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전두환 전 대통령이 세간의 입방아에 자주 오르고 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수천만 원의 기부금을 내고 육군사관학교 생도들에게 사열을 받아 논란이 되고 있다. 또 내란· 반란죄로 실형을 살았던 대통령이 국립묘지 안장될 수 있느냐로 갑론을박 하고 있다. 이러한 가운데 전 전 대통령을 주제로 쓴 초등학생의 시가 화제다. 최근 온라인 커뮤니티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확산된 이 시는 서울 연희초등학교 5학년 유승민 군이 쓴 ‘29만 원 할아버지’ 유 군은 초등학생의 시선에서 전 전 대통령을 향해 역사적 사실들을 질문하는 형식으로 시를 풀어냈다. 유 군은 수상작 ‘29만 원 할아버지’에서 전 전 대통령의 잘못을 조목조목 지적했다. 유 군은 시에서 “할아버지는 맨날 29만 원밖에 없다고 하시면서 어떻게 그렇게 큰 집에 사느냐” “얼마나 큰 잘못을 저지르셨으면 할아버지네 집 앞은 허락 없이 못 지나다니느냐” “해마다 5.18이 되면 우리 동네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것도 할아버지 때문이냐”고 일침을 가했다. “경찰 아저씨들이 벌 받을까봐 무서워하는 할아버지를 지켜주고 있다” 등과 같은 직설적인 비난도 서슴지 않았다. 유 군은 “왜 군인들에게 시민을 향해 총을 쏘라고 명령하셨느냐” “얼마나 많은 시민들이 죽었는지 아세요?” 라고 물으며 “얼른 잘못을 고백하고 용서를 빌라, 그런다고 죽은 사람들이 되살아나지는 않는다”고 시를 마무리 하고 확실하게 전두환 전 대통령에 대한 문제를 지적했다. 5ㆍ18기념 제8회 서울청소년대회 (문예공모전)는 미래사회의 주인공인 청소년들이 5ㆍ18민주화운동의 역사적 의의와 가치를 바르게 이해하고 숭고한 정신을 계승함으로써 ‘민주시민의식’과 ‘공동체 정신’을 함양코자 5ㆍ18민중항쟁 서울기념사업회가 마련하고 교육과학기술부, 서울특별시, 시교육청, 서울지방보훈청 등이 후원하는 행사이다. 대상, 최우수상, 우수상, 장려상으로 나눠 시상했으며 유 군은 ‘29만 원 할아버지’로 우수상에 해당하는 서울지방보훈청장상을 수상했다. 전두환이 누구인가? 그는 1995년 12월2일 김영삼 정부 시절 내란죄로 검찰소환 통보를 받자 연희동 자택골목에서 그 유명한 ‘골목성명’을 발표했다. 그러자 김영삼 당시 대통령은 즉시 체포를 명했다. 결국 그는 재판과정에서 무기징역과 추징금 2,205억 원을 선고받고 구속 수감됐다. 2년 후인 1997년 12월 22일 그는 대통령 특별사면으로 풀려났지만 추징금은 사면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따라서 2,205억 원의 추징금은 납부해야 하나 그는 자신의 통장에 29만 원밖에 없다고 주장하며 추징금을 납부하지 않고 있다. 유승민 군의 ‘29만 원 할아버지’ 글을 본 많은 네티즌들은 “많은 사람들이 이 글을 봤으면 좋겠다”면서 “아직도 우리의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는 성인들도 많은데 귀감이 되는 글이다”고 칭찬했다. 특히 한 네티즌은 “정말 초딩만도 못한 29만 원짜리 할아버지는 반성 좀 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모 일간지가 소개했다. 또 다른 누리꾼들은 ‘제발 좀 읽고 깨달았으면 좋겠다’ ‘어린 학생이 어른보다 똑 부러진다’ ‘아무 것도 안 한 내가 부끄러워지는 시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속보 전두환 씨 사망” 빨리 이런 기사를 볼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란다’는 글에서부터 ‘전두환이 곱게 늙어서 죽는다거나 하면 이 세상이 너무 불합리한 것 같다’고 악담하는 네티즌들도 있었다. ‘팔십 노인도 세 살 먹은 아이한테 배울 것이 있다’는 속담이 꼭 맞아 떨어지는 상황이다. 전두환 전 대통령이 1931년생으로 올해 81세이고 유승민 군은 초등 5학년이니 12살로 생각된다. ‘팔십 노인도 세 살 먹은 아이한테 배울 것이 있다’는 속담은 어린아이의 말이라도 기발하고 사리에 맞아 귀담아 들을 만한 말이 있으니 덮어 놓고 무시하지 말라는 뜻이다. 맞는 말이다. 전두환, 그에 대한 평가는 초등학교 학생 눈에 비친 ‘29만 원 할아버지’가 제격인 듯싶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유승민 군의 말을 어린아이의 말이라 무시하지 말고 귀담아 들어야 한다. 유승민 군은 시 끝에서 제 말이 틀렸나요. 대답해 보세요 29만 원 할아버지. 라고 끝을 맺었다. 이제 전두환 전 대통령이 유승민 군의 물음에 대답해야 한다. 29만 원 밖에 없다는 식의 거짓말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유승민 군의 말이 맞는지 틀렸는지를 양심이 말하는 데로 대답해야 한다. 대구취재본부 부국장 김영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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