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매일신문=최종태기자]더불어민주당 출신의 박희정 의원이 포항시의회 자치행정위원장에 당선됨으로써 지방의회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3선의 박의원은 자치행정위원회에 오랫동안 몸담아 오면서 지역 청년인구 타도시 유출이 심각하다고 질타했고, 포항시 산하기관장에 퇴직 공무원이 무더기로 채용됨으로인한 낙하산 인사의 문제점을 낱낱이 지적했다.또한 포항시의회 연구모임인 ‘비탈거미회’에 소속돼 포항시 시설관리공단의 도시공사 전환의 타당성 검토 및 민간위탁된 하수처리장의 부실운영을 문제 삼았다.이같은 노력에 힘입어 박의원은 지난 5일 치러진 포항시의회 상임위원장 선거에서 출석인원 31표 중 29표를 받아 당당히 당선됐다.민주당 의원으로 상임위원장에 당선된 사례는 포항시의회 역사상 처음 있는 일로, 그동안 국민의 힘 일색이었던 상임위원장 자리가 민주당도 한 자리를 차지한 것은, 진일보(進一步)한 것으로 의회위상을 한층 더 높였다는 평가다.그동안 시의회는 시정견제를 소홀히 한 나머지, 시시각각 집행부의 들러리라는 오명을 덮어써왔지만,야당 상임위원장의 탄생으로 의회위상을 더욱 높이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이같은 기대와는 달리 다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국민의 힘은 작정만 하면 집행부와 언제든지 결탁할 수 있어, 시민의 대의 기관으로서의 기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민주당 출신이 자치행정위원장이 되기는 했지만,운영위원장 출신의 중량급인 안병국 의원을 비롯한 5명의 국민의 힘 의원이 자치행정위원에 포진돼 있어, 위원장의 권한이 상당 부분 제한받을 수 있다는 염려가 나온다. 안 의원은 8대 포항시의회에서 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아 백인규 신임 의장과 호흡을 같이하며 의회 운영을 총괄해 온 이력이 있어,이들은 마음만 먹으면 자치행정위원회 소관 업무를 좌지우지 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또한 7석에 불과한 민주당이 상임위원장을 배출하기까지는 국민의 힘 소속 시의장 유력 후보와 사전 밀약없이는 불가능했다는 점에서는,반쪽자리 승리라는 비판이 나온다.하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야당 시의원도 의정활동을 성실히하면, 누구든지 상임위원장자리에 오를 수 있다는 여지를 보여주었다.한편 복지환경위원장에 도전장을 냈던 김상민 민주당 의원은 결선투표까지 가는 접전을 벌였지만,초선의 국민의 힘 김형철 의원에게 1표 차이로 졌다.1.2차 투표에서 과반을 얻지 못한 김형철 의원은 결선투표에서 16표를 받아 15표를 얻은 김상민 의원을 제치고 가까스로 당선됐다.김상민 의원은 복지환경 분야에서 오랫동안 잔뼈가 굵은 3선 의원이었지만,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국민의 힘 초선 의원에게 무릎을 꿇어야 했다.그는 포항시 음식물폐수처리장의 예산낭비 사례를 낱낱이 파헤쳤고,하수처리장 개선사업의 문제점을 지적할 만큼 의정활동이 왕성했지만,경험이 부족한 초선의원에게 패했다.포항시의회 의원정수 33명 중 국민의힘 소속 의원이 22명으로 과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7명, 무소속 4명에 불과하다.때문에 국민의 힘 소속 의원들끼리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상임위원장 5자리 모두를 독식할 수 있는 구도다.민주당 의원들은 “위원장직은 경험이 많고 능력있는 다선 의원을 선출하는 것이 관례인데, 국민의 힘이 다수의 힘으로 밀어붙여 초선의원을 위원장으로 내리 꽂았다”며 반발했다.다행히 김상민 의원은 박칠용 의원과 함께 복지환경위원에 선임돼, 추모공원 및 음식폐기물 처리시설 건립 등 지역 현안사업을 잘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숫적으로 불리해 난항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