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이 통일될 수 있었던 저력은 서독이 경제적으로 동독을 끌어안을 수 있는 힘이 있었기 때문이다. 우리 경제가 세계 5위 정도의 힘을 가진다면 북한 경제를 충분히 흡수하고 지원하여도 우리가 흔들리지 않는 저력을 갖게 된다. 실제로 독일이 통일될 당시의 서독의 경제력은 세계 1위였다. 그렇기 때문에 자신 있게 동독을 지원하였을 뿐 아니라 민족문제에 대하여 과감한 원조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정치적 문제에 있어서는 일방적 양보가 없었기 때문에 동독이 현재의 북한처럼 밀어붙이기식의 억지를 부리지 못하도록 하는 제도적 장치를 엄격히 적용하였으며, 원칙을 준수하도록 하였던 것이 신뢰를 정착케 하였고 그것이 통일을 앞당기는 계기가 되었다.우리는 지금 너무 많은 것을 한꺼번에 해결하려는 의욕으로 하나도 제대로 이룩하지 못하면서 북한에 끌려가는 시행착오를 거듭하고 있는데, 통일의 가장 핵심적인 원동력은 경제발전이다. 먹을 것이 충족해야 예의를 갖추 수 있다는 선현들의 말을 깊이 음미해야 한다. 이제는 경제개발에 총력을 경주(傾注)하여야 한다. 최선은 경제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자유도, 민주주의도, 인권도 아무런 가치도 향유할 수 없게 된다. 따라서 국제경쟁력을 극대화 하는 것만이 오직 우리가 생존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다. 가진 것이라고는 눈물과 땀과 피만이 재산의 전부인 우리는 그것을 밑천으로 하여 오늘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으로 성장하였다. Ⅴ. 맺으면서 한국에서 민주주의를 바라는 것은 “쓰레기통에서 장미꽃이 피는 것을 기대하는 것보다 더 어렵다.”고 한, ‘영국 어느 신문의 칼럼’을 무색하게 우리나라는 후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자유민주주의 국가로 성장하였다. 경제에서는 세끼 밥상 중 한 끼라도 쌀밥을 배불리 먹었으면 하는 것이 소원이었던 우리가 오늘날 다이어트를 하는 나라로 변했다. 이런 변화, 발전의 바탕이었던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부인하고, 민족과 통일이란 주술에 취한 무리들이, 이미 역사에서 폐기된 낡은 사회주의 통제 ᐧ 계획경제를 신주단지처럼 받들고 있다. 반(反)시장경제는 날이 갈수록 극성을 부리고 있다. 소득주도 성장으로 시작된 최저임금 인상은 중소 상인들을 나락으로 내몰고 있으며, 더욱이 주 52시간 근무제 실험으로 기업인들의 의욕마저 꺾어놓고 있다. 노동 개혁은 실종되고 경제는 마이너스로 치닫고 있으며, 일하지 않아도 국가가 다 보장해줄 것이라는 환상을 부채질하는 포퓰리즘은 이제 남미형 혼돈 국가가 남의 일만은 아니라는 것을 예감하게 한다. 국가방위전략은 어디로 가고 있는가? 휴전선의 지뢰 제거를 비롯하여 GP 철수, 군사훈련 중단, 대전차 방어벽 철거, 군 복무 단축 등 성급한 대책은 정말 이할 수 없는 길로 줄달음질치고 있다. 군대는 전쟁을 하지 않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어떤 세력도 감히 범할 수 없는 강력한 전투력을 보유한 군대가 존재할 때만이 평화가 유지될 수 있다. 따라서 그 전투력은 끝없는 훈련에서만이 얻을 수 열매다. 그런데 현실은 어떠한가? 지금 정부의 성급한 대북정책은 한국의 젊은이들로 하여금 국가안보란 말 자체를 금기시하게 할뿐 아니라 국방 의무마저도 이제 남이 해주기를 바라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만약 이 상태가 지속된다면 국가 보위마저 폐기하자는 주장이 야기되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할 수 없다.
다시 시작하자.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안보 등 국가 전체가 새로운 도약을 위해 분기탱천해야 한다. 2006년 5월 고려대학교에서 명예정치학박사 학위를 받은 이콴유(李光燿) 전 싱가포르 수상은 기념강좌에서 ‘기업의 경쟁력’을 주문하면서 이를 뒷받침 할 수 있도록 정부가 앞장서야 하고 국민들이 하나로 다시 뭉쳐 다시 일어서지 않으면 한국은 결국 중국과 인도에 눌릴 것이라고 경고 하였는데 그것이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특히 그는 한국에는 “합의의 문화”가 부족하다는 것을 지적하면서, “안타깝다”는 말을 잊지 않았다. 아울러 노조에 대해서는 ‘사회적 갈등으로 야기되는 에너지가 얼마나 큰지를 생각하라.’고 주문하였다.
이제 60~70년대의 그 불꽃같은 열정을 오늘에 접목시켜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해야 한다. 경제는 한번 무너지면 다시 재기하는 것은 불가능할 뿐 아니라, 재기한다고 하더라도 50년이 더 소요된다는 경제학 원론은 우리에게 가르치는 바가 대단히 크다. 우리는 새로운 국가발전 이정표를 역사 속에서 다시 찾아야 한다. 그것이 역사가 우리에게 주는 교훈이다. 토인비는 “역사의 교훈을 망각하는 민족에게는 미래가 없다.”고 했다. 토인비가 던진 메시지는 오늘의 한국에 여전히 유효한 것은 아닌지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