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영천시가 공약사항으로 추진하고 있는 문화예술회관 건립에 시비 1,200억 이상 소요, 매년 16억원 규모의 적자가 예상되면서 건립추진 타당성에 대한 논란이 일고 있다. 영천시는 지난해 8월부터 ‘문화예술회관 건립 타당성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에 이어 주민공청회도 열고, 건립을 기정사실화해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하지만 최근 권기한 의원은 시정질의를 통해 사실상 반대 의견을 제시하였으며, 영천시의회 또한 지난 16일 “1,200억원 시비 투입 문화예술회관 건립 타당한가”란 제목의 입장문을 통해 사업 추진에 대한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영천시의회는 “영천시는 문화예술회관 건립비용으로 1,200억원을 예상하고 있으나, 2026년 착공과 완공을 감안한다면 1,200억보다 훨씬 더 많은 예산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했다.게다가 “운영비 13억원 인건비 10억원 연간 23억원의 지출과 예상수입 7억원을 영천시는 추산하나 이 역시 매년 시민의 혈세 16억원이 투입되는 적자가 예상된다.”며 “ 짓는다고 모든 것이 끝나는 것이 아니다. 운영의 문제는 고스란히 시민의 혈세로 투입된다.”고 지적했다.이어 “영천시의 지방세수입은 2021년 기준 890억원, 재정자립도 14.2%를 감안한다면 1,200억원이 필요한 문화예술회관 건립 사업을 고금리, 세계 경제 위기상황 속에서 시민의 혈세로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그러면서 “수백억을 들여 조성된 전투메모리얼파크, 화랑설화마을, 한의마을 등이 이용률과 수익률이 저조하고 시민들이 접근하기 쉬운 대표적 문화콘텐츠 시설인 롯데시네마, 시민회관의 활용조차 저조한 것이 현 주소이다. 또한 대표적으로 영천시에서 야심차게 추진한 별빛영화관은 3월 19일 문을 닫을 예정이고, 문화와 전통의 일환으로 추진한 별빛 야시장 역시 9개월 만에 폐장하였고, 기존에 건립된 다른 공공시설물도 방치 중으로 보아도 무색한 실정이다.”고 설명했다. 더하여 “현재 수백억을 들여 시설물을 지어 방치하고 지출만 발생하고 있는 현실에서 문화예술의 공익적 측면만을 부각하여 또다시 시설물을 시민의 혈세를 투입하며 운영하는 문제를 답습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 시의회는 “문화예술회관 건립은 지역의 특성을 면밀히 고려해 추진해야 될 중요한 사안이다.”며 “지금 영천시는 1,200억의 예산을 들여 매년 시민의 혈세 16억원이 투입되는 문화예술회관 건립보다 지역경제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공공기관의 설치가 우선이다. 기업도 투자의 우선순위를 정하여 사업을 추진하는데 시민의 혈세로 추진되는 사업은 더욱 더 우선순위를 정하여 사용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어 “문화예술인들의 창작 능력과 작품을 대중에게 소개할 기회가 꼭 문화예술회관이라는 특정 장소에서 국한되는 것이 아니다.”며 “영천시가 추구하는 공익 차원에서 접근한다면 영천시가 가진 기존 시설물을 우선 활용하는 방안”을 대안으로 제시했다. 그러면서 “영천시는 기존 시설물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를 고민하는 것이 지금 해야 할 과제이다. 그런 후 영천 시민이 모두가 수긍할 수 있는 적절한 시기에 추진하는 것이 타당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영천시 문화예술과 관계자는 “문화예술회관은 단순히 금전적으로 흑자, 적자를 논할 사항은 아니다. 수익사업이 아니라 공익사업으로 접근해야 할 사안이다.”며 “문화예술회관은 영천시의 자긍심이다. 수준 높은 문화예술은 지역 발전을 이끌고 시민들의 문화예술 욕구 충족과 삶의 질도 향상되며 영천에 대한 자긍심도 더불어 생긴다.”며 건립에 대한 강한 의지를 드러냈다. 반면 시민 A씨는 “경제 위기상황 속에서 지역경제 또한 어려운 시기에 시비 1,200억원 예산을 들이고, 매년 16억원 시민 혈세가 투입되는 문화예술회관 건립을 무리하게 추진해서는 안된다.”며 “공약사항으로 지어놓고 적자는 시민들이 책임지라는 것이냐. 누구를 위한 공익인가”라고 반문했다.또한 문화예술 관계자를 제외한 대다수 시민들은 “오로지 문화예술회관의 건립이 영천시민의 문화 의식수준을 높이고 욕구를 충족시킨다는 것은 자가당착의 모순이다. 1,200억이란 예산과 매년 16억 적자는 실로 가늠할 수 없을 정도로 큰 혈세낭비이다. 시기적으로 조정이 필요하다. 충분한 사회적 논의를 거치고 추진해도 될 것”이라는 게 대체적 입장이다. 한편 영천문화예술회관은 2028년 준공을 목표로 총사업비 1200억원을 들여 1000석~1200석 규모로 건립할 계획으로, 지난해 8월 문화예술회관 건립 타당성조사 및 기본계획 용역을 발주하고, 올 2월 부지선정 회의를 개최해 후보지 4개소를 선정했다. 이어 3월 중 제2차 부지선정 회의를 개최해 최종 후보지를 선정하고, 4월 중으로 건축기획 용역 발주하고, 9월 행안부 타당성조사, 10월 중기지방재정계획 반영 후 2024년 5월 행안부 중앙투자심사를 거쳐 최종 사업규모가 결정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