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르는 곳으로 가서모르는 사람이 되는 것이 좋다모르는 도시에 가서모르는 강 앞에서모르는 언어를 말하는 사람들과 나란히 앉아모르는 오리와 더불어 일광욕을 하는 것이 좋다모르는 새들이 하늘을 날아다니고여기가 허드슨 강이지요아는 언어를 잊어버리고/ 언어도 생각도 단순해지는 것이 좋다모르는 광장 옆의 모르는 작은 가게들이 좋고모르는 거리 모퉁이에서 모르는 파란 음료를 마시고모르는 책방에 들어가 모르는 책 구경을 하고모르는 버스 정류장에서 모르는 주소를 향하는각기 피부색이 다른 모르는 사람들과 서서모르는 버스를 기다리며너는 그들을 모르고 그들도 너를 모르는자유가 좋고그 자유가 너무 좋고 좋은 것은네가 허드슨 강을 흐르는한 포기 모르는 구름 이상의 것이 아니라는그것이 좋기 때문이다그것이 좋고/ 모르는 햇빛 아래 치솟는 모르는 분수의 노래가 좋고모르는 아이들의 모르는 웃음소리가 좋고모르는 세상의 모르는 구름이 많이 들어올수록모르는 나의 미지가 넓어지는 것도 좋아나는 나도 모르게 비를 맞고 좀 나은 사람이 될 수도 있겠지모르는 새야 모르는 노래를 많이 불러다오모르는 내일을 모르는 사랑으로 가벼이 받으련다<수필가가 본 시의 세상> ‘모르는~’이란 말이 좋다. ‘너는 그들을 모르고 그들도 너를 모르는’ 여행의 낯섬이 매력적이다. ‘모르는 나의 미지가’ 미지(未知)에 대한 미래(未來), 역시 모르기에 설레이게 한다. 요즘 사람들은 아는 게 너무 많다. 정보가 차고 넘친다. 서로에 대해서 알려고 하면 어렵지 않게 알 수 있다. 그러나 그것은 겉핥기다. 겉만 보고, 겉의 정보만 알고 다 안다고 한다. 그의 깊이를 파악하지 못한 채 안다는 인식을 갖게 하는 세상은 사실 다 모르는 것투성이 임에도 아는 체 한다. 그 ‘아는 체의 세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마음, 풀잎 하나에서 계절을 느끼고, 우주 변화를 느끼는 일, 감각이 지식을 초월하는 세상. 증명할 필요가 없는 그 ‘모르는’일에의 초대는 여행이다. 굳이 알려고 하지 않는… 모르기에 누리는 자유! 여행…<박모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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