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신일권기자] ■ 명절 차례(茶禮)의 유래차례(茶禮)는 간소한 약식 제사이다. 「가례」를 비롯한 예서에는 차례라는 것이 없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관습적으로 민속명절에 조상에게 올리는 제사를 차례라고 한다. 오늘날의 차례는 사당 제도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가례」에 의하면 조상의 신주를 모신 사당에서는 정월 초하루, 동지, 매월 초하루와 보름에 참배하는 제사가 있다. 이들 중에서 매월 보름에는 술잔을 차리지 않고 찻잔만을 올린다.제사 중에서 가장 간략한 이 보름의 사당 참배에서 ‘차(茶)를 올리는 예(禮)’라 하여 차례(茶禮)가 유래된 것으로 본다. 또 사당의 제사 가운데서 민속 명절에 올리는 제사에는 그 명절에 먹는 특별한 계절식을 올리는 것이 관례였다. 결국 사당에 올리던 차례는 설, 동지, 매월 초하루와 보름 그리고 각종 명절에 지내던 것을 합하면 1년에 무려 30여 회에 이른다.근래에는 사당이 거의 없고 이 차례가 바로 명절의 제사로 남게 된 것이다. 명절의 차례도 옛날과는 달리 설과 추석 두 번만 남게 되었다. 따라서 오늘날 우리가 지내고 있는 차례는 사당 예법의 유습이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차례는 기제사를 지내는 조상에게 지낸다. 예를 들어 고조부모까지 4대를 봉사하는 가정에서는 고조부모, 증조부모, 조부모 그리고 돌아가신 부모 등 여덟 분의 조상이 대상이 된다. 또 2대를 봉사하는 가정에서는 조부모, 부모 네 분만을 제사한다. 차례는 명절날 아침에 각 가정에서 조상의 신주나 지방 또는 사진을 모시고 지낸다.차례도 물론 기제사를 지내는 장자손의 집에서 지내는 것이 원칙이지만 지방이나 가문의 전통에 따라 한식이나 추석에는 산소에서 지내기도 한다.■ 차례(茶禮)의 봉행절차명절에 지내는 제사를 차례라 하고 다례(茶禮) 또는 차사(茶祀)라고도 한다.일반적으로 절사(節祀)라고도 하며 우리나라의 명절 중에서 차례를 가장 많이 지내는 날은 설과 추석(秋夕)이다. 이밖에도 옛날에는 절일(節日)마다 대보름날, 한식, 단오, 중양절, 동지 등에 차례를 올리기도 했다.그러나 지금 차례라 하면 일반적으로 설에 지내는 연시제(年始祭)와 추석(秋夕)에 지내는 큰 명절로 한가위, 가윗날, 중추절이라고도 한다.차례는 봉제의 대상을 한꺼번에 지내므로 신위를 동시에 모시고 제수를 동시에 따로 차려야 한다.한편 날이 밝은 아침에 지내므로 촛불을 켜지 않으나 기제사 때와 같이 초를 의식으로 간주해 어둡지 않아도 촛불을 켜는 가문도 있다.(1)재계(齋戒)조상의 차례를 위하여 근신하고 목욕재계하고 집안 내외를 깨끗하게 청소하고 오로지 조상만을 기린다.(2)설위진기(設位陳器)차례 지낼 장소의 위치를 정하고 기구를 배설한다.(3)수축(修祝)주인은 신주가 없으면 지방을 준비한다.(4)척기구찬(滌器具饌)제기를 닦고 제수를 마련하여 상에 차린다.(5)변복서립(變服序立)자손들은 옷을 챙겨 입고 정해진 위치에 선다.(6)설소과주찬(設蔬果酒饌)식어도 상관없는 제수를 먼저 차린다. 다만 기제에 해(醢:생선젓, 조기)를 올리는 자리에 혜(醯:식혜건더기)를 올리는 것이 다르고 윗대 조상부터 차례로 상을 차린다.(7)신위봉안(神位奉安)윗대부터 신위를 모신다. 봉주취위(奉主就位)라고도 한다. 가묘에 신주가 계시면 모든 참례자가 가묘 앞에 서고 주인이 그날 제의 대상 신주를 받들고 정침으로 돌아와 소탁 위에 모셨다가 주인이 교의 위의 정한자리에 모신다. 가묘가 없으면 지방을 모신다.(8)분향(焚香)제주가 읍하고 꿇어앉아 향을 세 번 사르고 재배한다. 분향은 향긋한 향을 태워 하늘에 계실지도 모르는 조상의 신령이 향기를 타고 오시라는 상징적인 행사이다.