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옵-타이포그래피’는 기하학적 형태나 색채의 장력(張力)을 이용하여 시각적 착각을 다룬 추상미술의 장르인 `옵아트`(Op art)와 미적 가치를 위하여 글자(타입)를 이용한 모든 디자인을 일컫는 `타이포그래피`(Typography)가 합성된 용어이다.    경북과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인 유영옥 교수는 박사학위 논문 《옵-타이포 그래픽의 조형적 기능성에 대한 연구》를 통해 한글의 자음을 이용한 옵-타이포그래피를 조형화 했다. 아름다운 한글의 기하학적 형태와 회화적 이미지가 함께 어우러진 이번 작품들은 시각예술이 갖는 조형성을 더욱 부각하고 있다. 회화적 기법을 통해 한글의 조형성을 착시와 색의 중첩으로 극대화한 회화적 옵아트로 한글의 아름다움을 표현한 회화작품들이 선보인다.옵아트는 구성주의적 추상미술과는 달리 사상이나 정서와는 무관하게 원근법상의 착시나 색채의 장력(張力)을 통하여 순수한 시각상의 효과를 추구한다. 그리고 빛·색·형태를 통하여 3차원적인 역동적인 움직임을 보여준다. 옵아트의 한 작가는 “색과 형의 정적인 힘을 극적인 것으로 변화시켰고 동적인 심리 반응을 통해 눈의 활성화를 도모 한다.”고 하였다. 그러나 사고의 세계와는 거의 관련이 없고 오로지 시각의 착각을 유도하여 수수께끼를 즐기는 것에 불과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런 관점에서 회화적 이미지를 극대화하는 그의 작품은 기존 타이포 작품들과는 차별성을 보이고 있다.이번 전시의 개념은 순수 회화와 디자인의 경계선을 느슨하게 완화시키고자 하는 시도이며, 지난 1월 개인전 “아름다운 한글전”을 발표하면서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위트와 유머가 회화로 표현되었다. 작가가 추구하는 미의 본질은 복합적인 융합이며 그것의 정화에서 오는 새로운 부산물이다. 이번 개인전은 객관적이고 구조적인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회화의 세분화된 서정적 감성으로 투영 시키고자 했으며, 지극히 구체적인 규칙을 요구하는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속성을 뿌리고 흘리는 움직임 등의 추상 회화적 기법을 통해 첩첩으로 중첩시켜 회화로 표현하고자 한다. 이번 개인전은 작가의 용기와 선택으로 4각의 캔버스에 한글 타이포그래피의 아름다운 회화적 감성을 전달한다.계명대학교 시각디자인전공 임헌우 교수는 “유영옥의 작업은 이분법적 분류로는 해석되지 않는다. 타이포그래피라는 디자인적 문법을 따라 가다 보면 어느덧 순수회화의 자유로운 격정과 마주하게 된다. 캔버스에 출력한 스케치 위에 아크릴 물감을 덧칠해나가는 작업 방식 또한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방식을 넘나든다. 한글 타이포그래피를 유추해볼 수 있는 단서를 남기고 화면은 급격하게 해체되는데, 이는 또한 구상과 추상의 영역을 통합하는 방식으로 화면에 집적된다. 이는 미의 본질은 복합적인 융합이라는 작가의 신념과 맞닿아 있다. 창조성은 경계에서 시작된다. 유영옥의 작업은 그 경계에서 견고한 이분법의 영역을 부단히 해체하려는 시도들로 가득하다. 그래서 뜨겁고, 동시에 차갑다. 디자인적이자 회화적이고, 구체적인 동시에 추상적이다.”라고 평가하고 있다.올해 8월 ‘한글 자음의 순수한 발성과 음성’을 사용하여 표현한 현대음악공연이 대구문화예술회관과 서울 JCC 아트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작가 유영옥의 작품에 영감을 받아 작곡된 《한글1》, 《즉흥연주1》 등 작품에서의 중첩된 한글 이미지를 현대음악의 다양한 요소인 즉흥적이고 미니멀리즘적인 어법을 사용해 연주하고 있다. 현대 재즈의 섬세하고 화려한 연주를 추구하는 재즈 기타리스트 김정식의 프로듀싱 아래 괴물이라 불리는 재즈 보컬리스트 전송이의 탁월한 음악성과 클래식과 재즈의 정점을 찍는 조윤성의 독보적인 피아니시즘이 만나 《한글, 즉흥연주》라는 한국 재즈의 의미있는 작품이 탄생하였다.   이들 연주자들은 버클리 음대 동문들로 현재 경북과학대학교 뮤직프로덕션과 학과장이며, 재즈기타리스트 김정식과, 재주피아니스트 조윤성, 재즈보컬리스트 전송이며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재주연주자들이다. 이번전시에서 지난 공연영상도 함께 마련된다.작가 유영옥은 한국디자인트랜드협회 이사이며, 대구시각디자이너협회 부회장으로 활동 중이며 현재 경북과학대학교 교수로 재직 중이다. 2000년부터 현재까지 11회의 개인전을 개최하며 국내외 그룹전에 다수 참여하기도 했다. 지난 2019년에는 ‘Emoticon 2019`라는 제목으로 제9회 유영옥 그래픽전을 가진 바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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