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후배가 심각한 목소리로 나를 당황하게 했다. 요지는 이번 4ᐧ15 총선에서 이판사판의 심정으로 판세를 흔들고 싶다면서 확 뒤집는 데 앞장서겠다는 것이다. 왜냐 하고 물으니까 미래통합당이 공천한 것 보면 국민은 안중에 없고 공천관리위원, 그것도 벼슬이라고 조자룡이 헌 칼 쓰듯이 마구 휘둘러 지금 난장판이 되었다는 것이다. 무슨 기준으로 출마의 자유를 박탈하느냐는 것이다. 꼭 배제하고 싶으면 경선이라는 제도가 있으니까 시민의 판단을 받아보든지, 아니면 결격사유가 사전에 포착되었다면 당사자가 납득할 수 있도록 제시하고 출마 자체를 포기하도록 해야지 무조건 출마를 원천봉쇄하니 무소속이라는 편법을 써서, 당 진영의 혼선을 야기시켰다는 것이다. 특히 지난 3여 년 동안 사회주의 정부를 용납하지 않겠다고 얼어붙은 아스팔트 길 위에서 투쟁하던 용사들은 모두 사라지고 지역에서도, 중앙에서도 편안하게 살아가던 기회주의자들을 일방적으로 내리꽂는 행위는 어디서 배운 짓거리냐는 것이다. 따라서 이 정도의 의문에 대해 명확한 해명이 없다면 이번 선거에서 이판사판으로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그의 울분의 요지다. 무리한 의견은 아니다. 하지만 어쩔 것인가? 이미 버스가 지나간 후인데, 빈대 잡으려고 초가삼간 태울 수는 없지 않느냐는 궁색한 위로의 말로 마무리하였지만, 서울 높은 사람들이 한 짓거리들이 현재 여론조사의 결과라면 과연 받아들일 수 있을까 하는 참담한 심정이다. 우리 같은 시골 서생들이야 정치를 모르니까, 자기들 마음대로 갖고 놀지만, 그래도 오래 살다 보면 세상 돌아가는 이치는 알고 있는데 아무래도 이번 선거는 허재비(허수아비) 하품하는 꼴밖에 되지 않는다는 그 후배와 말과 같은 생각이다. 4년 전에는 친박이니 비박이니, 거기에 진박이니 하여 분란을 일으키더니, 급기야 옥새 들고 나르샤 사건이 터졌고, 마침내 대통령의 탄핵이라는 전대미문의 사건이 또 터졌는데, 나중에 밝혀졌지만 당시 탄핵세력에 여당(새누리당)의 일부 의원이 일조하였다는 것이다. 이런 역사적 과오가 있다면 이제 정말 심기일전하여 새로운 세상을 만드는데 한 몸 아낌없이 바치겠다는 결기가 있어야 한다. 그런데 지금도 하는 꼴들을 보면 ‘개 눈에는 똥’밖에 안 보인다고 국회의원 뺏지만 찾아 헤맨다. 명분은 그럴듯하게 후진에 길을 터준다고 불출마를 선언하고서는, 선거 후 정치 구도에서 영향력을 뺏길 수 없다 하여 등장한 퇴물들의 작태가 가관이다. 유승민이 자기 구역에서도 입후보하지 못하면서도 전국 유세를 하고 있다. 유승민이 어떤 사람이냐? 자기를 키워준 정치적 선생인 박근혜 전 대통령을 배신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또 탄핵정국에서 탄핵 주체세력에 적극 협조한 또 다른 여당 중진이 지금도 마이크를 잡고 있다. 이런 무리들이 중도 세력의 확충이라는 핑계로 전면에 나서자, 집토끼였던 우파들이 따돌림을 당하고 있다고 아우성이다. 오는 4 ᐧ 15 총선은 그냥 선거가 아니다. 지난 3년 동안 무수한 정책 시행착오를 거듭하고서도 국민들의 바른 건의를 단 한 건도 받아들이지 않은 집권 여당에 대한 심판이다. 그런데 그 투쟁의 본산이 되어야 할 제1야당이 지금 죽을 쑤고 있다. 돌이켜 보면 우리 경제는 2019년부터 중병을 앓기 시작하였다. 전 세계 경제학자들이 경고한 소득주도 성장이라는 괴물을 만들어, 젊은 사람들 직장 잃기 경쟁을 시켰고, 반기업 정서를 계속 고취시켜 국내 자본의 유출만 증가하게 했다. 고약한 영화 한 편을 보고 결정하였다는 원전정책? 이번 선거에서 우파들이 정신 차리지 않으면 국가는 거덜나게 되어 있다. 나라의 기둥인 3040 청년들의 일자리가 21만5000개 줄었고, 제조업은 8만1000개가 줄었으며, 산업 생산증가율은 0.4% 건국 후 최저, 수출은 지난 1월까지 연속 14개월 마이너스다. 문 정부 출범 후 증가한 국가부채는 무려 100조 원이 넘었는데, 이번 선거에서 또 헬리콥터식 살포를 하겠다니 제정신인지 알 수가 없다. 문 대통령이 근로자의 삶의 질을 높인다는 이상에서 시작한 ‘주52시간 근로제’. 밥은 배불리 먹어야 한다고 주선한 ‘최저임금제’로 대량 실직자 양산에만 끝인 것이 아니라 소상공인의 줄도산을 가져왔다. 외국에 가서는 세계 제일 안전한 원전이라고 세일즈 외교를, 국내에서는 원전 죽이기로 벌써 3조 원 이상의 한전 적자를 가져왔을 뿐 아니라 세계 제1위의 기술도 수탈당하게 됐다. 결과론적으로 3년이나 시행한 정책이 낙제점수면 과감하게 폐기하고 나머지 2년간 새로 시작해야 한다. 그런데 잘못되었다는 것을 알면서도 굳이 끌고 가겠다는 것은 아집이 아니면 확증편향의 결과이다. 4ᐧ15 선거는 위에서 열거한 제문제 뿐만 아니라 ‘조국 일가의 비리’, 울산시장 부정선거, 공수처 방향 등의 의혹을 명쾌하게 해소시킬 기회이기에 국민들은 두 눈 부릅뜨고 올바른 주권행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