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사자성어로 전국대학교수들이 선택한 ‘과이불개(過而不改)’가 뽑혀 관심과 주목을 끌고 있다.교수신문은 2001년부터 매년 사회상이 담긴 사자성어를 선정해 발표하고 있다.`과이불개(過而不改)`는 `논어(論語)`의 `위령공편`에 처음 등장한다. 공자는 `과이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즉 "잘못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 한다"고 했다. 과이불개(過而不改)를 추천한 박현모 여주대 교수(세종리더십연구소 소장)는 교수신문에서 그 이유를 두가지로 들었다. 하나는 우리나라 지도층 인사들의 정형화(定型化)된 언행을 이 말이 잘 보여주기 때문이라고 했다. 여당이나 야당할 것 없이 잘못이 드러나면 `이전 정부는 더 잘못했다` 혹은 `야당 탄압`이라고 말하고, 도무지 고칠 생각을 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는 잘못을 고친 사례가 우리 역사 속에 있었는지 궁금했기 때문이다. 이 교수는 "조선왕조실록을 찾아보니 잘못(過)을 고쳐서(改) 좋은(善) 쪽으로 옮겨간(遷) 사례가 여럿 있었다"고 했다.
성군(聖君)으로 알려진 세종 역시 잘못한 일이 많았다고 한다. "세종이 잘못해서 후회한다고 말한 기록만도 『세종실록』에 10여 차례 이상 나온다"고 밝혔다. 사람은 맨 처음부터 완벽한 존재(存在)가 아니기에 어느 누구나 실수(失手)나 잘못을 저지를 수 있다. 물론 잘못이 어떠한 고의성(故意性)도 지니지 않았을 때 하는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잘못보다도 잘못한 이후의 책임(責任)과 반성(反省)이 더 중요하다고 볼 수 있다. 우리 국민들이 국회의원과 대통령에게 표(票)를 준 것도 어찌 보면 한 치의 실수(失手)나 잘못 없이 나라를 운영(運營)하라는 것이 아닐 것이다. 만일 그런 기대를 가지고 있다면 그건 맨 처음부터 불가능한 것이다. 나라를 운영하는 주체(主體) 또한 사람이기에 실수나 잘못은 항상 저지를 수밖에 없을 뿐만 아니라, 현재까지도 이전 정권(政權)에서 저지른 실수(失手)나 과오(過誤)로 인해 고통 받고 있는 사람들이 존재할 수도 있다. 만일 자신의 실수나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반성(反省)하지 않는다면 잘못은 계속 이어질 것이고, 결국 그런 나라는 모순(矛盾)과 불공정(不公正)이 가득한 나라가 될 수밖에 없다.잘못을 인정하고 반성하기 위해서는 우선적으로 자신의 선택과 행동에 대한 책임감(責任感)이 전제돼야 한다. 만일 자신의 선택(選擇)과 행동(行動)에 책임감 없이 잘못의 결과를 타인이나 다른 환경적(環境的) 요인의 탓으로 돌린다면 결코 진정한 반성(反省)은 이뤄질 수 없다. 지금 우리 대한민국은 이태원 참사와 같은 후진국형(後進國型) 사고가 발생해 두달이 다 되가도 아무도 책임지는 사람이 없다. 물가(物價)와 금리(金利)는 점점 올라가고, 고용시장(雇用市場)은 매우 불안정해 많은 국민들이 경제적으로 힘든 고통(苦痛)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여야 정치권의 행태는 민생(民生)은 없고, 당리당략(黨利黨略)에 빠져서 나라의 미래 발전보다 정쟁(政爭)만 일삼고 있다. 그러나 이와 같은 어려운 상황(狀況)에 누구하나 잘못했다는 사람도 없고, 책임(責任)지려는 사람도 없다.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謝過)하는 것이 용기있는 정치인(政治人)들이 할 일이다.무조건적으로 방어(防禦)하는 것은 순간적으로 넘어갈지 몰라도 결국은 부메랑이 될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왜냐하면 국민들이 더 이상 바보가 아니기 때문이다.이제 우리 대한민국이 선진국에 진입한 만큼 여야 정치권은 과이불개(過而不改)가 주는 교훈(敎訓)을 거울삼아 잘못을 고치고 다시 과오를 범하지 않는 솔선수범(率先垂範)하는 자세, 마음을 비우는 자세, 집단지성(集團知性)의 성찰에 의해 잘못을 인정할 줄 아는 공정(公正)한 사회(社會)를 우리국민들은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