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진 지 이틀째인 20일 시민사회는 정부의 조문단 파견 여부를 놓고 찬반양론으로 뚜렷이 갈렸다. 이날 정부가 정부 차원의 조문단은 보내지 않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과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 유족에게는 방북 조문을 허용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했지만 이들 단체의 입장차는 여전했다. 진보진영 단체들은 김 위원장이 남북정상회담의 당사자였을 뿐 아니라 향후 한반도 정세 안정을 위해 정부가 반드시 조문단을 보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보수진영은 "독재자에게 조문은 절대 안 된다"며 극력 반대하고 있다. 이태호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정부 조문단 파견은 대단한 의미를 부여해서가 아니라 `그쪽에서 왔으니 우리도 간다`는 상호주의의 맥락에서 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며 "상례에 지나지 않는 조문단을 파견하지 않기로 한 것은 김 위원장 사망 이후 한반도에 매우 불행한 일인 만큼 재고를 요청한다"고 말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도 "우리 정부가 북한의 안정을 지원할 의사가 있음을 적극 표명하고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에 획기적 전환점을 마련하는 차원에서 공식 조문단 파견이라는 통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촉구했다.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6ㆍ15 공동선언실천 남측위원회 노동본부는 김 위원장의 사망을 애도하는 내용의 조전을 이날 6ㆍ15 공동선언실천 북측위원회 로동자분과위원회와 조선직업총동맹 앞으로 보냈다. 반면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회의 추선희 사무총장은 "대한민국의 주적이 죽었는데 정부가 조의를 표명하고 조문을 허용한다는 것은 말이 안 된다"며 "방북 조문을 하려는 이가 있다면 끝까지 싸워서 막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자유총연맹도 "무자비한 폭정으로 수백만 북한 동포를 죽음으로 몰고 갔던 독재자 김정일에 대한 조문은 어불성설"이라고 반대입장을 분명히 했다. 이날 다음 아고라 메인 페이지에는 북측에 최소한 조의를 표해야 한다는 의견과 이를 반대하는 측의 글들이 나란히 게시됐다. 한 네티즌(se****)은 `증오는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다`는 제목의 글에서 "북ㆍ미가 화해 손짓으로 가면 남한의 사용가치가 추락한다. 이를 제일 먼저 파악한 박정희가 7ㆍ4 남북공동성명을 통해 대화를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글쓴이는 "화해를 통해 가장 이익을 보는 건 남북한 한반도다. 국익의 시각으로 보면 굳이 그의 사망을 기뻐하면서 호들갑 떨어야 할 이유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에 "정부에서 조문단을 파견해 경직된 남북관계를 풀고 평화의 길을 모색해야 할 때"(ks****) "외교적인 차원에서 정부는 조전 정도의 공식적 조의 표시는 해야 한다"(c****)는 등의 지지글이 잇따랐다.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았다. 아이디 `ke****`는 "이희호 여사에게 묻고 싶다. 천안함 사태 때 죽은 우리 장병에 대해 북측에 어떤 책임 요구를 했나. 천안함 사태 책임을 북에 묻기 애매하다면 연평도는 어떤가"라며 조문을 원칙적으로 인정하지 않는다고 썼다. 그는 "정말 의례적인 체면치레를 위해서, `최소한의 도리와 격식은 지킨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조문이라면 수긍할 수 있다"라며 선을 그었다. 하지만 "천안함, 연평도 주범에게 조문하자고? 지금 제정신인가?"(st****), "괜히 조문한답시고 가서 천안함 관련 유감 표명 정도를 애걸복걸한다면 창피한 일"(ch****) 등 강하게 반대 의견을 내놓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김 위원장 죽음 둘러싼 ‘루머’ 증폭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소식이 전해진 지 이틀째인 20일 인터넷 공간에는 관련 루머가 계속해서 나돌고 있다. 