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5일 SK 판교 캠퍼스 화재로 카카오 서비스에 장애가 발생해 나라 전체가 혼란을 겪었다. 이에 금융감독원이 카카오 금융 계열사의 비상 대응이 적절했는지 점검한다고 한다. 장시간 서비스 먹통으로 대형 금융사고가 생긴 것은 아닌지 확인하자는 것이다.17일부터 카카오뱅크, 카카오페이, 카카오증권 등 카카오 금융계열사를 대상으로 금감원은 화재 이후 비상사항을 점검한다.금감원은 16일까지는 카카오 장애 사태에 따른 금융 계열사들의 전산 거래 상황 파악에 주력했다. 17일부터는 화재 사태 이후 카카오 금융계열사들의 대응에 문제가 없었는지 확인한다.
카카오 금융 계열사들이 화재로 전산센터에 문제가 생긴 지 시간대별로 어떤 대응을 했는지를 파악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화재 사태 이후 카카오뱅크는 카카오톡을 통한 간편 이체(1일 100만원 한도)가 일부 작동하지 않았다. 카카오페이는 송금 및 결제 서비스가 중단됐다가 순차적으로 정상화됐으며, 카카오톡과 연계된 인증 서비스, 상담 서비스, 송금 알림 톡 등에서 장애가 이어졌다. 카카오증권은 판교에 위치한 주전산센터 관련 데이터 처리를 가산디지털단지의 재해복구센터로 옮겼다.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 사태로 카카오 금융계열사에서는 카카오톡과 연계되는 서비스와 인증 서비스 등이 정상적으로 작동하지 않는 상황이 발생했다”면서 “이런 유사한 서비스와 연계돼 영향을 받는 모든 금융사도 비상 대응계획을 재점검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국민 메신저’라는 카카오톡의 서비스가 장시간 중단되는 사고가 발생한 것은 출시 12년 만에 처음이다. 직접적 원인은 15일 발생한 SK C&C 판교 데이터 센터 화재로 안전상의 이유로 데이터 센터의 전원을 차단하면서 연쇄적으로 문제가 생겼다. 카카오톡과 다음 외에도 카카오T, 카카오맵, 카카오페이 등 이 회사 계열의 주요 서비스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단순히 일상의 불편을 넘어 경제적인 피해까지 속출했다. 월 사용료 3만9천 원을 내고 카카오T 앱을 사용하는 택시 기사들은 손님을 받지 못했고, 자영업자들은 결제 시스템 불통으로 영업에 차질을 빚었다. 그동안 카카오톡 서비스 오류가 수시로 발생했는데도 땜질식 처방에만 급급해 결국 이런 일까지 생긴 것은 아닌지 의심이 든다. 카카오는 “이례적 상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단순 화재에 서비스가 마비될 정도라면 대비 태세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었다고 본다. 카카오톡은 모든 국민이 이용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문제는 사태를 빨리 수습한 후 재발을 막을 근본 대책이 있어야 한다. 아울러 이를 계기로 인터넷 생태계의 데이터 관리사고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도록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