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이 울릉도로 향하자 울릉군 전역에 공습경보가 발령되었다. 하지만 사태파악이 늦어지면서 행정기관과 주민들이 큰 혼선을 빚었다. 함동참모본부에 의하면 북한은 2일 오전 8시 51분께 강원도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SRBM) 3발을 발사했다. 이 중 1발은 NLL 이남 26㎞ 지점 공해상에 떨어졌다. 강원도 속초 동쪽 57㎞, 울릉도 서북쪽 167㎞ 거리 해상이다. 울릉군 지역에는 한 번도 공습경보가 내려진 적이 없어 오전 8시 55분께 공습경보 사이렌이 울리자 혼란이 온 것이다. 실제 상황이었다면 큰 피해를 입었을 것은 불을 보듯 뻔하다. 1980년대 매달 1번씩 민방위훈련을 진행하면서 연간 30시간을 받았던 민방위 교육은 2000년대 들어 1~4시간으로 단축됐고, 코로나 사태를 거치며 훈련이 사라졌다. 그동안 북측에 대한 비상경계가 소홀해지면서 훈련에 익숙하지 않은 주민들은 혼란에 빠질 수밖에 없었다. 울릉군 주민인 이모 씨는 “사이렌이 울리고 20분 동안 별다른 방송도 없었다. 공습경보가 울리고 군 재난안전과장도 모르고 있더라”며 “해군부대에 있는 지인을 통해 공습경보라는 걸 알았다”고 말했다.울릉군청 관계자는 “공습경보는 중앙민방위통제센터에서 자동으로 울렸다"며 "중앙부처에서 안전문자나 전달이 없어 상황 파악하는 데 시간이 걸렸다”고 해명했다.울릉군은 이날 오전 9시 19분께 ‘울릉군 알리미’를 통해 주민들에게 지하시설로 대피 할 것을 통보해서 `늑장 통보`란 비난을 받고 있다.울릉알리미는 미사일은 이날 오전 8시 51분께 발사됐지만 문자는 이날 오전 9시 19분께 20분이나 늦게 발송됐다.울릉군 사동 홍모 씨는 “울릉군이 알리미로 지하로 대피하라고 하는 데 울릉도에는 지하 대피소가 없다. 울릉군청에는 대피소가 있어 대피할 수 있지만 주민들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 모른다”며 “소방서도 사이렌 소리가 왜 울리는지 알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공습경보에 울릉도를 출항하던 정기여객선이 긴급 회항하거나 지연 출항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에 발령했던 공습경보를 오후 2시부로 해제하고 경계경보로 대체했다. 북 미사일 공습경보에 울릉군 주민 모두가 혼란을 겪었지만 이는 울릉도만의 문제 아니다.북 미사일이 고장 등으로 통제에서 벗어났다면 울릉도를 덮칠 수도 있는 아찔한 상황이었다. 앞으로 북한의 미사일 표적은 남쪽의 어디로 향할지 모른다.울릉군에서 벌어진 혼란이 되풀이돼선 안 된다. 정부는 지금부터라도 민방위 훈련을 강화해 북의 미사일 공습에 피해가 없도록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