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1월말, 전국에 매서운 한파로 체감 온도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졌다. 갑작스럽게 하루 만에 기온이 15도 이상 떨어진 것이다.기온이 영하 5도 아래 머물면 바람이 초속 1m 불 때마다 체감온도는 2도씩 낮아진다. 영하 7도인데, 바람이 초속 4m 정도 불면 영하 15도의 추위를 느끼는 셈이다.강원 대관령 영하 18도를 기록했고, 대도시도 대부분 영하 15도 안팎에 머물렀다.12월 이전에 한파경보가 내려진 것도 무척 이례적인 현상이었다, 지난 2021년도 10월에 한 번 내려진 적이 있고, 올해 11월에 내려진 게 2번째 기록이다.기상청은 12월 중반까지는 한기가 자주 남하하면서 지금처럼 강한 추위가 한두 차례 더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날씨가 갑자기 추워지자 집집마다 김장을 담그고, 난방준비를 하는 가정이 눈에 많이 띈다. 늘 오고가는 한해지만 올해는 유독이 힘들었던 해가 아니었던가 싶다. 코로나19로 빚어진 경기침체, 안전 불감증으로 빚어진 서울 이태원 압사사고 등으로 국민들 모두가 마음이 아팠고 그 여파는 국제경기 불황과 맞물려 국내는 더욱 침체의 길을 걸었다. 회복 중이기는 하지만 아직도 그 여파는 남아 여전히 기업운영과 서민들의 가계를 힘들게 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이웃을 돕는 나눔의 행사도 줄어들고 있다. 어려운 계층들이 춥고 긴 겨울을 나기 위해서는 사랑을 선물하고, 따뜻한 격려가 필요한 사람에게는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다정한 말 한마디가 큰 위로가 될 것이다.또 지치고 힘든 사람에게는 편하게 기댈 수 있는 어깨를 대주고, 칭찬이 필요한 사람에게는 정말 내 일처럼 함께 기뻐하고, 추운 한기를 훈훈하고 포근하게 데우도록 이웃이 힘을 써야 한다.지금은 한 해 동안의 힘들었던 사건과 사고를 잠시 뒤로하고 새해를 맞기 위한 마무리를 할 시기라고 본다. 아무리 힘든 시기를 보냈지만, 계속 힘들지만은 않을 것이라는 믿음을 우리 모두는 갖고 있다.‘얻고자 하는 욕심을 내기 전에 먼저 철저히 준비하라’는 말이 있듯이, 내년을 잘 맞이하기 위해서는 올해 철저한 준비가 있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사회의 가장 기초단위인 가족이 먼저 서로를 위로하고 힘을 모아야 한다. 지난 아픔은 앞날을 위한 준비과정에 불과하다. 아픔을 겪은 시인만이 감동을 주는 시를 쓸 수 있듯이, 뼈아픈 고통을 견뎌야 아름다운 무늬가 만들어진다. ‘시련의 시기에 주저앉지 말고, 적막의 날들 앞에서 허물어지지 말라’고 하지 않았던가.라면 1개로 하루를 버티며, 연탄 1장으로 하루를 보내는 힘든 이웃들에게 십시일반 정성을 모아 그들의 아픈 고통을 덜어주고 더불어 함께 살아가는 따뜻한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