분향절차는 주인이 향안 앞에 북향해 읍하고 꿇어앉는다. 왼손으로 향로 뚜껑을 열어 향로 남쪽에 놓고 오른손으로 향합뚜껑을 열어 향합 남쪽에 놓는다.오른손으로 향을 집어 향로에 넣어 태우기를 3번하고 왼손으로 향로뚜껑을 덮고 오른손으로 향합뚜껑을 덮는다.주인이 일어나서 한 발 뒤로 물러나 읍하고 두 번 절한다.(9)강신(降神)제주가 꿇어앉아 따라주는 술을 모사기에 세 번 나누어 모두 비우고 재배한다.강신은 신위께서 강림하시어 음식을 드시라고 하는 의식으로 제주가 향상 앞에 앉으면 우집사가 술병이나 술주전자를 들고 제주 오른편에 꿇어앉고 좌집사는 잔과 잔대를 들고 제주의 왼편에 꿇어앉아 제주에게 준다.제주가 좌집사의 잔반을 받아들면 우집사는 그 잔에 술을 가득하지 않게 따른다.제주는 왼손으로 잔대를, 오른손으로 술잔을 잡고 세 번에 나누어 모사(茅沙) 위에 술을 모두 쏟은 후 잔반을 좌집사에게 준다. 좌집사가 잔반을 제자리에 놓으면 제주는 두 번 절한다.(10)참신(參神)제주이하 남자는 재배하고 여자는 4배 한다.▣신주를 모시고 제사를 지낼 때는 참신을 먼저하고, 강신을 다음한다.(先參神 後降神)오늘처럼 지방(紙榜)을 모시고 제사를 지낼 때는 강신을 먼저 하고 참신을 뒤에 한다.※참고(參考)•신주를 모시고 참신을 먼저 했으면 그 다음에 강신을 할 필요가 없을 것이다. 참신을 먼저하고도 강신을 하는 고례의 제도를 보아 먼저 하는 참신은 신주를 뵙는 것이지 조상을 뵙는 것이 아니라고 여겨지는데서 참신을 하고도 강신을 하게 된 것이다.•진찬(進饌)에 있어 식어서는 안 될 모든 제수를 참신을 한 다음 선대 제상부터 차례로 받들어 올린다.고례의 예서에는 ‘참신을 한 다음 뜨겁게 먹어야 할 제수를 차린다’라고 되어있으나 지금은 제사를 지내기 전에 제수진설을 다 하여도 무방하다.(11)헌작(獻酌)제주가 향안 앞에 나아가 꿇어앉으면 집사가 주전자의 술을 다라 윗대 고위(높은 선조 곧 남자분)의 잔부터 차례대로 올리고 제주는 재배한다.(12)삽시정저(揷匙正箸)주부는 제상의 서쪽으로 가서 시접의 숟가락을 윗대 조상부터 차례로 계반개를 하고, 고위 떡국에 숟가락 앞이 동쪽을 향하게 꽂고 젓가락을 가지런히 골라 시접 위의 북쪽에 손잡이가 서쪽이 되게 걸친다. 이어서 향안 앞에서 주부는 4배 한다고 예서에 있으나 지금은 대개 집사가 삽시정저를 하고 재배하지않는다.(13)시립(侍立)모든 참례자가 3~4분 공수하고 서 있는다.(고례에는 참례자가 7~8분간 공수하고 서 있는다.)(14)낙시저(落匙箸)떡국에서 숟가락과 젓가락을 내려 시접에 담은 후 합반개(집사는 모든 뚜껑을 덮는다)를 한다.(15)사신(辭神)모든 자손이 남자는 재배하고 여자는 4배 한다.(16)납주(納主)신위를 원래의 자리로 모시며 지방은 태운다.(17)철찬(撤饌)제례음식을 제상에서 내린다.(18)음복(飮福)자손들이 음식을 나누어 먹으며 조상의 유덕(遺德)을 기린다.※참고(參考)①기제는 장자손의 집에서 지내고 차례는 사당이나 묘지에서 지낸다.②기제에는 메(밥)와 갱(국)을 차리지만 차례에는 명절음식(설날에는 떡국, 추석에는 송 편)을 올린다.③차례에는 무축단헌이다.④차례에는 첨작을 하지 않는다.⑤차례에는 자기가 기제를 받드는 모든 조상을 지낸다.⑥차례에는 합문 계문을 하지 않는다.⑦기제에는 반드시 숙수(숭늉)을 올리지만 차례에는 올리지 않는다.⑧헌작 시 기제사 때 초헌 헌주례와 같이 행사하는 가례도 있다.⑨오늘날의 차례 시 명절음식(설날 떡구, 추석 송편)을 올리는 것이 예의이나,대개가 기제사와 같이 메(밥)와 갱(국)을 차리고 가가례(家家禮)에 따라 차례를지낼 때 합문과 계문(啓門:제사지낼 대에 유식 뒤에 합문한 것을 여는 일) 절차를 행하고, 갱(국)을 내려놓고 숭늉을 올려 기제사와 같이 봉행하고 있음은전례된 가례라고 볼 수 있다.■ 명절차례(名節茶禮) 상식(1) 명절차례 총설①차례명칭고례에는 차례란 말이 없고 속절즉 헌이시식(俗節則 獻以時食), 즉 ‘민속명절이면 명절음식을 올린다’고 했다. 