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현재 기부에 대해서 많은 분들이 갈망을 하고 화두가 된다는 말은, 반대로 이게 굉장히 부족하고 누구나 다 정말로 필요하다고 느끼면서도 어떻게 할 수 없는 현실에 대한 모습의 표출이 아닐까 생각하게 되죠."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지난해 강연에서 전했던 기부 메시지가 책으로 출간됐다.
`누구도 대답하지 않았던 나눔에 관한 열가지 질문`(김영사 펴냄)은 지난해 11월 10일 열린 아름다운재단 10주년 기념 콘퍼런스에서 안 원장을 포함해 각계 인사 11명이 강연한 내용을 엮은 책으로, 일부 발언은 인터넷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안 원장은 이 자리에서 박경철 안동신세계연합클리닉 원장과 대담하는 형식으로 기부의 의미를 새롭게 풀이하고 기부의 사회적 역할과 발전 방향을 진단했다.
안 원장은 "사회에서 주는 기회" 덕분에 개인이 성공을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기부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성공이든 실패든 개인이 노력해서 할 수 있는 건 3분의 2 정도"라면서 "나머지 3분의 1은 운이라고 할 수도 있고, 사회에서 주는 기회라고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안 원장은 "이러한 생각을 굳히게 된 것은 사업을 하면서부터"라며 "사업의 결과가 열심히 한다고만 해서 잘되는 건 아니더라"고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특히 정치권에 대해 `상실감`을 느끼게 되는 이유에 대해서도 조목조목 지적했다.
안 원장은 마이클 샌델의 저서 `정의란 무엇인가`를 예로 들어 "베스트셀러가 참되기 힘든 종류의 책임에도 불구하고 베스트셀러가 되고, 많은 사람들이 거기에 대해서 심각하게 고민을 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하고, 조정래의 `허수아비 춤`도 "우리 사회의 잘못된 구조"를 반영했다는 점에서 "같은 맥락"에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이어 영화 `굿모닝 프레지던트`에서 한 명의 국민을 위해 신장을 이식해주는 대통령, 드라마 `대물`에서 "진정으로 국민을 생각하는 국회의원"이 각각 나온다고 예시하고, 이는 "우리가 너무나 갈망하던 모습들이고, 이상으로 꿈꿔오던 모습들"이라고 강조했다.
안 원장은 "그렇지만 현실에서는 전혀 그것과는 다른 모습을 보면서 굉장한 상실감을 느끼게 되고, 또 갈망을 하게 되는 것 같더라"고 꼬집었다.
책에는 안 원장을 포함해 도법스님, 이선재 유네스코한국위원회 협력사업본부장 등의 강연 내용이 담겼다.
200쪽. 1만1천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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