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 둘로 갈라지니 세상도 둘로 갈라지며 사람 또한 둘로 갈라지니 선과 악이다. 악은 자기생각인 욕심이요, 선은 모두를 사랑하는 생각이니 인생의 잘나고 못남이 선과 악으로 분명하게 가려진다. 선이 악을 이기니 하늘(天)과 땅(地)이 하나가 되는 영육합일(靈肉合一)이다. 또 신인합일(神人合一)의 명당(明堂)이요 결혼(結婚)이며 통일(統一)이다. 이를 이루는 시작이 역지사지이다.상대의 처지도 이해해 보고 그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좋은 일이 생길 것이라는 말이다.어렵고 힘든 세상을 살아가는 사람에게는 편하고 부드럽게 살아가는 사람의 생각을 가질 수 없으니 이 또한 역으로 생각해볼 것이요, 왕은 백성의 마음을 생각해보고 백성은 왕의 삶을 들여다 볼 여유가 있어야 한다. 허나 세상살이는 그러하질 못하니 항상 배고프고 고달프며 공허(空虛)하고 혼돈(混沌)의 세상이 옴은 어쩐 연유이던가? 사람의 마음에서 성신(聖神)이 떠나고 악신(惡神)이 들어와 나를 조정하기 때문이라 한다. 신들의 생각이 사람을 조종하고 만든다는 말씀이다.조선시대 인조 때 큰 가뭄이 들어 민심이 흉흉 해진지가 3년이 되어간다. 고심 끝에 인조대왕은 삼베옷을 입고 남한산성에 올라 하늘에 기우제를 지내니 3년만에 하늘에서 큰 비가 내려 문무백관들이 기뻐 춤을 추는데 한 갓 쓴 선비가 처마 밑으로 후다닥 들어가 비를 피하는 모습을 인조대왕이 본다. 괘씸죄가 들어 선비를 포박하고 주리를 트려는 찰라에 “왕이시여 내 말을 좀 들어보시오! 3년만에 내리는 이 비가 어찌 소인 또한 기쁘지 아니 하겠습니까? 허나 3년만에 내리는 이 귀한 비를 땅이 받아 한 방울이라도 땅을 적셔야 하거늘 이 귀한 비를 나 같은 천한 사람이 내 몸에 맞게 할 수가 있겠습니까? 그래서 처마 밑으로 피한 것이옵니다. 인조대왕은 들어보니 자기 생각이 틀렸고 춤을 춘 만조백관보다 비를 피한 선비가 더 충성스런 신하가 아니던가!러시아의 대 문호요 사상가인 톨스토이는 ” 어리석은 사람은 현명해지기도 하고 악한 사람이 착해지기도 한다. 그러니 사람을 함부로 판단하지 마라” 의외로 사람들은 특히나 권세를 가진 자들의 어리석음은 자기 판단이 옳다는 것을 중하게 생각하며 살아간다. 정치인들은 자기 이념의 잣대로, 종교인들은 자기 신앙의 잣대로, 지식인들은 자기학문의 잣대로 세상을 살아가는 기준은 자기가 아닌 타인의 생각을 염두에 두고 자기의 생각에 비추어 가장 현명한 합리적이고 객관성이 있는 잣대를 만드는 것이 기준이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니겠는가?약 2천년전 유대교의 대 제사장들은 자기 신앙의 잣대로 예수님의 엄청난 지식에 놀라 십자가에 메달아 못박아 죽였고, 오늘날도 이 나라에서 정치 세력(勢力)을 입은 목회자들은 자기 신앙의 잣대로 하늘에서 보여준 것(실상으로 이루어진 증거의 계시말씀)을 잘 알지 못하고 땅에서 취했던 것으로 자기 잣대를 만들어 이단이라 저주하고 핍박하며 하늘이 보낸 말씀을 처절하게 짓이겨 버린 만인이 공노(共怒)할 일을 해버린 것이다. 상대를 보지도 알지도 못하는 자들에게 들어 먹으라는 말이 바로 역지사지다. 네 처지만 네 생각만 하지 말고 상대편을 읽을 수 있는 참된 지식을 가지고 참된 하늘의 뜻을 담아내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는 말씀이다.죽어가는 어미를 생각하여 어미의 입속에 들어가 자기를 희생하는 미물인 가물치의 삶도 있고, 어미는 자기를 죽여 새끼를 먹여 살리는 연어의 모성애가 있음은 이런 것들을 보고 고기 만도 못한 어리석은 인간들에게 깨우치라 교훈을 주시는 것이다. 우리의 인생이 무지한 인생이라 하기에는 이 나라는 악(惡)이 너무도 강하다. 특히나 이 나라에서 역지사지(易地思之)의 삶이 너무도 아쉬운 세상이다. 내편이 아니면 아무리 좋은 상식도 뭉개버리고 자기들 만의 팬덤논리에 빠져 있다. 나와 함께 하지 않으면 모두가 적들이다. 누가 이런 권리를 그들에게 주었는가? 신이 사람을 조정한다고 서두에 말한 것처럼 시기 저주 핍박의 마귀가 들어가 말을 통해 일하는 것이다.역지사지(易地思之)! 네 글자이지만 하늘이 세상에 만들어 놓은 수 만 가지의 이치(理致)를 이제라도 잘 찾아 하늘에 뜻을 깨달아 인간 본연의 제정신을 가지고 태초의 선(하나님의 정신)을 찾아 악을 버리는 역지사지의 정신을 되새겨 보아야 할 것이 아니겠는가? 인조의 생각도, 선비의 생각도 또 우리 민초들의 생각도 모두가 역으로 생각해 보면 하늘이 내려준 교훈이요 삶의 지혜이기에 하늘에서 찾으라는 말이다. 역지사지로 말이다. 제발 정치도 사회도 경제도 종교도 국민들도 편 가르지 말고 상대편을 생각해 보는 역지사지의 정신이 가장 필요한 때가 지금 이 나라가 아닌가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