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일을 시작했냐고요”“고등학교를 졸업하고 크게 하고 싶은 게 없었는데 어머님께서 기술을 배워보라고 하셨어요, 그래서 직업전문학교에 등록하고 덜컥 이일을 시작하게 됐죠”“힘들지 않았냐고요?”“세상에 힘들지 않는 일이 어디 있겠어요. 그래도 목표를 가지고 꿋꿋이 버티니 지금의 자리에 와있는 것 같아요. 이제 시작이라고 할 수 있죠”25년차 자동차수리 전문가인 정원대(47) 현대자동차 블루핸즈 대이점 대표의 첫인상은 그냥 주위에서 평범하게 만날 수 있는 옆집 아저씨 같은 푸근함을 선사했다.그가 자동차 수리를 시작한건 고교를 졸업하면서 부터다. “앞에서 잠시 언급했지만 고교졸업 후 직업훈련을 통해 자동차수리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이후 군대에서 26개월간 자동차 수리병으로 근무했죠. 당시는 너무 힘들어서 사회에 나가면 다시는 이일을 안 할 거라고 생각 했지만 결국 지역대학 자동차학과를 들어가 학위를 받은 후 현대자동차서비스센터에 취업하게 됐어요. 지금생각하면 이일이 천직이었나봐요”현대자동차서비스에 취업 후 바닥부터 일은 배우는 것이 그에겐 결코 만만치 않았다.“그곳에서 본격적으로 현장 일을 배우기 시작했는데 아직도 도제방식이 남아있어 쉽지 않았어요. 욕도 많이 먹었죠. 그래도 굴하지 않고 인내를 갖고 기능장에 도전해 보기로 했죠”그의 긍정적 마인드는 결국 공부를 시작한지 1년 만에 ‘자동차 기능장’이라는 명예를 안겨주게 된다.“처음에는 대부분 동료들이 안 될 거라는 의견이 많았아요. 하지만, 제 마인드가 ‘한번 해보자’라는 긍정마인드가 강하거든요. 그래서 1년 정도 일하면서 공부도 병행해 어렵사리 자동차 기능장 자격을 취득하게 됐어요. 그제 서야 모든 동료들이 제대로 인정해주기 시작했어요”“이후 센터장의 추천으로 자동차 수리의 신기술과 현상, 연구를 담당하는 ‘하이테크반’으로 옮겨 사내직원 강의와 일을 병행했죠. 보름을 꼬박 준비해야 하루 강의가 가능하니 정말 힘든 하루하루 였어요”그렇게 일에 지쳐가던 중 그를 다시 일으켜 세워준 것은 마라톤이었다.“당시 부서일 특성상 스트레스로 많이 힘들어 하던 시기에 지인들이 운동은 마라톤이 최고라며 추천해 줬어요. 그래서 시작을 했는데 아시다시피 42.195km를 뛴다는 게 보통 힘든 일이 아니잖아요. 그런데 이것도 연습에 연습을 거듭하다보니 어느새 되더라고요” “마라톤을 하면서 지구력과 인내심을 많이 배우게 됐어요. ‘정말 이젠 그만 뛸까. 조금 걸어볼까’하다가도 ‘조금만 더하자. 고지가 저기야’라고 자기체면을 걸죠. 그러면 어느새 완주해 있더라고요. 그렇게 완주한 횟수만 53회나 됩니다. 최고기록은 2시간 45분대니 거의 준 프로급이라고 할 수 있죠. 올해부터는 포항마라톤클럽 회장도 맞아 지금도 시간 날 때마다 열심히 마라톤을 하고 있어요. 제겐 최고의 힐링수단이에요”호사다마(好事多魔)라 했던가. 그렇게 모든 것이 잘 풀리던 시절 그는 큰 교통사고를 당하면서 인생의 전환점을 맞게 된다.“이제야 일도 손에 익고 연봉도 제법 되고 운동도 열심히 하면서 모든 게 술술 잘 풀리기 시작하는 시점에 큰 교통사고를 당했어요. 내장과 오른쪽다리의 인대가 파열돼 인대 이식을 하면서 다시는 뛸 수 없을 거라는 판정을 받았습니다. 청천 벽력같은 소리였지만 이후 6개월간 병원에 입원해 있으면서 또다시 새로운 도전을 계획하게 됐어요. 그렇게 시작한 것이 지금의 현대자동차 블루핸즈 대이점입니다”“당시에도 동료들은 미쳤다고 말했어요. 안정적 직장을 놔두고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하느냐고요. 그런데 이번이 아니면 안 될 것 같아 또 저질렀죠”그가 운영하는 현대자동차 블루핸즈 대이점은 좀 특별하다. “저희 대이점의 장점이라면 다른 곳과 비교해 8대의 차량을 동시에 수리할 수 있을 만큼 규모도 크기도 하지만 직원들의 서비스마인드와 기술력이 그 어느 곳보다도 뛰어나다고 자부합니다”“시간 날 때 마다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연구하는데 투자해요. 저의 지론이 서비스는 기본이고 기술력이 없으면 고객이 찾지 않는다고 생각해 처음 오픈할 때부터 홍보보다는 입소문마케팅에 집중했어요. 이제 시작한지 3년이 채 되지 않았지만 하루 평균고객이 60명 정도니 이젠 안정기에 접어들었다고 할 수 있을 거에요”그가 고객을 대하는 태도는 포항을 찾은 청주의 한 변호사 일화에서도 잘 나타난다.“하루는 토요일 오후에 쉬고 있는데 차가 고장 났는데 수리할 곳이 없어 난감해 하는 분이 있다는 연락을 받았아요. 집에서 쉬고 있다가 뛰쳐나갔죠. 제 가족들과 수리를 맡긴 고객을 사무실에 남겨둔 채 한여름 37도 더위에 저 혼자 3시간 정도 수리에 매달렸어요. 그렇게 수리를 완료하고 난 뒤 그분들은 안전하게 청주 돌아갔죠. 얼마 후 그 고객 분이 고맙다며 인터넷에 글을 남겨 놓으신 거예요. 그걸 보고 찾아오신 분들이 적지 않았어요. 저야 할 일을 했을 뿐인데 이 기회를 통해 정말 감사하다는 말 전하고 싶어요”그는 말한다.“지금은 자동차 서비스 기술자의 긍지와 자부심을 가지고 대이점을 찾아주시는 고객들께 감사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고 있어요. 처음에는 힘들어 그만둘까란 생각도 너무 많이 했는데 이젠 아니에요. 천직이 맞는 것 같습니다”“뭐든지 한 분야에서 포기하지 않고 열심히 하다보면 꼭 길이 보인다고 생각해요. 저희 직원들에게도 항상 강조하는 부분입니다”“지금도 봉사단체등에 가입해 활동을 하고 있지만 조금의 시간적 여유가 더 생긴다면 봉사활동에 좀 더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싶어요. 25년간 쌓은 자동차 수리에 관한 제 노하우를 바탕으로 재능기부에 적극 나서볼까 합니다. 기대해주세요”짧은 시간 인터뷰를 통해 확실히 알 수 있었던 건 그가 왜 지금의 자리에 있을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한 것이다.정원대 대표가 운영하는 최고의 서비스와 최고의 기술력의 자랑하는 현대자동차 블루핸즈 대이점. 그곳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닌 그의 노력과 서비스정신이 만들어낸 총아라고 할 수 있다.[경상매일신문=최성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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