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영열ㆍ전차진기자]서울시 이태원의 150여 명의 심정지 압사 사고 발생 여파로 도내 각 지자체별 축제와 행사들이 줄줄이 취소되거나 축소 개최되는 가운데 지자체 지원 할로윈축제 개최가 과연 적절한 것인지에 대한 비판 여론이 증가하고 있다. 이는 곧 지자체가 나서 무분별한 외국 문화 유입에 앞장서서는 안 된다는 지적 때문이다. 지자체 주도 할로윈축제 개최를 반대하는 시민과 단체들은 “지자체가 지방재정을 투입할 정도로 시민 공감대가 크거나, 지역발전을 위해 장려해야할 정도로 할로윈행사가 가진 문화적 가치가 커다면 모르겠지만 축제의 기원이나 의미가 크게 왜곡돼 있고 그렇게 건전하지도 않다는 평가가 나온 지금, 민간 차원이 아니라 지자체가 경쟁적으로 나서 외국 문화 유입에 재정 투입을 추진하는 것은 재고(再考)되야 마땅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최근까지 추진 됐던 할로윈 관련 지역 축제들은 안동시의 `할로윈 in Andong`, 경산시의 청년희망공작소 할로윈 페스티벌, 경주엑스포 할로윈 축제, 영천시의 헬로-윈 청년페스티벌, 구미시의 제1회 구미푸드(할로윈) 페스티벌 등으로 대부분의 지자체들이 4천~9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행사를 기획했다. 특히 지난 2006년 ‘한국 정신문화의 수도 안동’이라는 슬로건을 선포하고 지난 16년간 한국의 전통과 고유의 가치라는 브랜드를 성실히 구축해 왔던 안동시마저도 이러한 시류에 편승하려한 것인지 6천만원의 예산을 들여 ‘할로윈 인 안동’ 행사를 개최했다. 할로윈 행사 개최와 관련, 안동시 관계자는 “구도심의 활성화와 지역경제 활성화 차원에서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고 밝혔다. 안동을 비롯한 도내 지자체들의 할로윈행사 개최 주된 목적이 대부분 지역경제 활성화와 볼거리 즐길거리 확대를 통한 관광객 유치가 주된 목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지역문화와는 전혀 관련성이 없지만 일단 뭔가 새로운 시도를 통한 돌파구를 마련해 보고자하는 노력으로 보인다. 할로윈 행사를 전혀 가미하지 않고서도 지역 특성을 살려 지역축제를 상황리에 추진한 지자체도 있다. 칠곡군은 6.25전쟁의 격전지란 이미지를 살려 ‘호국평화의 도시’라는 슬로건을 만들어 칠곡군을 홍보하고 있다. 지난 10월 28~29일 양일간 칠곡군은 낙동강 주변공원에서 육군 제2사령부와 함께 ‘제13회 낙동강지구 전투전승행사’를 개최했다. 이날 행사에는 평소 접할 수 없는 군 장비 전시와 백선엽 장군을 기리는 장군 국밥, 군생활을 추억하는 건빵 등 호국 음식들을 선보였다. 이와 함께 시내 행사로는 왜관시장 먹거리장터를 활용해 ‘힐링페스티벌’을 개최, 저녁시간 많은 군민들이 모여 다양한 공연과 각종 문화 전시를 관람하며 즐겁고 의미있는 시간을 보냈다. 영주시도 영주사과축제와 함께 선비 도시 캐릭터를 활용한 선비세상 K-도깨비 파티 `선비와 도깨비의 한판승부` 축제를 개최, 지역을 알리는데 힘썼다. 도내 각 지자체에서 이뤄지는 할로윈축제가 문제가 되는 것은 지자체가 주도적으로 할로윈 축제를 주최하거나 행사를 지원해 주고 있다는데 있다. 근래 우리나라의 할로윈 행사는 국내에 들어온 외국인들과 영어학원에서 주최하는 것이 대부분이었고 이마저도 외국 문화에 대한 이해를 돕고자하는 차원에서 이뤄졌다. 그러나 이러한 것들이 점차 확산되기 시작해 민간차원에서 널리 퍼져가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현재 할로윈은 ‘죽은 자들의 날 기념’의 의미로 전 세계에 전파되고 있다. 그러나 그 기원은 AD 600년께 크리스천 성인(聖人)들을 추모하고 기념하는 날로 시작됐다. 이후 교황 그레고리 3세가 이교도(켈트족)의 (죽은 자의 영혼을 부르고 악령을 달래기 위해 동물 등을 희생 제사) 의식을 없애고자 11월 1일로 기념일을 옮겼고 그 전날 밤인 10월 31일을 ‘All Hallow´s Even`라 불렀다. 당시 Hallow는 거룩, Even은 저녁을 의미하는데 오늘날 Halloween으로 자리 잡은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 이뤄지는 할로윈 의식은 과거 이교도의 악령 의식이 미묘하게 혼합돼 기괴한 기념일로 재탄생됐다. ‘죽은 자를 불러와 위로하는 날’, ‘사탄 숭배의 날’로 변질, 10월 중순부터 수많은 귀신 영화들이 쏟아지고 동물 희생, 어린이 납치, 희생이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바른문화지킴이연대 등 일부 시민단체들은 “할로윈축제는 인신제사에서 유래된 것이라 결국 아이들에게 폭력성과 잔인성을 심어줄 뿐이라며 우리 사회에서 근절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심리학자들도 “사람마다 뇌의 특정영역의 활성화 수준은 다르다. 어린이들은 물론 성인이 감당하기 너무 큰 두려움은 장기적으로 정신적 고통과 기능장애로 이어질 수 있다”고 밝혀 할로윈 공포에 대해 주의를 기울여야 할 것을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