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자가 근무하는 구룡포청소년수련원에서는 지난 9월 말과 10월 초에 “청소년 자연에서 호연지기를 기르다”라는 주제로 포항 관내 사회적 배려대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캠프를 진행하였다. 참가한 청소년들은 대자연의 숲속에서 또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공동체 의식을 키우는 시간과 자연의 소중함을 느끼는 시간, 숲 트래킹을 하면서 채취한 나뭇잎과 풀잎으로 손수건에 자연색 그대로 염색하는 활동, 그리고 점심을 친구들과 김밥과 샌드위치를 만들어서 나누어 먹는 시간들을 가졌다. 하지만 이런 활동을 하면서 구룡포청소년수련원이 의도한 대로 참가한 청소년들의 호연지기는 길러졌는지, 길러진 호연지기가 청소년이 살아 가는데 얼마나 도움이 될 것인지, 이러한 호연지기가 인생의 어느 경로에서 작용하여 도움이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리고 살아가는데 길러진 호연지기가 무엇인지도, 얼마만큼인지도, 어떻게 사용되는지도 모른 채 그냥 살아갈 수도 있다. 그럼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무엇일까? 호연지기(浩然之氣)가 무엇이고, 어떻게 또는 무엇에 좋길래 청소년기에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길러야 한다고 옛 선인들부터 그렇게 이야기를 해왔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확실한 것은 호연지기(浩然之氣)는 형체를 확인할 수 없으며, 특히 요즘 청소년들에게 형체가 없는 이것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지 대해서는 필자 또한 고민이 깊다. 호연지기(浩然之氣)에 대하여 맹자가 했던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중국 주나라 춘추전국시대 때 맹자의 제자 공손추가 “감히 여쭙는데 선생님께서 잘하시는 것이 무엇입니까?”라고 질문을 하니 맹자 말하길 “나는 말을 잘 알며(知言), 호연지지(浩然之氣)를 잘 기른다.”라고 하였다. 이에 공손추가 “감히 묻건대, 무엇을 일러 ‘호연지기(浩然之氣)’라고 합니까? 라고 다시 물으니 맹자가 말하길 ”말하기가 쉽지 않구나. 그 기운 됨이 지극히 크고 강대하니, 바르게 배양하여 상하게 하지 않으면, 천지 사이를 가득 채우게 된다. 그 기운 됨은 정의(義)와 짝을 이루고 진리(道)와 함께하는 것이니, 이것(정의와 진리)이 없으면 호연지기도 굶주리게 된다. 호연지기는 정의로움(義)을 축적하여 생겨나는 것이고 정의(義)는 불시에 바깥에서 취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니 행하고서 마음에서 ‘양심의 뿌듯함’이 생겨나지 않는다면 호연지기도 굶주리게 된다.“고 하였다. 이와 같이 ‘호연지기(浩然之氣)’를 다시 풀이해 보면 ‘호연’은 넓고 큰 모습을 의미하고 ‘호연지기’는 크고 넓게 즉 왕성하게 뻗친 좋은 기운이라는 뜻으로 이야기된다. 청소년기는 생애 발달 주기에서 아동기에서 성인으로 넘어가는 과도기적 시기이며, 이 시기에 완전한 성인으로서의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시기이다. 이러한 성인의 역할을 배우고 준비하기 위하여 교육이란 것이 필요하며, 교육은 지(知)·덕(德)·체(體)를 골고루 겸비한 사람으로 육성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 여기서 덕(德)이 ‘호연지기’에 해당하는 것으로 여겨지며, 이러한 덕(德)을 기르기 위해서 가장 적합한 교육이 청소년수련활동이다. 청소년수련활동이란 청소년이 청소년활동에 자발적으로 참여하여 청소년 시기에 필요한 기량과 품성을 함양하는 교육적 활동으로서 청소년지도자와 함께 청소년수련거리에 참여하여 배움을 실천하는 체험활동으로 6가지의 핵심역량을 개발하는데 목적을 두고 있다. 