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똑바로 읽어도, 거꾸로 읽어도 우영우입니다. 기러기, 토마토, 스위스, 인도인, 별똥별, 역삼역.” 회문 단어라고도 하는 앞뒤가 같은 단어를 나열하면서 시청자들에게 잔잔한 감동을 안기는 드라마가 있다. 세계가 이 한 편의 한국드라마에 놀랐고 급기야 방송 한 달 만에 20여 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국의 방송사 ENA를 통해 매주 수요일과 목요일 밤 9시부터 방송되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의 내용이다. 천재적인 두뇌와 자폐스펙트럼을 동시에 가진 신입 변호사 우영우의 대형 로펌 생존기를 담은 드라마가 넷플릭스 TV쇼 부문 세계 3위에 진입했다. 비영어권 부분에서는 20개국에서 1위를 차지했고 미국은 9위로 처음으로 10위권에 진입했다.불과 얼마 전, <오징어게임>이라는 전례 없는 드라마 사상 최대의 고품격 에피소드가 전 세계 시청자들에 소개되었다. 세계인이 한국의 놀이인 구슬치기와 오징어게임, 달고나의 열풍에 빠져들었고, 무궁화 꽃의 술래잡기 영희의 존재마저 알게 되었다. 이윽고 지금 <우리학교는, 킹덤, 지옥, 파친코> 등 이루 셀 수 없는 에피소드가 세상 사람들에게 놀라움과 신선한 충격마저 안겨주었다. OTT라는 플랫폼을 통해 뒤늦게 접한 그들 역시 일찍이 아시아를 강타한 한국 드라마의 존재를 깨닫는 순간 또 다른 대작을 경험한다. 지구촌 시청자들은 우영우 변호사의 순수하고도 맑은 모습을 통한 법정 이야기에 감탄했다. 이들은 우영우의 몸짓하나 말 한마디에 눈물을 흘렸고, 극중에서 나눈 인사법마저 따라 하기로 신드롬을 불러 일으켰다.화면의 구성도 마치 동화처럼 아름답다. 지하철이 달리는 한강을 따라 고래가 유영을 하거나, 빌딩 사이에 고래가 마치 춤을 추듯 움직이는 장면에서 감탄을 한다. 봄날의 햇살같이 서서히 차오르는 감동의 물결과 고래 이야기 그리고 자폐변호사의 법정이야기이다. 지금 온라인에서는 “우투더 영투더 우, 동투더 롸미, 하” 라는 그들만의 인사 따라 하기마저 열풍이다. 아침에는 항상 우영우 김밥을 먹습니다. “김밥은 믿음직스러워요. 재료를 한눈에 볼 수 있어 예상 밖의 식감이나 맛에 놀랄 일이 없습니다.” 극중 대사와 김밥을 먹는 이 한 장면에서 세계인의 김밥에 대한 관심은 크게 집중되었고, 이에 일본의 김밥의 원조 논란마저 일게 되었다. 한국발 문화 콘텐츠가 남긴 사례는 눈여겨 볼만 하다.사실 이미 오래 전부터 아시아권에서 한국 드라마는 한류의 첨병 역할을 했다. 드라마 <대장금>은 아랍권에서는 이미 80%를 넘는 시청률로 한국과 한국인에 대한 평판을 일찍이 바꾸어 놓았다. 동남아의 수많은 국가와 가까운 일본, 그리고 대만, 중국 등 오래 전부터 불기 시작한 한류의 바람으로 한국문화의 힘으로 전파되었다. 그리고 중국의 격투기 선수이자 권법 사기꾼 퇴치에 앞장서는 <쉬샤우둥>은 중국 내에서 한국의 잘못된 정보를 바로 잡기로도 유명하다. 한국인이 공자도 한국인, 유교도 한국의 것이라는 악의에 찬 소문은 진실이 아니며 그가 존경하는 한국의 몇 가지를 소개했다. 그 중에서 한국의 드라마와 영화를 진심으로 존경하며 중국은 도저히 따라갈 수가 없는 넘사벽이라고 했다.<오징어 게임>에서도 봤듯이 중국은 우후죽순처럼 도처에 널린 불법 스트리밍 사이트에서 한국 드라마와 영화는 암암리 유통이 되고 있었다. 중국은 넷플릭스 서비스국가에 해당되지 않기 때문에 중국 시청자들은 불법적인 경로를 통해 한국의 미디어 콘텐츠를 접하는 것이다. 이러한 도둑 시청뿐만 아니라 극 중에서 나오는 여러 가지 상품들을 조잡하게 만들어 전 세계를 상대로 무차별 살포하기로 악명 높다. 이번에 열풍이 불고 있는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채널 시청에 대한 정당한 지급 없이 몰래 시청하는 것도 어이없는데, 중국 최대 콘텐츠 리뷰 사이트에서 자신들끼리 평점을 매기고 리뷰도 수만 건이나 올리는 어처구니가 연출되며 눈살을 찌푸리게 만들었다.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주인공은 초기 아동기부터 주위 사람들과의 소통부재로 의사소통과 사회적 상호작용에 지속적인 손상을 보인다. 행동패턴 관심사 및 활동의 범위가 한정되고 반복적인 것이 특징인 발달장애로,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는 주위 사람의 안타까움 속에서 고래를 통해 세상을 이해하게 된다. 고래에 관심을 가지는 스토리 전개로 많은 사람에게 심해 고래에게 마저 관심을 만들었다. 아름다운 드라마 한 편이 사람들에게 미치는 거대한 영향력이 아닐 수 없다. 멸종 위기의 고래에 대한 우려가 생기기 시작했고, 극중에 나오는 원목으로 만든 고래시계와 우영우 크로스백, 코트, 헤드폰, 향유고래의 키링 등 우영우 아이템이 또한 인기를 등에 업고 날개 돋친 듯 판매 되고 있다.독일 트로이카 본사 직영 공식스토어에서 살 수 있는 고래키링은 이미 품절상태이고 이들을 구매하고 싶다는 글이 계속 올라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러나 이번 만큼은 오징어게임 사태처럼 중국 제조회사의 불법 아이템의 제작과 유통이 이루어지지 않기를 기대해 본다. 사운을 걸고 노력해 온 제조사들의 지적 재산권이 존중되길 희망하며, 우영우의 아름다운 이야기 전개와 영상미처럼 순수한 마음으로 서로 협력하고 보살피는 세상으로 함께 나가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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