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로 코스모스’ 라는 제목으로 오랜 전 상영된 영화가 있었다. 본디 마이크로 코스모스라면 생물 진화의 기원을 다룬 이야기와 자연과 생명에 관한 이야기로 들린다. 그러나 영화에서는 화려한 연출 기법을 통해서 잠자리의 겹눈과 비행기술, 그리고 거미가 마치 명주실에서 실을 뽑아내는 듯한 자연의 신비로움을 보여준다. 극단적으로 작고 미세한 조직을 만드는 자연의 힘과 능력에 감탄을 하며 사람들은 마이크로와 나노의 미지 세계에 대한 동경을 키운다. 예전의 과학과 기술은 마이크로를 이야기 하는 것으로 미지의 작은 세상을 토론했다. 그러나 현대의 과학은 마이크로(10의 –6승)을 넘어 나노의 세계 (–9승), 그리고 피코(-12승), 다시 펨토(-15)과 같은 더 작은 초미세의 세상을 열어보려고 하고 있다.태양에서 뿌려지는 빛은 일정한 파장과 더불어 알갱이 같은 입자를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굳이 뉴턴과 후크, 아인슈타인까지 언급하지 않더라도 우리는 이미 입자를 가진 파장이 빛이라고 이해한다. 그 성질을 이용해서 마이크로 오븐 같은 전자레인지를 만들어 활용한다든지 인체를 투과하는 짧은 파장과 강한 에너지를 가진 X-선을 이용하고, 반도체 등 산업 전반에 EUV(극자외선)도 활용한다, 어렵게 들리지만, 반도체 산업에서 중요 공정인 포토공정에서 극자외선 파장의 광원을 사용하는 리소그래피라는 사진 식각기술 또는 이를 활용한 제조공정이 모두 빛을 이용하여 만들어지는 과학적인 산물이다. 세계의 수많은 과학자들은 이러한 기술을 선점하기 위해 지금도 활발히 연구 중이다.뉴턴도 그랬고, 아이슈타인도 빛이 가지고 있는 성질에 대해 규명을 하고 싶어 했고, 빛이 가지는 근본을 알고 싶어 했다. 종교에서도 빛이라는 단어는 자주 거론이 되는 만큼 만물의 핵심이 되는 요소인 것이다. 이렇게 빛은 자연 어디에도 분포가 되어 있고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다. 지금도 교과서에는 빛에 대한 내용이 많이 있으며, 학생들은 물리나 생물 기타 과목에서 이론 학습과 실습을 통해 배워나가고 있다. 탈레스가 물이 만물의 근원이라고 했듯이 빛은 세상의 근본인 것이다. 인류는 스스로 빛을 만드는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가졌고, 그 빛을 이용하여 만물의 근원을 알고 싶어 했으며 세상을 이롭게 방법에 대해 관심을 가지게 되었다. 방사광(放射光)은 전자를 빛의 빠르기에 접근하는 속도로 가속시켰을 때 나오는 빛이다.포항 지곡에 위치한 포스텍(포항공대)에는 한국과학의 심장이라는 포항 방사광 가속기 연구소가 있다. 마치 우주선처럼 생긴 하얀 외형의 둥근 건물에 수많은 정밀 장비와 기계들이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정밀하게 건설이 되고 설치되어있다. 우주공간과도 비견되는 수준의 진공시스템과 전자를 가속시키고 조절하기 위한 수많은 전자석들로 그 위용이 대단하다. 포항시민들이 포항공대는 알아도 가속기 연구소는 무엇을 하는 곳인지 모르는 분들이 많다. 그 시설을 가지고 어떤 일을 하는지도 모르며 관심조차 없는 분들이 아마 대다수일 것이다. 그러나 사실 포항 방사광 가속기는 대한민국의 위상과 과학 한국을 대표하는 어마어마한 결정체이자 초대형 거대과학 시설이다.방사광 가속기는 방사광을 발생시키고 그 빛을 활용하는 장치들이 모두 모여 있는 시설을 말한다. 건설초기 세계 각지에서 연구 중이던 세계 최고의 한국과학자들을 모셔와 정계와 학계 포스코로 대변되는 재계에서 삼위일체가 되어 협력하지 않았던 들 결코 건설되지 못했을 과학과 산업, 경제 기술의 결정체이기 때문이다. 수천억 원의 비용과 수많은 인력이 오랫동안 걸쳐 이룩해 놓은 가속기는 엄청난 비용에도 불구하고 국가적 차원의 노력이 결집이 되어 탄생한 결과물이다. 방사광은 태양에너지 보다 수십 만 배 더 밝고 인위적인 조정이 가능한 빛을 만들고 관리하는 장치이다. 방사광은 자연의 빛과는 달리 사람의 힘으로 만든 폭넓은 에너지 영역에서 압도적인 밝은 빛을 제공하고 있다.모든 물질은 스스로의 규칙을 가진 조직이나 구조를 가지고 있다. 원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된 격자 구조를 가지는데, 이것을 분석하는 것을 ‘회절’이라고 하며 일반 X-선 회절 장비로는 판독이 어려운 차이를 방사광에서는 구분해 낼 수 있다. 또한 고체의 물성이나 전하, 원자 배열의 질서 뿐 아니라 사람들이 쉽게 관심을 가지고 접근할 수 있는 반도체 회로의 제작과 미세 정밀 기계의 제작에도 방사광은 쓰인다. 극 초 파장의 투사가 가능한 미세한 방사광원은 마이크로와 나노의 장치 제작에도 널리 쓰인다. 개미 머리 보다 더 작은 기계와 잠자리 보다 더 작은 헬리콥터, 초소형 마이크로 렌즈, 의료용 장치의 제작 등 기술 선진국이 가지는 정밀함과 과학적 원초기술이 이곳 포항 가속기 연구소에서 나온다.불행하게도 사람들은 방사광 가속기가 무엇을 하는 장치인지 모르는 사람이 많다. 그리고 활용을 하고 싶어도 어떻게 해야 하는 지 물어오는 사람들도 많다. 오늘 칼럼을 통해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대형 국책 과학시설인 방사광 가속기를 알리고 싶었다. 포스텍에서 기계공학 박사학위를 받고 현재 가속기연구소 산업기술융합센터장과 기업지원 팀장으로 재직 중인 김종현 박사가 있다. 김 박사는 본인이 가지고 있는 과학적 연구 열정 뿐 아니라 또 다른 고민도 가지고 있다. 그는 많은 사람들에게 이런 훌륭한 가속기 장비의 활용과 기업체에 기술적, 과학적 도움을 주고 싶어 하는 과학자이다. 그는 늘 본인은 과학적인 이론과 시설의 사용지원을 할 뿐이지만, 결국 결과는 엔드유저(실 사용자)로부터 나온다는 말을 한다.젊은 과학도인 그는 자신의 학문적 배경과 과학적 열정은 뒤로 한 채, 산업체에 거대 과학시설인 가속기와 그 장치를 소개하는데 여념이 없다. 많은 기업체에서 포항 가속기연구소 기업지원팀으로 연락을 하여 상상 속의 아이디어를 나누어 주길 바란다. 시민들과 기업체의 아이디어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해 줄 수 있는 시설과 인력이 배치되어 있는 곳, 마이크로 코스모스의 잠자리의 겹눈과 비행기술 가능한 곳이 방사광 가속기 연구소이다. 인근에 위치한 포항의 자랑, 대한민국의 자랑인 거대 시설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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