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국민의힘은 2일 더불어민주당이 윤석열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비판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란 소리를 들으며 국제사회에서 왕따로 전락했던 그 시절로 돌아가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정진석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회의에서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대통령의 기념사가 3·1 운동 정신을 훼손했다며 죽창을 다시 들고 나섰다"며 "이 대표는 굴종외교, 종속외교를 앵무새처럼 반복했는데 문재인 정권이 초래한 북핵 안보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한일관계를 정상화하는 게 그렇게 못마땅하냐"고 지적했다. 그는 "이재명 대표가 독도에서 180km 가량 떨어진 동해의 공해에서 진행된 한미일 연합훈련을 두고 친일국방이라고 발언했다가 망신당한 게 엊그제"라며 "법의 심판을 받으라는 지엄한 민심의 명령을 죽창가로 덮을 수 있다고 믿느냐. 이 대표는 개딸들을 앞세워 이 위기를 탈출하겠다는 배짱"이라고 비판했다. 정 비대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3·1절 기념사에 과거사 언급이 부족했다는 이재명 대표의 비판에 대해 "과거 군국주의 침략자였다는 것을 분명히 했고, 우리 시대상황이 변하는 데 대해 우리가 관심 가져야 한다는 뜻 아니겠느냐"고 했다.이어 "대통령 워딩 한토막 한토막이 옳은 시대정신을 반영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오히려 어제 기념사를 트집잡아 민주당에서 나오는 반응을 보면, 그런 시대착오적 세계관으로 나라를 어떻게 끌고가겠다는 건지 측은지심이 든다"고 말했다. 김종혁 비대위원은 비대위회의에서 "김의겸 대변인은 `일본의 식민지 지배를 정당화하는 논리`라고 주장했는데 어이가 없다"며 "일본과 협력해야한다고 말하면 무조건 식민지 지배의 정당화인것이냐"고 지적했다. 김 비대위원은 "혹시 민주당은 선택적 기억상실증에 걸린 거 아니냐"며 "김대중 전 대통령은 1998년 취임 직후 일본을 방문해 IMF 외환위기 때 일본이 단기 외채를 중장기 외채로 전환해주는 등 협력을 해줬다고 강조했다"고 말했다. 그는 "김 전 대통령은 일본 문화의 한국진출을 전격 허용하고 일왕을 천왕으로 부르고 1989년 히로히토 일왕이 사망했을 때 주한일본대사관을 찾아가 머리 숙여 조문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김 비대위원은 민주당을 향해 "원수 일본과 화해를 시도하고 일본에게 감사까지 표한 김대중 전 대통령은 용서받지 못할 매국노냐, 아니면 토착왜구냐"고 반문했다. 김미애 원내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민주당은 국익은 나 몰라라하며 대통령의 3·1절 기념사를 반일선동의 불쏘시개로 쓰기로 작정했다"며 "박홍근 원내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가 오늘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이완용까지 소환하는 모습에 경악을 금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도대체 매국노 이완용에 비유할 수 있는 부분은 또 어디에 있느냐"며 "민주당의 도를 넘는 근거 없는 반일 선동에 현혹될 국민은 없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의 어제 기념사는 개인이든 국가든 과거 역사를 반성하지 않으면 미래는 없다는 취지가 담긴 것일 뿐"이라며 "민주당은 정치적 이득을 위해 손쉬운 반일 선동을 할 것이 아니라 미래지향적인 시각을 가지고 극일을 어떻게 할 것인지 말해야 한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민주당은 김대중·노무현 전 대통령이 그토록 강조했던 미래지향적인 한일관계에 대해서도 이완용을 소환하고, 토착 왜구라는 반일 선동을 할 것이냐"고 꼬집었다. 한편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윤 대통령의 3·1절 기념사에 대해 "윤석열 정부는 3·1운동 정신을 망각하고 또 훼손하고 있다"며 "강제징용 피해자들을 관계 개선의 걸림돌 취급하며 우리 기업에 책임을 떠넘기는 일, 국민의 안전이 달린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에 침묵하는 일, 한미일 군사훈련이 다케시마의 날에 일본해로 표기된 채 진행되는 일 모두 굴종외교, 종속외교 일뿐"이라고 비판했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2일 정책조정회의에서 윤 대통령 3·1절 기념사에 대해 "참 충격적"이라며 "모두 일제 강점과 지배를 합리화하는 식민사관"이라고 밝혔다.그러면서 "이완용의 말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맹비난했다.앞서 윤 대통령은 1일 유관순기념관에서 개최된 3·1기념식에서 "3·1운동 이후 한 세기가 지난 지금 일본은 과거의 군국주의 침략자에서 우리와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고 안보와 경제, 글로벌 어젠다에서 협력하는 협력파트너로 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