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6일 새벽 태풍 ‘힌남노’가 불어닥치면서 강풍과 폭우로 포항지역이 쑥대밭이 됐다.
7일 오후 1시 포항시에 따르면 6일 새벽 3시 시간당 100mm의 폭우와 함께 최대 순간 풍속 초당 50m의 강풍이 불면서 7959건의 주택침수,3075건의 상가 침수 및 농작물1913ha가 피해를 입었다.
현재까지 이재민은 대송면 262명, 구룡포읍 186명, 청림동 51명, 오천읍 46명 등 모두 761명이다.재산 피해도 눈덩이처럼 불어나고 있다.사유시설 피해액은 1조 7천억 원, 공공시설 피해액은 300억 원으로 추정된다.
만조에 따른 배수지연으로 포항시 남구 아파트 주민 등 9명이 사망했다.이중 남구 인덕동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있던 차량을 이동시키려 집을 나갔던 주민 7명이 사망한 채로 발견됐다.다행히 2명은 건강한 상태로 구조됐다.
극적으로 구조된 2명은 물이 주차장 천장까지 차오르는 극한 상황에서도 에어 포켓을 찾아 14시간 동안 버틴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지하주차장에 주차된 차량을 이동시키던 중, 태풍 `힌남노`의 영향으로 범람한 하천물이 주차장 안으로 밀려들어 오면서 연락이 두절됐다.
소방당국은 사망사건이 발생한 오천읍의 경우 냉천이 범람하면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삽시간에 대량의 물이 유입돼 화룰 키웠다고 밝혔다.
박치민 포항남부 소방서장은 “출동당시 많은 비로 인해 어려움이 있었지만 171명의 수색인원을 투입해 9명을 구조했다.하지만 안타깝게도 7명은 사망한 채 발견됐다”며 “이 아파트는 111면 규모의 지하주차장으로 건립됐는데 사건 당일 66대의 차량이 주차돼 있었다.”고 말했다.
태풍 ‘힌남노’로 가축시설 및 도로 침수.제방붕괴 피해도 잇따랐다.포항시 남구 대송면 축사 1농가가 침수됐고, 오천 갈평 저수지의 제방이 붕괴됐다.
시간당 100mm의 물폭탄으로 도심지 도로 대부분이 침수됐으며 빗물 펌프장이 설치된 북구 창포동,장성동에서도 침수피해가 발생했다.100마력 펌프 2대, 50마력 펌프 2대가 설치돼 있는 창포동 빗물펌프장 인근은 펌프장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면서 물에 잠겼다.
포항시 관계자는 “시간당 100mm의 이상의 폭우에는 펌프장이 제 기능을 할 수 없어 불가항력적이다”며 “죽도 펌프장의 경우는 바다 수위가 높아지면서 바닷물이 역류해 오기 때문에 펌프장이 있어도 침수피해를 입게됐다.”고 말했다.
포항시가 지난 2012년부터 2019년까지 예산 245억4900만원을 들여 정비한 `냉천 고향의 강 정비사업`을 실시했지만, 이번 태풍에는 하천이 범람하면서 피해를 막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하천 한계수량은 1시간당 77㎜(강우량)로 설계돼 있어 이번처럼 100㎜가 넘는 폭우에는 속수무책이었다.지하주차장에서 주민들이 사고를 당한 아파트는 냉천과 불과 50m거리에 있었다.
■포항시 태풍 피해복구 총력태풍 피해가 눈덩이처럼 커지자 포항시는 복구 작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지나가면서 내린 기록적인 폭우로 유례없는 피해가 발생한 포항시에 민·관·군 각계각층의 도움의 손길과 물품 지원 등이 이어지면서 조속한 복구에 큰 힘을 보태고 있다.
이번 태풍으로 동해면에 시간당 최고 116.5㎜의 기록적인 폭우가 내리는 등 5일 밤부터 6일 아침까지 최대 400~500㎜의 많은 비가 쏟아졌고, 구룡포읍에는 최대순간풍속 38.6m/s의 강한 바람이 이어졌다.
이처럼 강풍을 동반한 폭우로 도로 파손과 하천 유실 주택·상가·차량 파손 및 침수, 산사태와 농작물 침수 등 막대한 피해가 발생했는데, 7일 현재까지 피해액이 2013여억 원에 이르는 것으로 잠정 집계되고 있는 가운데, 향후 본격적인 정밀 피해조사가 진행되면 피해 규모는 급증할 것으로 전망된다.
시는 철저한 피해 조사와 함께 이재민의 신속한 일상생활 복귀와 태풍 피해에 대한 완전한 복구를 위해 봉사·자생 단체를 비롯한 시민들과 해병대 등 군 장병과 함께 민·관·군이 힘을 합치고 있다.
한시라도 빠른 복구를 위해 태풍이 물러난 6일 직후부터 해병대 등 군부대 장병과 시 공무원 등 3,700여 명이 도로변과 주택으로 밀려든 토사와 침수된 가재도구 등을 정리하고 배수로 등의 나뭇가지와 쓰레기 제거 작업을 벌였다.
이어 7일에도 피해 복구에 자발적으로 참여하고자 하는 시민 개개인은 물론 의용소방대·산불진화대·자율방재단 등 각종 봉사·자생단체와 군 장병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다.
청도군, 경산시, 영천시 등 인근 각지와 대구은행 자원봉사단 등 총 6,000명의 자원봉사자들이 태풍으로 발생한 침수된 가재도구정리, 소방대원들을 위한 음료 식사 지원, 도로와 주택에 쌓인 흙과 먼지를 청소하는 등 복구 작업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아울러 시는 유관기관과 함께 태풍으로 인한 정전과 단수가 된 오천읍, 구룡포읍, 호미곶면, 장기면 지역의 정상급수와 전기와 통신 복구 등 응급 복구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태풍 피해가 큰 오천읍과 인근 읍면동의 복구에 속도를 내기 위해 굴삭기와 덤프트럭을 비롯한 중장비 56대, 군 병력과 자원봉사자가 집중 투입되었으며, 오천시장 정비, 하천제방 긴급복구 등 다방면으로 지원이 이어지고 있다.
■태풍피해 의연금 전국 각지에서 이어져
한편, 태풍으로 피해를 입은 주민들을 위로하고 빠른 일상 복귀를 지원할 구호물품과 의연금 등 온정의 손길도 전국 각지에서 이어지고 있다.
7일 현재까지 대한적십자사 경북지사와 전국재해구호협회 함양지사가 응급구호센터 및 긴급구호식품, 생수 등을 전달했으며, 해병대 1사단이 군용모포 1,500개, 수원시가 생필품키트 200개를 지원했다.
또한, 코오롱스포츠가 1억 상당의 의류를 지원하고, 쿠첸봉사 4000만 상당, 포항 홈플러스 500만 상당, KT는 물티슈와 라면 500개씩의 생필품을 지원했고 대한적십자사는 피해가 컸던 대송면 다목적복지회관과 제철동 인덕아파트, 구정초등학교에서 급식 차량을 지원했다.
특히, 대구은행 2억 원, 수원시 장안구청 690만원, 수원시 영통구청 자원봉사센터(단체) 590만원, 공영홈쇼핑 3,000만 원, 김용판 국회의원 1000만 원 등 성금이 이어지고 있다.
이강덕 포항시장은 “유례없는 태풍으로 인해 포항 곳곳이 심각한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공동체를 위한 마음으로 수많은 시민과 봉사자, 군 장병의 도움의 손길이 이어지고 있어 고개 숙여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조속한 피해 복구를 위해 모든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