섬 속의 섬이라 했고키가 가장 작은 섬이라 했다낮은 지붕에서 산 사람은무덤도 낮아하늘 아래 목숨 내놓는 일 또한여여하다 했다배가 섬의 옆구리에 우리를 내려놓듯옆 사람이 내게 먼저 닿아신발을 벗는다맨발로 바닷가를 걷다가앞에 보이는 섬 하나를 가리키며나도 저런 섬이 될 수 있을까물었다//여기 앉아 봐//치마에서 도깨비바늘을 떼 주던 / 사람이손바닥을 펴 오래 쥐었던 섬을/ 보여준다섬 속의 섬이 든다는 것은가슴에 돌멩이 하나 매다는 일이라쉽게 바라볼 수 없었다해안가의 돌멩이들이벌겋게 솟구치던 때를 기억하는지/ 잠시 붉었고//낮은 무덤 하나가/ 지는 해를 데리고 들어갔다//무릎걸음이 생기는 가파도였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주민이 160여 명 밖에 되지 않는 작은 섬 제주 가파도에 ‘인간극장(2022,8.29~9.2방영)’이 문을 열었다. 플루트 연주자와 비올라 전공 부부, 그리고 삼남매가 가파도에 정착하기로 한 내용이었다. 지네에 물리기도 하고 모기로 잠 못 이루는 밤도 맞이하지만 가파도 사람들의 따뜻한 인정이 모든 악조건을 상쇄시켰다. 가파도에 새로운 보금자리로 튼 그들의 사연이 ‘가파도’를 돋보이게 했다. 시인도 ‘치마에서 도깨비바늘을 떼 주던 사람’과 가파도를 다녀온 듯하다 ‘무릎걸음이 생기는’ 가파도의 풍경의 회상이 아련하다. ‘낮은 무덤’이란 단어가 주는 혹시…하는 아슬한 생각은 접기로 했다. 인정이 살아있는 가파도는 사람을 사람으로 귀히 여겨주는 섬이라서 더욱 빛이나고 아름다워 보였다. 그곳에 가보고 싶어진다. 낮은 돌담길을 걸어 보고도 싶고…<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