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태준 할아버지 사랑해요."
10개국 출신의 다문화 가정 어린이 20명이 15일 오전 신촌 세브란스 병원에 마련된 박태준 포스코 명예회장의 빈소를 찾았다.
맨 앞의 아이는 박 회장을 그린 그림을 액자에 담아 품에 꼭 안고 있었다.
고인의 지원을 받아 건립된 다문화 가정 아동을 위한 대안학교 `지구촌학교`의 학생들이었다.
황성연 군은 빈소에서 학생들이 쓴 편지를 낭독하면서 "우리가 공부하는 이 멋진 모습을 할아버지께 더 많이 보여주고 싶었는데 너무 아쉽고 마음이 아프다"며 "저희도 열심히 공부해서 나중에 많은 사람을 도울 수 있는 할아버지같이 큰 사람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 학교는 박 회장이 생전 이사장으로 재직했던 포스코청암재단으로부터 김해성 목사가 받은 상금 2억 원을 바탕으로 건립된 학교다. 학교의 모든 교육 기자재도 박 회장으로부터 지원받았다.
김 목사는 "지난 3월2일 개교했고 내년부터 정식 인가받은 대안학교로 출발한다"며 "학교를 만들 때 박태준 명예회장께서 크게 기여해 주셔서 감사를 드리고자 어린이들과 함께 조문하러 왔다"고 말했다.
과거 포항제철 장학회의 지원을 받았던 14명의 장학생도 무거운 표정으로 빈소를 찾았다.
박 명예회장은 1985년부터 1994년까지 매년 5명을 뽑아 장학회를 통해 해외 유학을 보냈다.
이근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1993년 포항제철 장학회의 지원으로 영국 유학을 다녀왔다. 박 회장은 그냥 기업인이 아니라 인재양성과 국가 장래를 위해 애쓰신 분"이라며 "유학생 한사람 한사람에게 관심을 가져주셨던 기억이 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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