청소년활동을 통하여 기를 수 있는 핵심역량으로는 첫째는 새로운 관점으로 문제를 바라보고 주제와 원칙에 따라 배움으로 연결하는 ‘비판적 사고 능력’, 둘째는 생각과 질문, 아이디어와 해결 방법을 공유하는데 필요한 ‘의사소통 능력’, 셋째는 하나의 공동 목표를 향해 여러 명의 재능과 전문지식을 합치는 ‘협업 능력’, 넷째는 혁신하고 발명하는 것처럼 기존의 것을 새로운 방식으로 접근하는 ‘창의적 능력’, 다섯째는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정확하게 인식하고 자신의 불편한 감정을 조절하고, 타인과의 갈등을 긍정적으로 해결하며 좋은 관계를 맺어나가는 ‘사회정서 능력’, 여섯째는 평생에 걸쳐 빠르게 변화하는 직업 환경에 유연하게 적응하고, 개인의 흥미와 적성을 바탕으로 다른 사람과 차별화되는 독특성을 개발하여 자기 주도적 및 창의적으로 자신의 진로를 개척·설계·실행하는 ‘진로 개발 능력’이 있다. 이러한 핵심역량을 기르기 위하여 청소년활동에 참여함에도 다양한 그리고 무한한 도전의 환경에 부딪히게 된다. 청소년기는 먼저, 신체적·생리적 변화에 따른 많은 혼란과 갈등을 경험하게 되는데 이러한 경험도 도전의 환경이고, 적응에 필요한 다양한 시도와 시행착오도 도전의 환경이다. 그리고 정서적 변화에 따른 부모로부터의 정서적 독립은 더 다양하고 무한한 도전의 환경에 직면하게 된다. 이러한 도전적인 환경을 회피 또는 도피하지 않고 이러한 환경과 부딪히면서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할 필요가 있다. 성공은 성공을 통하여 얻는 자신감을 기를 수 있고, 실패는 실패에 대하여 두려워하지 않고 다음 도전 대상이 있으면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실패내성을 기를 수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낯선 환경에 직면하더라도 이러한 환경에 도전하고 새로운 것에 모험을 즐길 수 있는 청소년활동이야말로 청소년기에 꼭 필요한 것이며, 이러한 청소년활동의 다양한 프로그램을 통하여 청소년기 핵심역량을 함양할 수 있으며, 나아가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를 수 있다. 이도준의 ‘내가 꿈을 이루면 나는 누군가의 꿈이 된다. 는 책에서 읽은 도전에 대한 이야기를 간단히 소개하고자 한다. 콜럼버스는 어느 파티에서 자신을 헐뜯는 사람의 이야기를 들었다. “신대륙 발견이 무슨 대단한 일이라고 저렇게 야단들이람. 그저 배를 타고 서쪽으로 가기만 하면 되는 일 아닌가.” 듣고 있던 콜럼버스가 그 사람에게 말했다. “그럼, 이 달걀을 한번 세워보게나. 만약 자네가 이 달걀을 세울 수 있다면 오늘 술값은 내가 전부 사겠네.” 그러자 사내가 온갖 방법을 이용해 달걀을 세우려고 애를 썼다. 옆에서 그 광경을 흥미롭게 지켜보던 손님들도 달걀을 세우려고 했지만 전부 실패했다. “그럼 자네는 이 달걀을 세울 수 있는가?” 사내의 말에 콜럼버스는 주저하지 않고 달걀을 탁자 모서리에 쳐서 깨뜨렸다. 그리고는 탁자 위에 깨진 쪽이 밑으로 가게 해서 달걀을 세웠다. 그러자 그 사내가 말했다.
“하하하. 그렇게 세우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네.” 콜럼버스가 말했다. “맞아. 누구나 할 수 있지. 하지만 내가 이렇게 달걀을 세우기 전까지 자네들은 이 방법을 몰랐네. 신대륙 발견도 마찬가지일세. 내가 그곳을 발견하기 전까지는 누구도 도전하려고 하지 않았지. 그게 자네들과 나와의 차이일세.” 이상과 같이 청소년기에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른다는 것은 낯선 환경에 대한 도전과 모험이 필요하다. 이러한 도전과 모험을 두려워하지 않고 시도해 보는 것이 중요하고, 청소년지도자는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청소년이 시도한 것에 대하여 응원하고 지지를 해 주어야 하며, 이러한 응원과 지지 속에 청소년들은 더 다양한 환경에 도전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