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에 대항해 연합군 조종사를 숨겨주고 화물 열차를 공격해 가난한 이들에게 고루 나눠줬던 에델바이스 해적단. 이들은 불과 12-20세인 소년, 소녀에 불과했지만 유럽 전역에서 히틀러에 맞서 투쟁한 `이름 없는` 전사였다. 프랑스 출신 저널리스트인 로제 팔리고는 신간 `장미와 에델바이스`(오픈하우스 펴냄)에서 이러한 10대 저항 세력의 불꽃 같았던 투쟁 기록을 생생하게 되살려냈다. 책에 따르면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유럽 곳곳에서 나치즘에 맞섰던 소년단 규모는 적게는 수만 명에서 많게는 수십만 명에 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대부분 16-18살이었으며 독일과 오스트리아, 이탈리아 등 나치가 지배한 나라에서 투쟁하다 알아주는 이 없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지기도 했다. 처음엔 이들의 레지스탕스 운동도 순수한 놀이처럼 시작됐다. 교실 흑판에 선생님 몰래 `V`자를 쓰거나 프랑스 드골 장군을 상징하는 로렌 십자가를 그려넣는 방식이었지만 점점 심해지는 탄압에 맞서 소규모 비밀 조직 형태로 진화하게 된다. 독일의 에델바이스 해적단은 규모가 2만5천명에 달하는 대표적 소년단으로 영역을 넓혔고, 덴마크의 처칠클럽, 뮌헨대의 백장미단도 어엿한 `아이들의 군대` 역할을 했다. 저자는 2차 대전 당시 감옥에서 나온 편지와 행군일지, 유인물 등의 자료를 토대로 파란만장했던 소년 저항단의 투쟁기를 시대별로 복원해냈다. 그는 서문에서 2004년 열린 연합군 상륙 60주년 기념식에서 "`아이들의 군대`가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는 것을 보고 깊은 충격"을 받았다면서 "이 이야기는 너무나 오랫동안 잊혀 있었고, 대부분은 역사가들에 의해 은폐돼 있었다"고 지적했다. 우석훈·이재형 옮김. 552쪽. 1만8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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