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1841~1905)과 관원 일행은 청나라 간섭 속에서도 1888년 1월 미국 워싱턴 D.C.에서 상주 공사관을 열고 독자외교를 펼치고자 노력했다.
이처럼 고립에서 벗어나 근대로 나아가려 했던 조선의 노력을 보여주는 특별전 `갓 쓰고 미국에 공사 갓든 이약이`가 14일부터 12월13일까지 국립고궁박물관에서 열린다.이번 특별전에서는 국립고궁박물관이 한·미 수교 140주년을 기념해 최근 국가등록문화재가 된 관련 기록물들을 다양한 전시를 통해 선보인다.
특히 이번 전시의 출품작 `주미조선공사관 관련 이상재 기록`은 지난 5월 국가등록문화재로 등록된 `미국공사왕복수록`과 `미국서간`으로 구성된 기록물이다.1887년 미국 주재 외교 사절로 파견됐던 초대 주미전권공사 박정양을 수행했던 이상재(1850~1927) 서기관은 당시 주미조선공사관에서의 업무와 생활을 기록했다.해당 기록물울 소장한 국립고궁박물관은 "이번 전시는 두 기록물과 관련 자료를 종합적으로 구성해 주미공사 박정양과 공사 관원 일행이 펼쳤던 초기 외교 활동을 살펴보는 자리"라고 13일 밝혔다.이어 "전시 구조물과 그림 요소 등을 곳곳에 활용해 관람객이 마치 주미조선공사관에 실제로 방문한 듯한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연출한 것이 특징"이라며 "주제별 일화 형식으로 만든 만화 영상을 배치해 관람객이 내용을 쉽게 이해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가 고립에서 벗어나 근대로 나아가던 시기 박정양 공사와 이상재 서기관 등 그 일행의 외교적 노력을 관람객이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이번 전시는 1882년 조미수호통상조약 이듬해에 조선이 답례로 미국에 파견한 외교 사절 보빙사의 활동 소개로 시작된다. 관련 유물과 함께 당시 보빙사가 통역에 어려움을 겪던 상황과 신문물인 전기를 처음 본 모습을 담은 영상이 공개된다.워싱턴 D.C.에서 촬영된 `초대 주미공사 박정양 일행 사진`, 수행원이자 서화가 강진희가 최초로 그린 미국 풍경 `화차분별도`, 고종과 순종 탄신일 기념을 위해 그렸던 `승일반송도`와 `삼산육성도`도 선보인다. 박정양이 남긴 기록을 정리한 `죽천고`도 전시된다.
공사관 집무실 정당(正堂)과 접견실 객당(客堂) 내부도 연출되어 있다.특히 객당으로 꾸민 별도 공간에서는 관람객이 벽난로 앞에서 1여 년간 자주 외교를 펼치려고 분투한 박정양 공사 일행의 이야기가 담긴 영상을 감상할 수 있다. 공사관 도장을 찍으며 공사 관원 업무도 체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