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료값 20%인상에 적자폭 커져
한우 둔갑 외국산 단속 강화해야
경남지역 축산 농민들이 소값 폭락에 따른 손실을 줄이려 소에게 주는 사료를 절반으로 줄이는 등 안간힘을 쓰고 있다.
합천군 합천읍에서 30년째 축산농을 하는 이상봉(54)씨는 요즘 번식우(송아지를 생산하기 위한 소)에게 사료를 하루 2~3㎏밖에 주지 않고 있다.
사료값이 너무 비싸 감당하기 어렵기 때문이라고 이씨는 말했다.
소값 폭락 전에는 하루 4~5㎏의 사료를 먹였다.
뼈만 앙상할 정도로 야윈 소들은 사람이 지나갈 때면 먹을 것을 달라고 "음매~ 음매~"하며 우는데, 이 모습을 보면 가슴이 저민다고 이씨는 전했다.
최근 합천에서 열린 가축시장에서 어미 한우 한마리가 20만원에 낙찰된 적이 있으며, 마리당 100만원 이하로 하락한 소들도 적지 않았다고 이씨는 말했다.
한우는 아무리 못받아도 100만원 아래로 떨어지진 않았는데, 지금은 가격 하락폭이 너무 크다고 한숨을 지었다.
이씨는 "정부가 외국산을 무분별하게 수입하는 바람에 이번 소값 폭락이 일어났는데도 농민들이 소를 너무 많이 키워 일어난 것처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예산을 들여 소들을 수매하고, 한우로 둔갑하는 외국산에 대한 단속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함양군 지곡면에서 소 150마리를 키우는 노우현(44)씨는 거세우의 경우 하루에 6천원 정도 사료를 먹이면 4천500원 어치 밖에 살이 찌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만큼 사료값이 많이 올라 소에게 사료를 먹이면 먹일수록 적자폭이 커진다는 게 노씨의 설명이다.
1여년 전만 해도 사료 1㎏에 500원 미만이던 것이 지금은 600원으로 20% 이상 올랐다고 그는 말했다.
하지만 노씨는 소 출하 때 좋은 등급을 받기 위해 사료를 정상적으로 먹이고 있다 한푼이라도 더 건지기 위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에서다.
창녕군 영산면에서 소 10마리를 사육하는 송춘섭(61)씨는 설을 쇠고 나서 추가 입식 여부를 결정하기로 하고 관망하고 있다.
소값이 앞으로 어떻게 변동될지 모르기 때문이다.
1998년부터 축산업에 종사하는 송씨는 "한때 150마리까지 키웠으나 2010년 말 10마리로 크게 줄여 손해를 적게 봐 그나마 다행이다"고 말했다.
그는 "축산 농가들은 저마다 생산 원가를 줄이느라 죽을 힘을 다해 애쓰고 있다"며 "정부가 적극 나서 이번 파동을 빨리 해결해 주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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