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 115주년 세계 여성의 날을 앞두고 서울 보신각과 서울광장에서 여성의 날 기념행사가 있었다.한국여성단체연합은 제38회 한국여성대회를 서울광장에서 개최하고, 여성노동조합은 이보다 먼저 보신각 앞에서 집회를 열고 대회에 합류했다. 여성 단체들은 매해 세계 여성의 날 기념행사를 주최해 왔으며, 올해는 코로나19 이후 3년 만에 열리게 됐다.세계 여성의 날 행사는 1908년 3월 8일 미국 여성 섬유노동자들이 자신들의 참정권과 노동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시위를 벌인 것이 그 효시이며 올 해로 115돌을 맞이했다. 공식적인 세계여성의 해는 1975년 UN(United Nations:국제연합)에 의해 지정되었으며 그 해를 시작으로 첫 세계여성회의는 멕시코시티에서 개최되었다. 1977년 12월 UN 총회는 여성의 권리와 국제 평화를 위한 UN의 날을 지정하는 결의안을 채택하였으며 그 후 덴마크 코펜하겐 (1980), 케냐 나이로비 (1985), 중국 북경 (1995)에서 세계여성회의가 개최되었다. 여성의 날의 세계적 제정은 향후 여성의 권리를 증진시키고 정치·경제·사회 분야에서 여성의 진출을 확대하는 데에 큰 역할을 담당했다. 우리나라의 여성 인권과 사회전반의 현실적 지위는 세계 최하위에 속한다. 과거에 비해 여성 노동자의 권익이 많이 개선되었다고는 하지만 20대만 성별 격차가 줄거나 여성 고용률이 더 높은 경향을 보인다. 그러나 30대에 이르면 완전한 역전이 일어난다. 30대 남성 고용률은 90%를 조금 밑도는 수준이지만 여성 고용률은 간신히 60%를 넘어선 수준이다. 이 추세는 20여년 동안 큰 변화가 없다.이코노미스트가 매년 발표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우리나라는 집계가 시작된 2013년 이래 10년 연속 최하위로, 부끄러운 현실이다. 유리천장지수는 국가별 여성의 노동환경을 총체적으로 보여 준다. 성별 임금 격차,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기업 내 여성 관리직 및 임원 비율, 남녀 육아휴직 현황 등을 통해 산출한다. 점수가 낮을수록 여성의 노동환경이 열악하다는 걸 의미한다. 한국의 성별 임금 격차는 31.5%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1.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이사회의 여성 임원 비율은 8.7%로 OECD 평균인 28.0%와 비교했을 때 약 세 배 차이가 났다. 이와 함께 여성의 가사노동 비율은 OECD 국가 가운데 상위권이다.대한민국이 최단 시간에 세계에 손꼽히는 교역국으로 떠오르며 지금의 경제적 성장을 이룩하는데 밑바탕이 된 것은 바로 여성의 힘이 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가난의 역사를 이어가는 근대화 과정에서도 여성의 역할은 지대하였으며 어려운 IMF 시절을 슬기롭게 넘어갈 수 있었던 것도 여성의 힘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우리민족의 정서 속에서 여성은 바로 외유내강의 어머니상으로 대표된다. 이제 그 역할과 비중을 진심으로 인정할 때 대한민국은 또 한 번의 도약을 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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