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는 문제가 생기면 그것에 대해 바로 말하기 시작합니다."여보, 여보. 큰일났어요"하고 서두를 꺼내지만 정작 남편이 들어보면 하나도 큰일이 아닙니다. 그래서 남편들은 “에이, 뭐 그까짓 거 가지고 그래” 하고 한마디로 일축해버리고 맙니다.그때 아내들은 자신의 말에 동조하지 않고 이해해주지 않는 남편을 야속하게 생각합니다. 그럴 땐, "무슨 큰일이오. 어디 한번 들어봅시다. 어, 그거 정말 큰일이네, 어쩌지... 그렇군.”하고 맞장구를 쳐주면, 최고의 남편이 되는 것입니다.옳고 그름을 가리기 전에 아내의 감정에 동조하려고 노력하면, 아내는 그 과정에서 이미 문제를 해결할 힘을 얻는 것입니다.하지만 남자는 여자와 다릅니다. 오히려 그 반대입니다. 남자는 문제가 생기면 말이 없어지고 혼자 생각하기 시작합니다.구조 조정으로 회사를 그만둔 중년의 회사원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그는 실직한 그날부터 말을 잃어버리고 자기만의 깊은 동굴 속으로 들어가 버립니다.별의별 생각이 다 들 것이며 걷잡을 수 없는 감정의 회오리 속으로 빠져 들어갈 것입니다.`청춘을 다 바쳐 일했는데, 이제 나이 들었다고 날 내쫓는구나` 하는 허탈감과 배신감, `젊었을 때 용단을 내려 좀 더 좋은 회사로 옮겼으면 좋았을 텐데` 하는 자기 회의, 자기 연민 등이 자꾸만 동굴로 그를 잡아끌 것입니다. `내가 이제 회사를 그만두면, 아내와 자식들은 어떻게 되나` 하는 불안과 수치감, 열등감 등등 온갖 감정의 덩어리들이 용암처럼 부글부글 끓어올라 일상적인 대화나 태도를 유지할 수 없습니다.이때 여자는 직관이 뛰어나기 때문에 남편에게 문제가 생겼음을 금방 눈치채고 자신의 의무인 양 접근하기 마련입니다. 아내에게 사랑의 언어는 염려와 배려 그리고 관심이므로 이렇게 얘기할 것입니다."여보, 회사에서 무슨 일 있죠?", "여보, 회사에서 그만두라고 그래요?”그래도 남편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넘어가지만, 이쯤 되면 아내는 확실히 알게 됩니다.그래서 내친김에 남편을 격려한다고 이렇게 얘기합니다."여보, 그까짓 봉급도 쥐꼬리만큼 주는 회사 때려치워요. 내가 포장마차라도 해서 꾸려갈테니 걱정 마시구요."아마 아내는 이렇게 얘기하면 남편이 감격해서 눈물을 흘리며, “여보, 고마워. 역시 당신뿐이야. 사실은 말이야..."하고 말해줄 거라고 기대하겠지만 천만의 말씀입니다."시끄러워!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웬 여자가 이렇게 말이 많아. 저리 좀 가!"대부분의 남자들은 놀랄 만큼 거친 말을 내뱉으며 격하게 반응합니다. 그때까지도 정리되지 않고 뒤엉켜 끊어대던 감정의 덩어리들이 용암처럼 분출하는 것입니다. 남편이 이렇게 나오면 돕기 위해 큰 마음 먹고 말했던 아내들은 큰 상처를 받습니다.남편이 평소와 다르게 입을 다물고 있으면, 잠시 그를 모르는 체 내버려두어야 합니다. 그런 상황에 처해 있는 남편에게 이야기를 강요해봤자 소용도 없고 오히려 싸움만 생길 수 있습니다.말하고 싶지 않은데 아내가 자꾸 물으면 그것이 심문처럼 느껴져서 남편은 더욱 침묵하게 됩니다.남편이 침묵할 때 아내가 기억해야 할 점은, 남편의 침묵이 아내에 대한 애정과 관계있다고 생각하지 말아야 한다는 점입니다.남편이 혼자만의 시간을 가진다고 해서 그것이 곧 아내가 귀찮거나 아내에 대한 애정이 식었음을 뜻하는 게 아닙니다.남편이 침묵하면 기다리십시오. 성경은 지혜로운 여인이 되라고 권면합니다.지혜로운 여인은 때를 아는 여인입니다. 말할 때와 기다릴 때를 아는 아내, 그 아내가 지혜로운 아내요, 사랑스러운 아내입니다.남편이 문제를 안고 자기만의 동굴 속에 깊이 들어가 있다면 아내는 남편이 안식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주고 남편이 하루빨리 그 동굴 속에서 빠져나오길 기도해야 합니다.남편은 어느 정도 문제 해결의 가닥이 잡히면 서서히 동굴로부터 빠져나와 말하기 시작합니다.그리고 자신을 믿으며 재촉하지 않고 변함없는 사랑으로 기다려준 아내에게 고마움을 표현할 것입니다.어머니 여러분, 당신은 축복의 통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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