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사회에서 이주노동자들은 젊은 데다 근로 의욕이 많아 공장 전체의 생산성을 끌어올리는 데 큰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런데 숙련공이 될 만하면 계약기간이 끝나 돌려보내야 하기 때문에 안타까울 때가 적지 않다고 중소기업체 관계자들은 말했다. 새 이주노동자를 받으려면 재충원 등록 절차를 밟는 데만 2~3개월이 걸려 인력 공백에 따른 생산 차질을 빚을 때도 잦다고 한다.중소기업 실태조사를 보면 제조업 생산직군에서 ‘지원자가 없어 고용에 어려움을 겪는다’는 업체가 70%에 달한다. 중소기업 사장들은 인력 확보의 어려움이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대기업에 비해 임금 및 복지수준이 낮아 젊은 인력이 취업을 꺼리는 탓이다.현재 우리나라에서 외국인 노동자는 100만 명을 훌쩍 넘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러나 그들과 직간접적으로 관계하고 있는 내국인 이해 당사자들을 포함하면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사회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단순히 그 숫자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구의 과소 성장과 고령화의 심화를 고려하고, 경제 성장의 필요성을 감안한다면 앞으로 외국인 이주 노동자의 비중은 더욱 커질 것은 명약관화하다. 프랑스는 6, 70년대 저출산으로 노동력이 감소하자 제국주의 시절 식민지였던 국가를 중심으로 이주 노동자를 대거 받아들이는 정책을 취했다. 이주 노동자들은 어엿한 프랑스 국민이지만, 인종에 근거한 사회적 차별 때문에 기존의 백인종 프랑스 주류 사회에서는 열외 존재였다. 그들에게 복지를 앞세워 프랑스 경제의 밑받침이 될 것을 요구했지만 정식으로 자국민으로서 합당한 대우를 하지 않은 것이다.어느 사회나 형식적으로는 아무런 흠이 없으나 실질적으로나 현실적으로는 흠을 가지게 마련이다. 좋은 사회, 좋은 국가란 바로 그런 흠을 가급적 줄이려는 노력을 하는 사회, 국가다. 프랑스 상황을 반면교사로 삼아 우리의 앞날을 생각해 보아야 한다. 인간은 타인을 도구로 생각할 수밖에 없다. 문제는 타인을 오로지 도구로만 여기는 것이다.프랑스가 이민자들을 오로지 도구로만 생각한 것은 아닐지라도 현재의 백인종 중심 사회는 그들을 이방인으로 몰아갔고 도구로만 대우한 셈이다. 1백만 이상의 이주 노동자가 존재하고, 한국인과 다른 민족과의 국제결혼이 성행하고 있는 시점에서 도구적 인간관을 깊이 반성해 보아야 한다. 외국인 노동자들이 한국에 돈을 벌러 오는 이유는 간단하다. 부지런히 일해 목돈 만들어서 잘 살아보겠다는 꿈을 안고 한국에 온 것이다. 중국인 노동자들이 아직도 한국에 유입되고 있는 이유는 아무리 중국이 세계 2위 경제대국이라 하지만 중국의 1인당 국민소득은 한국의 1/3 수준이기 때문이다.기능을 가진 인간을 요구하는 것은 시대적 요구다. 그러나 그런 측면만을 보려하고 인간 그 자체의 존재 가치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중소기업 인력난 대책은 이주노동자를 어떻게 수용할지의 문제라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