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의 저자 홍자성은 “사람이 역경에 처했을 때는 둘러싼 환경 하나하나가 모두 불리한 것처럼 생각된다. 그러나 사실은 그것들이 몸과 마음의 병을 고칠 수 있는 힘이요, 약이 된다”고 했다. 경북 봉화군 매몰사고 광산, 지하 190m 갱도에 고립됐던 2명의 광부가 사고 열흘째인 221시간만의 기적적으로 생환했다. 이태원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진 상황에서 나온 기적의 생환 소식이었기에 전 국민은 진심으로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지난 4일 밤 광부가 갱도에서 스스로 걸어서 나오는 극적인 현장을 보면서 국민 모두는 박수를 치며 기뻐했다.구조 현장에 있던 가족들이나 구조대원 모두는 두 사람의 생환을 확인하고 “믿어지지 않는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두 사람은 광산 매몰로 고립된 이후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하루를 견뎌왔다면서 "두려움이 몰려올 때 불빛이 보였다"고 말했다.경북소방본부 한 관계자는 구조된 작업자들을 치료 중인 경북 안동병원 응급실 앞에서 5일 0시 25분께 기자들과 만난자리에서 “가지고 있던 커피믹스를 밥처럼 먹었다. 커피믹스가 떨어졌을 때는 암벽에서 떨어지는 물을 한 모금씩 서로 나눠 먹으면서 버텼다”고 했다.이어 “(갱도) 안에 있을 때 발파하는 소리도 다 들렸다. 이런 작업 소리가 나면 희망을 갖고, 또 안 들리면 실망을 하기도 했지만 서로 의지하면서 기다렸다고 했다”고 말했다. 덧붙여 “이렇게 구조하시는데 애써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하다”는 말도 전했다.보조작업자의 조카는 안동병원 앞에서 기자들과 만나 “삼촌이 저희가 예상한 지점이 아닌 사고 발생 당시 작업장 근처에서 다른 갱도로 탈출할 수 있는지 계속 수일간 헤매고 다녔다”고 했다. 조장 박 씨는 구조를 기다리며 주변에 있는 비닐과 마른 나무를 챙긴 뒤 안전한 곳으로 가서 천막을 치거나 모닥불을 피우고 지냈다고 가족들에게 설명했다. 이번 사고는 지난달 26일 봉화군 재산면 한 아연 채굴 광산 제1 수직갱도에서 펄(토사) 약 900t(업체 측 추산)이 쏟아지며 발생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태원 참사로 전 국민이 슬픔에 빠져 있을 때 봉화 광산에 매몰된 광부가 극적으로 살아난 것은 국민들에게 다시 일어서라는 희망의 신호일 수도 있다. 전화위복이라는 말이 있다. 재앙과 기쁨은 늘 우리의 삶에 함께 있다. 인간의 삶은 평생 동안 변화무쌍하기 때문에 한 가지 일에 지나치게 얽매여 일희일비할 필요가 없다. 어떤 불행한 일이라도 끊임없는 노력과 강인한 의지로 힘쓰면 불행을 행복으로 바꾸어 놓을 수 있다. 이태원 참사로 국민 모두가 힘들지만 광산에서 살아 돌아온 광부처럼 포기하지 않고 서로 의지하며 역경을 극복한다면 조만간 슬픔이 기쁨으로 바뀌는 기적을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