그것을 차례(茶禮)라 말하게 된 유래는 확실한 기록은 안 보이나 중국의 고례에 조상을 가장 간략하게 받드는 보름의 망참(望參)에 차 한 잔만을 올리는 것을 ‘차례’라 말하게 되었고, 따라서 우리가 조상을 가장 간략하게 받드는 것이 명절의 예이기 때문에 ‘차례’라 하게 된 것으로 보인다.②차례대상자기가 기제를 받드는 모든 조상에게 차례를 지낸다.③봉사자손장자손이 주인이 되고 주인의 아내가 주부가 된다.④차례일시고례에는 모든 명절에 차례를 지냈으나 한때는 4대 명절인 설날(元朝), 한식(寒食), 단오(端午), 한가위(秋夕)에만 지내더니 요즘은 설날, 한가위에만 지낸다. 지내는 시간은 가묘에서 지낼 때는 아침 해 뜨는 시간이고 묘지에서 지낼 때는 그날 중에 지낸다.⑤차례장소가묘(家廟:사당)를 모실 때는 가묘에서 지내고, 성묘(省墓)할 때는 주과포(酒果脯)만 묘지 앞에 차리고 성묘했다. 그러나 현대는 그러면 중복행사라 해서 설날은 집에서만 지내고 한식과 한가위에는 반드시 성묘를 해야 하기 때문에 묘지에서 지내는 것을 원칙으로 하는 전래의 가문도 있다.(2) 성묘(省墓)의 당위성(當爲性)조상의 묘지를 살피는 일을 성묘라 하는데 성묘의 때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나 일반적 설날, 한식, 한가위, 섣달그믐에 성묘한다.①설날 성묘살아 계신 조상에게 세배를 올리면서 돌아가신 조상이 묻힌 묘지에 세배를 하는 것은 너무도 당연하다. 대개 정월 중에 성묘를 했으나 지금은 대부분 설날 성묘를 하지 않는다.②한식 성묘언 땅이 풀리고 초목의 생장이 시작되는 때이다. 겨울사이에 눈사태나 나지않았을까, 땅이 녹으면서 무너지지는 않았을까 염려되어 반드시 성묘를 해야한다.또 초목이 생장하는 때이므로 나무나 떼를 심는 데는 최상의 시기이므로 묘지를 수축하고 옮기고 돌을 세우고(立石) 묘지를 손보는 사초(莎草)를 한다.③한가위 성묘장마철이 지나고 초목의 생장이 멈추는 계절이라 봉분이 장마에 무너지거나잡초나 나뭇가지가 뒤덮지 않았을까 염려되어 성묘를 하면서 이때 벌초(伐草)를 하여도 무방하다.④섣달그믐의 성묘묵은 해를 보내면서 조상에게 한 해의 가호(가호) 하심에 대한 보은과 묵은 세배를 드리는 것이다. 지금은 대부분 성묘를 하지 않는다.■차례상 차리는 법(1) 추석 차례상 진설법가급적 햇과식 햇과일을 이용하여 음식을 장만하고 메(밥)를 대신하여 추석에는 송편을 쓰고 설에는 떡국을 쓴다.조율시이(棗栗柿梨), 전설자의 왼편으로부터 조(대추), 율(밤), 시(곶감), 이(배)의 순서로 진설하고 다음에 호두 혹은 망과류(넝쿨과일)을 쓰며 끝으로 조과류(다식, 산자, 약과)를 진설한다.(2) 반찬류를 놓는 차례좌포우혜(左脯右醯), 포(문어, 명태, 오징어 등)를 외편에 식혜를 오른편에 진설하며 침채(김치, 동치미 등), 숙채(불에 삶거나 쪄서 익힌 나물), 청장(간장)을 그 가운데 놓는다.(3) 탕을 놓는 차례어동육서(魚東肉西), 물고기탕은 동쪽(우측), 육류탕은 서쪽(좌측)에 진설하고 그 가운데 채소 두부 등으로 만든 소탕을 설치하고 단탕, 삼탕, 오탕 반드시 음수(홀수)로 쓴다.(4) 적과 전을 놓는 차례적이라 함은 불에 굽거나 찐 것을 말하며, 전이라 함은 기름에 튀긴 것을 말한다.①어동육서(魚東肉西), 어류를 동쪽에, 육류를 서쪽에 진설하여 그 가운데 두부, 채류를 진설한다.②두동미서(頭東尾西), 어류의 머리는 동쪽으로 꼬리는 서쪽으로 향하게 진설한다.(동쪽은 진설자의 우측, 서쪽은 좌측을 뜻하기도 한다.)③홍동백서(紅東白西), 붉은색 과일은 동쪽(참사자 우측), 흰색 과일은 서쪽(참사자 좌측)에 진설하고 그 가운데 조과류인 다식, 산자, 약과 등을 진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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