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와 남자는 너무 다릅니다. 대화할 때도 너무 다른 차이가 있습니다. 남자는 요점을 정리해서 말하기를 좋아하며 직접화법을 쓰길 좋아하지만, 여자는 설명하며 말하기를 좋아하고 간접화법을 쓰길 좋아합니다. 언젠가 남편과 함께 지방에 가는 길이었습니다.산길은 고요하고 평화스러웠습니다. 아름다운 경치가 계속 이어졌고 간혹 작고 예쁜 카페들도 눈에 띄곤 했습니다. 길이 좁고 꼬불꼬불해서 조심스럽게 운전을 하고 있는 남편에게 내가 물었습니다."여보 커피 마시고 싶지 않아요?"온통 구부러진 길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남편은 내 얼굴은 쳐다보지도 않고, “아니, 별로 생각 없어" 라고 말하고는 계속 차만 몰았습니다.남편은 한참 달린 후 조금 편안한 길이 나오자 그제야 힐긋 내 얼굴을 보더니, "당신 왜 그래요? 어디 아프오? 아니면 기분 나쁜 일이라도 있소? 갑자기 왜 그래요? 화가 난 것 같구려.우리 커피 한 잔씩 합시다.""아니오, 화 안 났어요. 누가 화났대요? 커피 마시고 싶으면 당신 혼자 마셔요."대답은 화가 나지 않았다고 말하지만 내 목소리는 냉랭했다.남편은 “여보 도대체 무슨 일이오? 내가 뭐 당신 기분을 상하게 한 일이라도 있소? 커피를 마시자고 해도 혼자 마시라고 하고....”"아까 내가 마시자고 얘기할 때는 들은 척도 하지 않더니, 이제 당신이 마시고 싶으니까 마셔야 해요? 마시고 싶으면 혼자 마시면 될 거 아니에요?" 나는 날카롭게 쏘아붙이고는 고개를 홱 돌렸습니다.내가 남편에게 커피 마시겠냐고 물어 본 것은, 단순히 커피가 아니라 지나가는 길에 분위기 좋아 보이는 카페가 몇 군데 있으니 그곳에서 남편과 다정하게 커피를 한 잔 마시고 싶다는 얘기였습니다.하지만 남편은 그런 나의 마음을 알아채지 못했던 것입니다.남편은 "여보 커피가 마시고 싶으면 마시고 싶다고 얘기하고, 경치를 구경하고 싶으면 세워달라고 직접 얘기를 해야지, 돌려서 이야기 하니 내가 무슨 독심술사도 아니고 어떻게 아오?" 라고 했습니다.이런 일이 있을 때마다 나는 남편에게서 사랑을 받지 못한다고 느꼈습니다. 왜냐하면 그런 남편의 태도에서 나를 존중하지 않는다고 느끼게 되기 때문입니다. 남편은, "당신과 이야기 하다 보면 가끔 나까지 이상해지오. 당신은 왜 그렇게 생각 하는지 난 정말 잘 모르겠소. 도대체 당신이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그걸 알 수가 없소.”여자의 이야기를 듣고 남자가 화를 내는 것은 이야기하는 여자의 관점을 이해하지 못했기 때문이지 여자의 잘못이 아닙니다. 이해의 길은, 이해하고자 하는 사람에겐 열려 있으며, 이해하고 못하고는, 듣는 사람의 몫입니다.이야기를 할 때 반드시 이치에 맞는 말만 할 수는 없습니다. 이야기 속에는 감정이라는 것이 포함되어 있는데다가, 사실 감정은 논리적으로 사리에 딱딱 맞기 어려운 것입니다.남편들은 아내의 이야기를 듣다가 자신과 생각이 다르다고 해서 기분 나빠하거나 아내를 비난해서는 안 됩니다.아내의 생각과 자신의 생각이 다르다고 해도 이해하고 공감하려고 노력해야합니다. 이해하기 어렵더라도 말을 막지 말고 아내가 이야기를 다할 때까지 천천히 들어주는 훈련이 필요합니다.그러고 난 뒤 “내 생각은 이런데...” 라고 말하면 됩니다.아내는 자신의 주장을 강요하다가도 남편이 열심히 경청하고 이해하려고 노력하는 것이 느껴지면 나중에 남편이 하는 말을 받아들일 수 있는 마음의 준비를 하게 됩니다.남자는 직접화법을 즐기고 필요한 말만 주로 하는 반면에, 여자는 간접화법을 즐기며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위해 주변의 이야기들을 끌어들이는 편입니다.이렇게 서로의 차이를 알고 이해하는 것, 그것이 관계의 성숙도입니다.행복의 지름길은 서로의 차이를 없애는 것이 아니라 그것을 인정함으로써 가까워지는 것입니다.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면 이해가 싹트지만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지 않으면 오해가 싹트게 되어 있습니다.그리고 바로 그러한 오해가 갈등의 원인을 제공합니다.어머니 여러분, 당신은 축복의 통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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