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6일 새벽 4시경 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 북부 국경의 신도시 가지안테프(인구 300만명)를 중심으로 강도 7.8 정도의 지진이 크게 2차례 발생 되고 여진마저 이어져 도시가 초토화됐다. 도로와 인프라 훼손 등으로 구조작업에 난항을 겪고 있고 사상자가 계속 늘어나는 가운데 밝혀진 14일 현재 사망자만 3만7천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이러한 숫자는 초토화된 건물 속 사람들을 생각하면 의미없는 숫자들로 그저 안타깝기만 하다. 뉴스의 화면을 통해 무너지는 건물들의 처참한 영상을 보면서 자연의 힘이 얼마나 무서운가를 느낄 수 있었으며, 동시에 과거 서울에서 벌어졌던 삼풍백화점 붕괴(1995.6.29.) 때의 처참했던 상황들이 떠올라 마음이 많이 불편했다. 이번 튀르키예 지진은 人災로 한 건물이 무너진 수준이 아니라 자연재해에 의한 주변 도시들 전체가 초토화됐고 어느 작은 도시는 아예 건물이 보이지 않고 사라진 도시도 있다고 한다.튀르키예 동남부와 시리아의 북쪽인 국경지역에서 일어난 이번 강도 높은 지진은 시리아 또한 초토화돼 IS의 본거지인 그 나라는 이미 내란으로 정보조차도 알기 어렵고 구조도 시리아 정부와 반군들이 서로 싸우며 장악한 상태라 구조방법 또한 어려워 더욱 심각한 상태라고 전하고 있다.도시의 무너진 건물 속에서 산모는 죽고 갓 태어난 갓난아기를 구조한 모습을 보며 생지옥의 현장 속에서 골든타임이 지나가는 현장에 구조대는 파견되고 있지만 이런 사고현장은 장비가 있어도 활용할 수 없고 정리할 때만 필요하니 구조대원 손길만으로 얼마나 구조될지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나라 또한 100여 명의 전문 구조대원이 튀르키예 현지로 급파되었으며 정부와 함께 민간단체와 국민들 또한 구호의 손길을 부지런히 움직이고 있다.이 두나라는 우리나라가 6.25전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을때 도와준 나라들이며, 튀르키예(터키)는 직접 4500명의 군인이 참전했고, 참전한 유엔군 중 가장 많이 희생된 군인도 튀르키예다.1951년 전쟁 중 튀르키예 군인들은 전쟁으로 상처 입은 아이들의 부모를 자처하며 그 당시 "수원앙카라학원"을 세웠으며 한국전의 그 참혹했던 전쟁 속에도 튀르키예 군인들은 수원 앙카라 학원에서 이 땅의 아이들을 보호하며 가르쳤다.또한 역사-문화적으로도 튀르키예는 1500년전 돌궐족 뿌리의 후예들로 이슬람 문화권이지만 우랄알타이어족이며, 언어, 음식, 보자기 사용 등 한국과 같거나 유사한 단어들과 의사표현 방식, 포용적 문화, 찬란한 고대 제국들의 유산 등을 품고 있어 친숙하면서도 다채로운 매력을 지닌 나라다. 그래서 지난 2002년 우리나라 월드컵에 함께 4강까지 올라 3-4위 결정전을 치를 때도 함께 응원하며 형제국이란 용어들과 함께 친숙한 관계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시리아 또한 요사이 내전으로 고통을 당하는 나라이다. 알 아사드 대통령 퇴진 요구와 함께 수니파와 시아파의 대립, 여기에 혼란상을 틈타 세력을 키운 급진 수니파 무장단체인 이슬람국가(IS)가 시리아 북부를 점령하면서 정부군·반정부군·IS 등 3자가 복잡하게 대치하는 등 나라 전체가 사실상 무정부 상태가 되고 말았다.그러나 시리아는 우리나라가 6.25 전쟁으로 어려움을 당할 때 당시 3,650달러를 "국제연합한국지원단(UNKRA)"을 통해 우리나라에 지원한 나라다. 남이 어려울 때 돕는 것은 인간의 보편적 가치이지만 도움을 준 이웃이 불행할 때 돕는 건 특히 잊지 말아야 할 人之常情이다.특히 튀르키예와 대한민국은 피로 맺어진 막역지우(莫逆之友)의 나라가 아니던가.지금이 바로 이 두 나라에 도움의 손길이 가장 필요한 때인 것 같다.-靑松愚民 松軒-