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포항시 미분양 아파트가 4500세대를 넘어서면서 계약해지 물량이 나오는 등 주택 분양시장이 침체상태에서 좀처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포항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말 포항지역 미분양 아파트는 4546세대로 1년 전(2919세대) 같은 달에 비해 55% 급증했다.경기침체속에 미분양 물량이 눈덩이처럼 늘어나자 사업자들은 신규 분양 시기를 최대한 늦추거나 아예 포기하는 사례까지 나오고 있다.상생공원 공동주택 건립사업의 경우 우크라이나사태 등으로 건설 원자재값이 폭등하면서 공사비가 당초 대비 3000~3500억원으로 증가해 사업이 난관에 봉착했다.상생공원 시행사 관계자는 “시공사의 너무 많은 공사비 증액 요구로 사업추진이 지연되고 있으나 조만간 합리적인 선에서 협상이 마무리 될 것으로 보인다”며 “공사비 문제를 해결하더라도 분양시장 침체가 계속되고 있어 당장 사업을 추진하기에는 부담이 된다. 그렇더라도 분양을 너무 늦출 수는 없는 형편이고 오는 5~6월께는 시장상황이 나아질 것으로 보여 적당한 시기에 착공계를 제출하고 분양에 착수하겠다”고 말했다.특히 우후죽순으로 사업승인이 남발된 주상복합 수천세대의 경우도 공사비용 급등 및 주택시장 침체로 분양시기를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이같은 현상은 주택수요에 비해 공급이 과잉된 것이 첫 번째 원인으로 꼽힌다.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자, 시가 주택수요를 무시하고 무분별한 사업승인을 남발함으로써 빚어진 결과라는 지적이 나온다.김하영 포항시의원은 5분발언을 통해 “포항시 미분양 급증 원인은 고금리에 따른 부동산경기 침체와, 과잉 공급이 빚은 시장상황 때문이다.”며 “현재와 같은 상황이 지속된다면 지난 금융위기 때 나타났던 부동산 대란이 재연될 수도 있다. 부동산 업계 역시 지역경제에 적잖은 파장을 몰고 올 것으로 우려된다.”고 주장했다.부동산 전문가들은 “포항은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아파트 공급과잉으로 미분양 주택이 눈덩이처럼 늘어났다”며 “그나마 지난해까지 버티어 온 것은 외지 투기세력에 의한 비정상적인 수요 때문이다. 이들 수요가 수도권으로 옮겨가면서 분양시 완판을 기록했던 기존 계약 건이 해지되고 그 여파로 가격이 급락하는 등 부작용이 속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실제로 아파트 공사가 한창 진행중인 대규모 사업장에서 기존 계약이 해지되는 일이 빈번하면서 분양시장 침체를 가속화시키고 있다.대구시에서는 미분양 세대수가 점점 늘어나자 신규 주택사업승인을 보류하는 초유의 사태도 벌어지고 있다.대구시는 지역 내 미분양 주택의 지속적 증가로 혼란을 겪고 있는 지역 주택시장 안정화를 위해, 시장 안정화까지는 신규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전면 보류토록 했다고 지난달 30일 밝혔다.포항시는 아직까지 주택사업승인 보류같은 강경책을 내놓지 않고 있다.김복수 포항시 주택과장은 “아직까지는 포항지역의 신규 주택사업승인을 보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지 않지만 현재의 미분양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며 “미분양 물량에는 포항시 사업승인 물량이 아닌 대구경북경제자유규역청 관할의 포항융합지구 펜타시티 물량 1천여세대가 미분양 물량에 포함되면서 미분양 전체 물량이 증가했다”고 말했다.해가 갈수록 미분양 주택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포항시에는 이미 사업승인을 받고 분양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대기물량도 만만치 않다.상생공원 2667세대,용산지구 1473세대,초곡지구 406세대를 비롯해 경북일보 주상복합 400세대,상도지구 532세대 등 주상복합 6곳 2700세대를 합하면 분양 대기 물량은 8천세대에 육박한다. 향후 두호동 롯데마트 자리에 주상복합 690세대까지 사업승인을 받으면 그 수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