대학에 진학해 철학과 정치학, 경제학을 공부했다. 옥스퍼드대 졸업 후 미국으로 건너간 수치 여사는 영국인 교수인 마이클 아리스를 만나 결혼, 두 아들을 낳고 기르며 평범한 가정주부로 지냈다. 모친이 위독하다는 말을 듣고 1988년 귀국한 수치 여사는 민주화를 요구하며 시위를 벌이는 시위대에 무차별 발포하는 군사정권의 잔혹성을 목격한 뒤 조국의 민주화 운동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수치 여사는 미얀마 군사정권에 의해 1989년 첫 가택연금 조치를 당한 뒤 석방과 재구금 등의 과정을 거치며 15년가량을 구금상태로 지냈다. 미얀마 군정은 지난 2010년 11월 20년 만에 총선을 실시한 뒤 수치 여사를 석방했다. 수치 여사는 석방 이후 `민주화 운동 지도자`라는 명예직 이외에 공식 직함이 없는 상태에서 정치활동을 벌여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수치 여사가 4월 보궐선거를 통해 의회에 진출하게 되면 정치범 석방과 인권 개선 등의 분야에서 더 많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고 전했다. 의회에 진출한 수치 여사가 장관직 등에 임명되면 정부 정책에 직접적인 영향력을 발휘하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테인 세인 미얀마 대통령의 고문인 네이 진은 최근 수치 여사가 보궐선거에서 당선, 국회로 진출하면 정부 내에서 적절한 직위를 받을 수도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수치 여사가 의회에 진출하더라도 정부와 의회를 군부 출신 인사들이 장악하고 있어 영향력에 한계가 있다는 분석이 대세를 이루고 있다. 미얀마 군부의 후원을 받았던 통합단결발전당(USDP)은 2010년 실시된 총선에서 전체 의석의 76.5%를 차지하며 제1당으로 등극, 의회를 장악하고 있다. 미얀마 정치 분석가인 아웅 나잉 우는 "수치 여사의 권한은 극도로 제한될 것"이라며 "보궐선거 결과가 미얀마 내의 권력구도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