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산은 말라가는 가슴 접고얼마나 비를 기다렸을까//비는 또 오는 게 아니라비를 기다리는 누군가를 위해내린다는 생각을 위하여혼자 마신 술에 넘쳐 거리로 토해지면우산 속으로도 비소리는 내린다//정작 술 취하고 싶은 건내가 아닌 나의 나날인데비가 와 선명해진 원고지 칸 같은보도블록 위를 타인에 떠밀린 탓보단//스스로의 잘못된 보행으로비틀비틀 내 잘못 써 온 날들이우산처럼 비가 오면가슴 확 펼쳐 사랑 한 번 못해 본//쓴 기억을 끌며 나는 얼마나 더가슴을 말려야 우산이 될 수 있나어쩌면 틀렸는지도 모르는 질문에소낙비에 가슴을 적신다우산처럼 가슴 한 번확 펼쳐보지 못한 날들이우산처럼 가슴을 확 펼쳐보는사랑을 꿈꾸며비 내리는 날 낮술에 취해젖어오는 생각의 발목으로비가 싫어 우산을 쓴 것이 아닌사람들의 사이를 걷고 또 걸으면우산 속으로도 비 소리는 내린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비 내리는 날은 상념에 젖는다. 자신안의 나, 내 안에 타인~ 관계라는 말이 어지럽다. 비가 내린 만큼이나 많은 생각을 뿌려 놓는다. 시인도 ‘비틀비틀 내 잘못 써 온 날들’이란 회한에 젖는다. ‘우산처럼 가슴 한 번 확 펼쳐 보지 못한 날들이‘ 아쉬워진다. 왜 지나온 날들에 대한 아쉬움은 비 오는 날에 더 슬프게 다가오는 것인지… <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