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영열기자]대구취수원 안동댐 이전을 두고 인체에 치명적인 해를 끼치는 카드뮴 등 중금속 오염이 우려되고 있는 가운데 포스텍 연구진이 중금속 제거에 탁월한 연구 결과를 내놓아 주목을 받고 있다.이는 중금속 오염 문제가 계속돼 온 낙동강은 물론 국내 모든 강과 취수원으로 사용되는 댐·저수지 등의 중금속 제거에 획기적인 효과를 이뤄낼 것으로 기대, 안전한 취수원 확보를 위한 청신호로 받아들여지고 있다.특히 낙동강 수계의 경우, 상류에 위치한 석포제련소 이외에도 중금속을 포함한 폐광산 유출수 등 다양한 오염원이 각종 하천에 유입, 식수원 오염에 따른 건강에 대한 염려가 줄어들지 않은 상황이었다.포스텍 연구진은 기존의 카드뮴 제거법보다 92.6% 높은 효율을 보이고 있다는 점과 오염토양을 준설할 필요 없어 토양환경 친화적으로 중금속을 제거할 수 있다는 점, 카드뮴 이외 기타 중금속들도 제거 가능하다는 점 등을 강조했다.낙동강 수계의 경우, 환경부가 2015년 이후 수차례 확인한 안동댐 퇴적물 속에 쌓여있는 카드뮴을 비롯한 다양한 중금속도 이번 연구 결과를 통해 제거 가능할 것으로 보여 대구취수원의 안동댐 이전 문제의 가장 큰 걸림돌 제거가 이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다만 이러한 연구 결과가 실제 현장 적용에 얼마나 시간이 필요할지는 아직까지는 미지수다. 그렇지만 그동안 난제로만 여겨졌던 중금속 오염 우려에 대해 확실한 해결책을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중대한 성과가 아닐 수 없다는 평가다.포스텍 환경공학부 장윤석 교수 연구팀은 영가철 표면에 황을 개질한 황화나노영가철(sulfidated nanoscale zerovalent iron)을 이용해 석포제련소에서 유출되는 지하수 내 고농도의 카드뮴을 효과적으로 제거하는 것을 확인했다고 22일 밝혔다.이는 현재 고농도의 카드뮴과 아연 등 복합 중금속으로 오염된 석포제련소의 토양·지하수 정화에 본 제재와 기술이 실제 적용 가능하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환경부는 지난 2015년 한해 동안 하천 174곳과 호수(늪) 84곳 등 258곳의 퇴적물을 채취해 중금속과 유기물 오염 정도를 분석한 결과, 모두 16곳을 적발했다. 호수 중에서는 상수원인 안동댐(안동호)의 오염이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는데 안동댐 측정 지점 3곳 모두에서 카드뮴의 농도가 6.09mg/kg 이상으로 나타나 `매우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지난 2017년 안동댐 상류 동부리 선착장 근처에서 떡붕어만 1만7200마리가 떼죽음 당할 시점 안동댐 퇴적물에서 카드뮴(Cd)이 6.2~14.4 ppm으로 검출, 최고 오염 단계인 ‘매우 나쁨’ 상태를 보였다. 지난 2020년에도 환경부는 낙동강 최상류에 위치한 영풍 석포제련소 인근 토양과 지하수에서 전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고농도의 카드뮴이 오염된 것을 확인했고 지하수를 통해 하천으로 유출되는 카드뮴의 양을 하루 22kg 정도로 추정했다.환경부가 지난 5월 발표한 결과에도 카드뮴 농도가 5.21∼8.30㎎/㎏으로 드러나 매우 나쁨(6.09㎎/㎏) 단계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이에 안동호는 물론 낙동강 본류에도 중금속 오염을 유발, 낙동강을 유일한 식수원으로 사용하고 있는 대구 일부 지역과 부산, 경남북 지역 주민의 건강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봤다.카드뮴은 세계보건기구(WHO) 산하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1군 발암물질로 분류된 중금속으로, 체내에 다량 축적될 경우 암과 신장 질환은 물론 정신장애를 일으키는 치명적인 물질이다.연구진은 기존의 토양•지하수 지중정화(in-situ remediation)에 널리 사용되는 제재인 나노영가철과 비교해 포스텍 연구팀이 개발한 황화나노영가철 사용 시, 카드뮴의 제거효율이 7.2%에서 99.8%까지 증가하는 것을 확인했다.카드뮴은 황화나노영가철 표면에 안정한 형태의 황화카드뮴(CdS)으로 침전돼 기존의 나노영가철 표면 흡착보다 훨씬 더 효과적으로 카드뮴이 고정화됐다.또한, 지하수 내에 존재하는 아연, 니켈과 같은 다른 중금속이온 또한 카드뮴과 함께 동시 제거가 가능함을 확인했다.장윤석 교수는 “본 제제는 높은 중금속 제거효율을 보일 뿐만 아니라 토양환경에 친화적이며 오염 토양을 현장에서 직접 정화하기 때문에 오염토를 굴착해 이동시킬 필요가 없어, 석포제련소와 같이 접근이 어려운 오염현장의 토양•지하수 정화에 효과적으로 적용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이번 연구 결과를 담은 논문은 세계 환경과학•공학 분야 최상위 (<5%) 학술지인 ‘Journal of Hazardous Materials’에 2022년 9월 13일 온라인에 발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