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친박(親朴ㆍ친박근혜)과 비박(非朴ㆍ비박근혜) 측이 경선 룰을 놓고 `강대강’(强대强) 대치를 이어가면서 경선무산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친박은 ‘현행 경선 룰 유지 속 수정보완’, 비박은 ‘오픈프라이머리로의 경선 룰 개정’ 입장에서 각각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있다.
친박 성향의 당 지도부는 비박 측의 반발을 무릅쓰고 경선관리위원회 출범을 강행함으로써 기존 경선 룰 고수 입장을 분명히 밝힌 반면, 비박 주자들은 연일 경선불참 가능성을 열어두고 오픈프라이머리 도입을 압박하고 있다.
특히 비박주자 측근들 사이에서는 “돌아올 수 없는 다리를 건넜다”, “분당을 촉발하려는 게 아니냐”, “당 지도부가 비박계에 사약을 내렸다”는 등의 자극적인 표현이 거침없이 쏟아져 나와 당이 정말로 분열위기로 치닫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김문수 경기지사는 12일 MBC라디오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가 ‘박심’(朴心ㆍ박근혜 의중)의 집행기구가 돼 있다”면서 "박심을 살피고 박심대로 밀어붙이려면 경선이 왜 필요한가. 이런 상태에서 경선을 한다는 게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재오 의원도 전날 TV조선 인터뷰에서 당 지도부의 경선관리위 출범 강행에 대해 “(비박 주자들이) 가만있든지 나가든지 택할 것이라는 생각에서 바둑을 둔 것 아니겠느냐”고 비판했다.
정몽준 전 대표 역시 현행 경선 룰을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세 사람은 지금과 같은 ‘일방통행’이 계속되면 경선에 불참할 수 있다는데 공감대를 이룬 상태로, 조만간 개별 또는 3자회동을 갖고 향후 대책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친박 역시 강경하기는 마찬가지다.
친박 핵심 의원은 “지금 와서 오픈프라이머리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정략적”이라면서 “오픈프라이머리는 실익이 없고 문제도 많다. 시간적으로도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황우여 대표 역시 현행 경선 룰대로 경선을 진행하면서 비박주자들의 의견을 수렴하겠다는 구상이다.
이처럼 현재로서는 양측간 입장차가 워낙 커 접점 모색이 불가능해 보이는 형국이다. 더욱이 비박주자들이 일제히 당 지도부의 `편파성`을 이유로 황 대표와는 대화도 하지 않겠다는 강경한 입장이어서 양측간 중재도 힘든 상황이다.
물론 황 대표가 조만간 ‘비박 의견수렴 창구’ 카드와 모종의 절충안으로 중재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망도 있다.
실제 친박 측은 지역별 순회경선을 실시하고 선거인단을 소폭 늘리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선관리위 또는 최고위원회 산하에 경선 룰 협상기구를 두는 문제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있는 가운데 부정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섣불리 경선 룰 협상에 나설 경우 자칫 판이 더 복잡해 질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에 대해 비박주자 측은 현행 경선 룰은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을 추대하기 위한 요식행위에 불과한 만큼 반드시 공식적인 협상기구를 만들어 경선 룰을 수정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핵심 당직자는 “현재로서는 접점을 찾기가 힘들다”면서 “앞으로 황 대표가 어떻게 중재해 나갈지, 또 친박과 비박 양측이 어떤 변화된 입장을 취할지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연합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