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4일간의 연휴가 끝이 났다. 명절 차례상은 ‘민심의 용광로’였다. 각지에 흩어진 가족이 차례상을 앞에 두고 정치, 경제, 사회 현안에 대해 생각들을 쏟아냈다. 그중 단연 으뜸은 정치권 이야기였다.첫 거리두기 없는 추석명절, 전 국민의 밥상머리 이야기에 여야는 민심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윤석열 정부 출범 이후 첫 명절이자 차기 총선을 앞두고 여론의 향배를 가늠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특히 이번 추석은 코로나19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해제 이후 처음 맞는 명절이라는 점에서 귀향객들은 크고 작은 지역 현안에 관심을 가졌다. 이번 명절 연휴 기간 형성된 여론은 차기 총선 국면에 직간접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대통령 지지율과 여야의 강대강 대치 국면도 밥상머리 화젯거리가 되었 다. 지역 정치 이슈로는 지난 지방선거에서 새로 선출된 시도지사를 비롯해 기초단체장에 대한 평가가 도마에 올랐다. 중앙 정치권 이슈로는 윤 대통령의 지지율 하락과 관련한 전반적인 국정 운영 평가가 주된 메뉴가 되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검찰소환과 기소를 비롯해 김건희 여사 논문표절·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 등 여야의 대치 국면이 화제에 올랐다. 대구·경북에서도 지역민들은 정치인들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내며 추석민심이 편하지 않았다.바늘구멍만큼 좁아진 취업관문을 뚫어야 하는 청년층의 어깨도 처져 있었다. 정치권은 추석민심을 겸허히 받들어 향후 국정에 적극 반영해야 할 것이다.여야 지도부와 소속 의원들은 지역구 곳곳을 누비면서 주민의 삶을 살피고 그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파악했을 것이다.추석민심은 국정감사와 각종 법안 및 예산안 심의 등 정기국회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데다 멀리는 내년 총선과도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우선 안보문제에 대해서는 여야가 초당적으로 힘을 모아야 할 것이다.북한의 계속되는 고강도 도발로 인해 어느 때보다 한반도 안보에 대한 국민의 우려가 크다. 영남권에서는 먹고살기 힘들다는 비판론이 거셌다.자영업자들이 너무 힘들어하고 서민들이 사는 게 팍팍하고 민생에 대한 관심이 제일 높았다는 것이 지역구 의원들의 한결같은 목소리였다.여야 정치권은 이번 추석민심을 단순히 자신들의 정치적 실리를 위해 아전인수격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 각 지역구 주민들의 민심을 정책과 입법에 반영해야 한다.특히 당면한 안보위기 상황에서 국민을 안심시키고 위기 극복을 위해 어떻게 국력을 결집할지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 국민들 또한 정치적 이해관계만 앞세워 갈등을 조장하는 세력에 대해서는 단호하게 심판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줘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