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의 아이오와주 코커스(당원대회)는 경선 초반 판세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풍향계 역할을 하지만 1위를 차지했다고 대통령 후보 티켓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물론 1위를 할 경우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는 것은 틀림없지만, 1위가 되지 못한 후보라고 낙담하기에는 이르다.
이는 역대 아이오와주 코커스 결과와 각 정당의 최종 대통령 후보를 비교하면 알 수 있다.
2008년 대선 경선때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가 34%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지만, 대통령 후보는 4위(13% 득표율)였던 존 매케인 상원의원이 됐다.
매케인은 바로 뒤에 열린 뉴햄프셔,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에서 1위를 차지하며 뒤집기에 성공했다.
1976년 이후 공화당에서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를 하고 대통령후보가 된 경우는 현직 대통령이 재선에 도전한 경우를 제외하면 1996년의 밥 돌, 2000년의 조지 W 부시 2명이다.
1980년에는 아버지 부시가 아이오와 코커스에선 1위였지만, 최종 후보는 2위였던 로널드 레이건이 됐고, 1988년에는 밥 돌이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1위였지만, 최종 후보는 아버지 부시로 확정됐다.
민주당도 `아이오와 코커스 1위 = 대통령 후보` 등식이 꼭 성립하지는 않는다.
2000년, 2004년, 2008년은 모두 첫 경선 1위이었던 앨 고어, 존 케리, 버락 오바마가 결국 대통령 후보로 골인했다.
그러나 1992년에는 아이오와 코커스에서 3% 득표에 그쳐 1위 톰 하킨 76% 득표율과 비교하면 형편없없었던 빌 클린턴이 대통령후보가 됐다. 1988년에는 딕 게파트가 31%로 1위를 차지했지만 후보자리는 3위 득표였던 마이클 듀카키스에게 내줬다.
이는 대체로 아이오와 코커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 사우스 캐롤라이나 프라이머리 등 초기에 차례대로 이어지는 지역의 정치적 특성, 후보들의 정치적 연고지 등 다양한 요인들이 결합돼 선거 판세에 영향을 주기 때문이다.
역대 경선에서 아이오와에서 중하위권으로 출발해 대역전을 이룬 후보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선거 전문가들은 이번 공화당 경선에서는 적어도 표차이가 그리 나지 않는 선두 3위권안에 포함돼야 후보 가능성이 계속 살아있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특히 이번 경선의 후보 스펙트럼으로 볼 때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1위를 차지할 경우 그가 조기에 대통령후보 티켓을 확정지을 가능성이 높다. 2, 3위가 되더라도 1위와 근소한 표차이면 여전히 후보가 될 가능성은 높다.
만약 릭 샌토럼 전 상원의원이나 론 폴 하원의원이 1위를 하고, 롬니 전 주지사가 큰 표차로 3위가 될 경우에는 공화당 경선 레이스는 한동안 접전이 전개되고 후속 경선이 격전으로 치러질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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