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물가로 생필품을 비롯한 물가가 상승하고 있는 가운데 유독 쌀값만 폭락해 국가의 근본인 농업이 흔들리고 있다.지역 농민들은 쌀 풍년이 예상돼도 가격 폭락으로 웃을 수 없는 지경이 됐다.국내 쌀값은 45년 만에 최대 하락 폭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15일 20㎏ 기준 4만2522원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 5만5630원에 비해 23.5% 급락했다. 반면, 지난달 말 기준 쌀 재고량은 48만6000톤으로 지난해 28만톤에 비해 70%가량 늘어났다. 올 햅쌀이 나올 경우 가격의 추가 폭락은 불가피한 상황이됐다.가격 폭락이 지속될 경우 지역농협들도 올해 햅쌀 수매에 소극적으로 나설 수 밖에 없을 것이다이에 대해 `쌀값 대폭락` 전국 도지사 공동성명 발표에서 이철우 지사는 "쌀값이 껌값보다 못하다. 10분의 1 수준도 안 된다"고 일갈했다.실제로 한 제과회사에서 생산하는 껌 `더자일리톨`은 122g 1봉지 가격이 2980원이며, 이를 80kg으로 환산하면 195만4098원이다.비료와 농자재 가격은 연일 오르고 있으나, 쌀값은 연일 폭락하고 있어, 농업인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참다못한 농민단체들은 “가파른 물가 상승에도 쌀값만 폭락한다”며 정부에 특단대책 마련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있다.지난 21일 상주시농민회와 상주시여성농민회는 상주시 내서면 능암리에서 ‘쌀값보장 촉구 상주시 농민 결의대회’를 열고, 안타깝게도 수확을 앞둔 나락논을 갈아 엎었다. 농민회와 여성농민회는, 이날 며칠 후면 수확할 누렇게 여문 나락(논) 2천㎡를 트렉터로 갈아 엎으며, 쌀값 폭락에 대한 강한 분노를 표출했다. ‘나락논 갈아엎기’는 전북, 전남, 경남지역에 이어 경북에서는 처음으로 상주와 의성에서 동시다발로 진행됐다. 결의대회에 참가한 농민들은 “쌀값은 농민값이다. 2021년 재고미 정부가 전량 격리하고 책임져라”, “밥 한 공기 300원 보장하라”, “쌀값 폭락의 진짜 주범, 쌀 수입 전면 중단하라”고 외쳤다. 또한 “신곡 출하전 구곡 시장격리, 쌀수입 금지와 수입쌀 밥쌀용 방출금지, 정부의 비축미 추가확보와 양곡관리법 개정”을 강하게 요구했다. 농민들은 쌀값 하락의 주원인이 쌀 소비량의 감소가 아니라 정부의 ‘저율관세할당물량(TRQ-Tariff rate Quotas)’으로 수입한 쌀 40만 9천톤을 적절하게 격리하지 못한 탓이라고 주장했다.박근혜 정부에서도 쌀값이 가마당 3만원대까지 하락한 적이 있었지만, 당시에는 변동직불금제도라도 있어 약 85%정도라도 보전이 됐는데 지금은 그나마도 없다며 울분을 토로했다. 남주성 상주시 농민회장은 “올해 쌀값 대책을 세우지 않으면 농가에는 큰 재난상황이 온다”며 “정부와 지방자치단체에서는 특별한 대책을 수립해 농민들을 구제해야 한다. 또한 농자재 가격은 모두 올랐지만 쌀값은 떨어져 농민들이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 고통을 정부는 외면 해서는 안된다”고 목소리를 더 높였다.쌀은 우리 농업의 중심이자 근간이다.쌀값 안정을 위해서 공공비축물량 확대와 선제적 시장격리, 논 타작물 재배사업 국고지원 부활, 쌀 적정생산 대책 마련 등 정부와 지자체가 함께 나서주길 촉구하고 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