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들어 전 세계에 알려진 오징어 게임이라는 한국 드라마가 있습니다. 그 드라마에 나오는 게임은 우리가 어렸을 때에 재미있게 놀았던 단순한 놀이들이었습니다. 그 놀이로 사람을 죽이는 잔인한 내용으로 상품화 했던 것인데 그것이 대박이 났습니다. 그 게임 중에 구슬치기가 있습니다. 두 사람씩 짝을 지어서 상대의 손에 움켜쥐고 있는 구슬이 짝수인지 홀수인지를 알아 맞추기를 해서 이기는 사람이 구슬을 하나씩 빼앗아 가는 것으로 상대방의 손에 있는 구슬을 다 빼앗으면 이기게 됩니다. 그런데 오징어 게임에서 주인공과 짝을 지어서 게임을 하던 나이가 많은 할아버지가 일부러 자꾸만 져 주면서 구슬을 상대방에게 넘겨 줍니다. 게임에 이겨야만 살아 남을 수 있고 게임에 지면 죽어야 하는 절체절명의 순간인데 할아버지는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이 자꾸만 져 줍니다. 마침내 게임에서 다 이긴 주인공이 할아버지에게 묻습니다. 왜 그렇게 하시냐고? 왜 나에게 일부러 져 주시느냐? 고 묻습니다. 그 때 할아버지가 “우리는 깐부니까” 라는 유명한 대사를 남깁니다. 깐부라는 말은 딱지치기나 구슬치기와 같은 놀이를 할 때 동맹을 맺고 놀이 자산을 함께 공유하는 가장 친한 친구, 짝꿍, 동반자를 뜻하는 은어라고 합니다. 사느냐? 죽느냐? 의 전장터과 같은 그 상황에서 상대를 향해서 기꺼이 져 주는 그 장면으로 인해서 오징어 게임이 시청자들의 마음에 뭉클한 무엇을 남겼습니다. 그런데 우연히 인터넷에서 깐부 할아버지인 오일남 역할을 했던 배우 오영수(78세) 씨가 한 방송사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내용을 보면서 큰 감동과 울림이 있었습니다. 그는 연기 경력 58년에 출연 작품만 무려 200여 편이며, 연극계에서는 이미 정평이 나 있었지만, 대중들에게 오영수 배우는 거의 무명이나 다름이 없었다고 합니다. 그랬던 그가 58년 만에 갑작스레 한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인지도가 급상승하면서 이 곳 저 곳에서 광고 제안이 들어왔지만 자신은 사람에게 해를 끼치는 광고는 하지 않을 것이며 인기가 있다고 해서 아무 곳에나 출연하지 않겠다고 했습니다. 그러면서 나이 들어 보니 인생을 제일 잘 사는 것은 누군가가 자신을 향하여 아름다운 사람이라는 평가를 해 주는 것이지 싶다 라고 했습니다. 살짝(?) 멋있어 보였습니다. 누군가의 깐부로서 아름다운 사람이고 싶지 않으십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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