폐쇄적인 북한 체제의 특성상 정보가 제한적으로 나오는 탓에 국내 네티즌들은 김 위원장의 죽음을 둘러싼 의문점을 각자의 상상력을 보태 파헤치고 있다. 이날 오전 인터넷에는 `김정일 사망과 함께 컴백 북한 리춘희 北특별방송`이라는 블로그 글이 퍼지고 있다. 19일 한 네티즌이 작성한 이 글은 TV에 한동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던 조선중앙방송의 리춘히(68) 아나운서가 돌연 상복을 입고 다시 나타나 김 위원장 사망을 알리는 특별방송을 했다는 점에 주목했다.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보도를 하기도 했던 조선중앙TV의 간판 리 아나운서는 김 위원장의 총애를 받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지난 10월19일 방송을 마지막으로 2달간 방송에 얼굴을 비추지 않으면서 일본 언론의 비상한 관심을 받은 인물이다. 글쓴이는 "리춘히가 사라질 즈음 김정일이 사망하지 않았을까 추측하는 이들이 있다"며 "쿠데타를 기본 전제로, 김 위원장의 사망소식을 전하는 리춘히를 보며 쿠데타 세력이 진압됐거나 혹은 이 세력이 정국을 완전히 장악하지 않았냐는 의견이 제시된다"고 분석했다. 이와 비슷하게 트위터 등 SNS 사이트에는 "김정일 시신을 부검까지 한 것 같군. 워낙 급작스런 죽음이라 독살 등등의 의심이 있었던 것 같네"(san****)라는 등 타살 가능성을 제기하는 음모론도 퍼지고 있다. -김정일 사망에 전주 金씨 시조묘 ‘관심’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숨지면서 전북 완주군 모악산에 있는 전주 김씨 시조묘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풍수지리가들은 "이 곳이 명당이지만 혈이 끊기는 등 풍수지리상 김일성 왕조의 3대 세습은 힘들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전주 김씨 시조묘는 모악산 주등산로인 선녀폭포를 지나 샛길을 따라 400여m정도 이른 곳에 위치, 완주 구이저수지와 드넓은 평야가 한눈에 들어오는 명당이다. 이 시조묘는 김일성 전 북한 주석의 32대 조상으로 알려진 김태서의 묘로 알려졌다. 정좌계향(동북향)의 갈마음수형(渴馬飮水形), 즉 `목 마른 말이 물을 먹는 형`으로 자손들이 부귀하고 크게 흥할 자리라고 한다. "명당 터에 묘를 써 후손인 김일성, 김정일은 물론 후계자로 지목된 김정은의 운까지 활짝 폈다"는 말까지 나온다. 북한 통일신보에 따르면 전주 김씨의 시조 김태서는 1254년 고려 고종 41년 왜군의 침입으로 경주 일대가 폐허가 되자 일족을 데리고 전주에 정착했으며 정착 후 3년 만에 사망, 전주군(지금의 완주군)에 묻혔다. 김태서는 고려 무신집권기인 명종 등 다섯 임금에 걸쳐 `수태보 문하시랑평장사`(守太保 門下侍郞平章事)를 지냈다. 김태서의 후손들은 그가 묻힌 전주를 본관으로 삼았으며 오늘에 이르고 있다. 우석대 김두규 교수는 저서 `우리 풍수 이야기`에서 모악산의 묘지가 김일성 시조묘인지는 정확히 확인된 사실이 아니라고 전제한 뒤 "시간이 너무 흘러 시조묘의 효력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잘라 말했다. 이어 "통상 뼈의 기운은 50년에서 100년이 되면 소멸하며 뼈가 없으면 동기감응 자체가 불가능하다"면서 "명당발복은 사후 30년 안팎으로 보고 있으며 극히 예외로 100년을 보는 경우도 있지만 그런 사례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주메뉴 바로가기 본문 바로가기
▲ 제보하기
[메일] jebo@ksmnews.co.kr
[카카오톡] 경상매일신문 채널 검색, 채널 추가
유튜브에서 경상매일방송 채널을 구독해주세요!
댓글0
로그인후 이용가능합니다.
0 / 150자
등록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이름 *
비밀번호 *
비밀번호를 8자 이상 20자 이하로 입력하시고, 영문 문자와 숫자를 포함해야 합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복구할 수 없습니다을 통해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
  • 추천순
  • 최신순
  • 과거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