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이 코앞이다. 벌써 조상 묘를 찾아 벌초를 하고, 대형마트에서는 본격적인 추석맞이 선물 판매에 나서고 있다. 마음은 이미 고향으로 향해 있다.하지만 국내외 경제 사정의 악화로 서민들의 호주머니가 텅 빈 시점에서 솔직히 명절도 반갑잖은 분위기다.우리나라의 명절은 주로 음력을 기준으로 하기 때문에 보름달과 연관이 많다. 그 중에서도 음력 팔월의 보름달은 일 년 중 가장 밝은 달이다.추석이 가까워지면 들에는 오곡이 무르익고 과일들도 영글어 한해 농사의 결실을 맺는 시기가 된다. 결실의 고마움을 조상들께 감사하면서 후손들은 한복으로 갈아입고 햅쌀밥과 송편을 빚어 조상의 산소에 성묘를 하고 제사를 지내는 것이 우리의 추석 모습이었다.만물이 풍성한 한가위 때는 만물이 다 풍성한 결실의 계절이므로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 날만 같아라`하는 속담이 있다.추석은 한가위, 가위, 가윗날, 중추절, 가배 등의 이름으로 불리며 설날, 단오절과 함께 우리나라 삼대 명절의 하나다.우리 선조들은 조상님이 돌아가신 기제(忌祭)에 드리는 제사 외에도 명절날이 되면 제사를 드리는 풍습이 있다. 특히 추석이 되면 전국 각지에 살고 있는 가족과 친지들이 모두 모여 먹고, 즐기면서 조상님과 후손이 함께하는 차례의 문화였다.하지만 과거와 달리 지금의 추석 모습은 많이 변했다. 도시화, 산업화로 인해 빈부의 격차가 심해지고, 핵가족화로 인해 일가친척들이 다함께 모여 즐기던 문화는 점차 사라지고 경제적으로 넉넉한 가족은 외국여행 떠나고, 형편이 넉넉하지 못한 가족들은 추석을 쇠러 갈 수도 없는 안타까운 처지에 있다.국내 경기가 나빠서 서민들이 고통스럽다는 소리가 끊이질 않고, 추석 물가 때문에 시름이 어느 해보다 깊은 시점에서 기록적인 폭우 ‘힌남노’로 전국이 피해를 입은 상황에서 추석연휴의 여유를 즐긴다는 사실이 반갑게 느껴지지만은 않는다.부모님이 계시는 고향에 추석을 쇠러 가는 일도 예전에 비해 교통이 좋아져 수월해졌지만, 물질적인 거리보다 정신적인 거리감이 더 멀어져 추석 명절을 찾는 인구도 많이 줄었다.특히 명절을 보내면서 가정주부들은 스트레스로 정신적·육체적 고통을 호소하는 경우가 많아 한동안 `명절증후군`에 시달리기도 한다. 그뿐만 아니라 추석에는 과식하기 쉬워 응급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올 추석은 태풍과 가계의 어려움 등 여러 가지로 힘들지만 가족과 친지들이 한자리에 모여 즐겁게 정을 주고받으며, 서로를 위로하며 보내는 따뜻한 시간을 만들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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