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서 뛰는 박지성(30)이 오랜만에 `산소탱크`다운 활약상으로 영국 언론의 찬사를 받았다.
영국 스카이스포츠는 27일(한국시간) 맨유와 위건의 프리미어리그 경기가 끝나고 나서 박지성에게 팀 내에서 두 번째로 높은 평점 8을 매겼다.
드미트리 베르바토프가 해트트릭을 터뜨려 9점을 얻었고 박지성과 안토니오 발렌시아가 뒤를 이었다.
박지성은 일찌감치 기선을 제압하는 해결사로 활약한 점과 상대 수비진을 와해시킨 공이 크게 두드러졌다.
스카이스포츠는 "박지성이 선제골을 넣었다"고 짧게 평가했고, 골닷컴은 "부지런히 움직였다"고 호평했다.
특히 맨체스터 이브닝뉴스는 "폐가 여러 개인 것처럼 박지성이 위건의 수비진을 흔들었다"고 찬사를 보냈다.
박지성은 올드 트래퍼드에서 열린 이번 18라운드 홈경기에서 왼쪽 날개로 풀타임을 뛰면서 전반 8분에 선제골을 터뜨렸다.
경기 초반부터 측면과 중앙을 휘저으며 상대를 끊임없이 위협하다가 후반 32분에는 페널티킥을 얻어 베르바토프의 해트트릭을 거들기도 했다.
박지성은 지난 8월 아스널과의 정규리그 경기에서 맨유가 8-2로 이길 때 한 골을 보탠 뒤 무려 4개월 만에 골 맛을 봤다.
박지성은 이번 시즌 초반 애슐리 영과 루이스 나니 등 경쟁자들에 밀려 정규리그 경기에는 좀처럼 출전 찬스를 잡지 못하고 있었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등 큰 무대나 칼링컵 경기 등에서 꾸준히 활약했지만 맨유가 최근 챔스리그에서 탈락하면서 그마저도 기회가 줄어들 위기였다.
하지만 박지성은 지난달 20일 스완지시티와의 12라운드 경기(1-0 맨유 승) 이후 한 달여 만에 얻은 선발 출전 기회를 놓치지 않고 자신의 존재감을 한껏 자랑했다.
스리백을 가동해 경기 초반 만만치 않은 저항을 한 위건을 상대로 일찌감치 선제골을 터뜨려 분위기를 완전히 끌어왔고, 이후에도 활발한 움직임과 날카로운 패스로 상대 수비진을 흔들었다.
후반 2분 벼락같은 헤딩슈팅으로 또 한 차례 위건 골문을 위협한 박지성은 후반 20분 정면 중거리슛을 시도하고 그 직후 하비에르 에르난데스와 패스를 주고받으며 상대 진영으로 침투하는 등 끊임없이 공격 기회를 엿봤다.
수비에서도 돋보였다.
수비수들의 줄부상으로 안토니오 발렌시아와 마이클 캐릭까지 수비진에 가세해야 하는 상황에서 박지성이 경기 내내 미드필드에서 적극적인 압박으로 상대의 공격 전개를 저지했다.
이 덕에 맨유는 웨인 루니와 골키퍼 데 헤야 등을 선발에서 빼고 발렌시아와 캐릭을 수비라인으로 내리는 등 다양한 실험을 하고도 안정적인 경기를 펼치며 5-0 대승을 거머쥘 수 있었다.
올 시즌 최고의 활약으로 주전 경쟁에서 유리한 입지를 확보한 박지성이 유로파리그, 정규리그, FA컵 경기 등을 치러야 하는 후반기에 어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지 주목된다.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