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차 시간 듬성듬성 차부 옆 점방에서곤계란 하나에 잔술 마시다 버스 놓쳤다이내 생두부 한 모 병 막걸리 추가하고어젯밤 처마 밑에 몸 풀었다는 야생고양이 생사에나 진지한,시간이 공간을 압축하고 축지법 쓰는하이퍼튜브 시대 가속 같은 건 도통 모른다는 듯이면에서 읍까지를 종일로 계산하는 사람성품이 허름한 술집 격자무늬 창문 같은 사람마음은 유리창처럼 환하게 넓은 사람빙어같이 투명하되 생각이 깊은 사람아래로 아래로 붐비는 눈발같이우아하고 품위 있으나 털털한 사람때에 따라 거꾸로 엉킨 글자처럼 뒤집어질 줄도 아는 사람밥덮육제 묵리토도 전파뒤집어져서도 제 의중은 지키는 사람물과 같지 않고 불같지 않은 사람그 순간만은 진실이었어, 라고 노래하지 않는 사람이쪽저쪽그쪽 걸쳐 사람의 진심을 속여먹지 않는 사람생각과 말과 행동이 뜬구름 잡지 않는 사람지나치게 겸손하거나 더더욱 오만하지 않은 사람무엇과 섞여도 제 색을 잃지 않으나 스스로 변화하는 사람구르는 나뭇잎에도 가슴 여며 세상을 보는 사람<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가슴 속에 “그런 사람 정도라면…”이라고 고개 끄덕일만한 기준은 누구든지 가지고 있을 것이다. 자기만의 표현법으로 그 기준을 정하고 자신만의 잣대로 평가가 되는 ‘그럴만한 사람’이 있다는 것은 행복한 일이다. 비록 현실에서는 볼 수 없으나 가슴 속 어딘가에 고이 간직되어있는 ‘그리운 사람’에 대한 존재…시인의 ‘그리운 사람’은 ‘허름한 술집 격자무늬 창문 같은 사람’이라는 추상성, ‘생각과 말과 행동이 뜬구름 잡지 않는 사람’이라는 구체성을 가지고 있다. 추상성은 느낌이며 구체성은 현실적인 면모다. 상치되는 두 개념을 손잡게 하는 시인의 기준이 마음을 잡아끈다. 특히 ‘무엇과 섞여도 제 색을 잃지 않으나 스스로 변화하는 사람 구르는 나뭇잎에도 가슴 여며 세상을 보는 사람’이 그립다는 말에 엄지 척! 을 해본다.자신 안에 자신만의 독특한 색깔이 있어 어디에 섞인다 해도 자신만의 빛이 나는 사람이 좋다. 해서, 자신만의 색을 승화시켜 변화를 이루는 근성이 있다면… 자연의 소소함에도 겸허해진 안목으로 바라볼 줄 아는 깊이를 가진 사람이라면…그래, 그립지 않고 배길 재간이 있을까. <박모니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