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와 상황에 따라 세상의 모든 일이 달라질 수 있지만 같은 시대에 살면서 법의 잣대가 수시로 달라지는 것을 보면 어떻게 이럴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된다.성인이라 불리는 맹자는 지나간 시대와 지금의 시대를 구분하는 설명을 “그때는 그때고, 이때는 이때”라는 말로 피일시(彼一時), 차일시(此一時)라고 했다.최근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검찰에 출석해 대면조사를 받은 가운데, 잇달아 수사에 비협조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검찰과의 협의 없이 출석 일시를 마음대로 정하고 지각 출석을 하는가 하면, 검찰 질문에는 서면 진술서로 갈음하겠다며 사실상 진술 거부권을 행사하기도 했다. 검찰에서는 “그동안 이런 분은 본 적이 없다”는 반응이다. 권력의 ‘정점’에 있었던 전직 대통령들조차도 검찰로부터 통보 받은 일시에 출석해 성실하게 조사 받았다. 이들은 검찰에 출석하면서도 국민들을 향해 ‘죄송하다’는 말만 짧게 남기고 조사실로 들어갔다. 대국민 성명을 통해 검찰과 대통령을 원색적으로 비난한 이 대표와는 대조된다.아무리 시대상황이 변했다고 하더라도 정부는 엄연한 대한민국의 법을 수호하고 집행해야할 의무가 있다. 과거에 전례없는 행동으로 법질서를 어지럽히는 이 대표의 행동은 국민의 불신만 초래할 뿐이다. 하지만 과거를 부정하고 현재를 기준으로 통용한다면 “피일시 차일시”, “그때는 그때고, 이때는 이때다” 라는 해석과 다르다.기원전 470년 경 고대 그리스의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살던 시대에도 악법은 있었다.그는 ‘신성 모독죄’ 와 ‘청년들을 타락시킨 죄’ 로 기소당하고 기원전 399년에 71세의 나이로 사약을 마셔 사형을 당했다. 악법도 법이라는 법의 역사를 보더라도, 과거는 일사부재리의 원칙이 있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현실은 역사를 거슬러 법을 소급적용하는 세상이 되었으니 답답하다.윤석열 정부는 깨끗한 공정과 상식을 모토로 탄생했다. 그러나 청와대나 고위직 인사문제에서 불협화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공정과 상식, 정의에 반하는 정책추진은 자기성찰이나 정책변경을 통해 즉각 해결하고 청렴의 명분을 세워야 할 것이다. 국민이 인정해야 잘하는 정치다. 일부 국민의 뜻을 전체로 오인하거나 존치하고 있는 법을 무시하고 부패청산이라는 이름으로 상황에 맞지 않는 잣대를 들이댄다면 국민은 혼란스러울 수밖에 없다.소크라테스는 평생 아테네의 법률을 따랐고 그에 이의를 제기하지 않고 혜택을 입었으며, 또 평생 아테네를 위해 옳은 말을 했다. 윤 대통령은 “그때는 그때고, 이때는 이때”라는 말로 국민을 혼란스럽게 하지 않는 국민의 지도자 역할을 다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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